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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김인숙
시인동네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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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동네 시인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거울과의 동행 13
마그마 14
달팽이의 꿈 16
바늘의 길 18
에스컬레이터 20
연어 캔 22
두근거리는 언약들 24
손바닥 잠언 26
교차로 Y 27
흔들의자 28
마지막 비행 30
꽃 속의 얼굴 32
얼굴을 가다듬고 34
물의 감정 36
10cm의 세상 38

제2부

검지의 트위터 41
정오의 분수 42
일방적 출구 44
달팽이 46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48
오르골 50
장미와 미라 52
나뭇잎, 그리고 타버린 나날 54
모래시계 56
열대야를 대하는 방식 58
달팽이집 60
밤이 흔들리는 이유 62
오후 2시였소 64
식도(食道) 66

제3부

넘치는 오수(午睡) 69
햇빛 속으로 70
접시의 비린내와 한 점 편집증 72
구름의 계절 74
눈먼 집 76
거울 속으로 77
워킹맘 78
돌이 삼킨 새 80
출구 82
삼월 83
계단을 배운 사람 84
우물의 침묵 86
게놈의 진실 88
내비게이션 90

제4부

이상한 판타지 93
나의 징크스 94
도시는 하늘이 없다 96
여섯 개의 점 98
CCTV 100
붉은 휴가 102
사라진 노래 104
몽유(夢遊)의 공백 106
공간 108
치통의 목차 110
누가 내 거울을 가져가는지 112
그림자 마을 114
손, 혹은 손(孫) 116
사막에서의 반성 118

해설
시간의 합주 119
진순애(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2012년 [현대시학] 시 등단, 2017년 [시와세계] 평론 등단했다. 한국현대시협 작품상, 열린시학상, 제5회 한국문학비평학회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관동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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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34쪽 | 127*203*20mm
ISBN13
9791158964733

책 속으로

내가 당신과 눈을 맞추고 걸어갈 때 천둥은 치고 비는 내리지 않았지 동행이라는 그 아름다운 말과 함께 당신이 보고 있는 저 구름과 새의 비행을 어제의 달콤한 속삭임이었다고 이야기하면 당신은 무엇으로 나를 진정시킬 것인가 너무 많은 비상구를 가진 당신과 당신 사이에서 나는 또 무엇으로 나를 설득시킬 것인가 당신의 눈을 가리는 태양의 무늬를 이제 허상이라 이야기하겠다 내가 당신과 눈을 맞추고 걸어갈 때 천둥은 치고 비는 내리지 않았지 당신이여, 이것마저 허상이라 이야기하지 말자 푸른 자전거의 푸른 바퀴가 어디로 굴러가는지 먼 훗날까지 나는 지켜봐야 한다 누군가 당신을 불러주기 전까지 누군가 당신을 닫아 주기 전까지 너무 많은 눈을 가진 당신을 나는 기록해야 한다
--- 「거울과의 동행」중에서

당신이라는 나라에 가기 위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체온이 끓어오르고 있어요
이렇게 온몸에 불을 붙여 상승하다 보면
언젠간 재만 남게 되겠지만
뭐, 어때요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접근하는 방식인걸요

범접하기엔 차마 먼 빙벽처럼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거리, 꼭 그만큼의 거리에서
당신은 굳게 닫혀 있군요
평생을 치받아도 동요하지 않는 당신을
지축(地軸)이라 불러도 될까요
고독이라 불러도 될까요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는 천공(穿孔) 속의 당신

당신이라는 나라에 닿기 위해
나 오래전부터 화려한 분신을 꿈꾸었지요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불을 품고 살았지요

제발 틈을 보여주세요
화려한 분출을 보여드릴게요
--- 「마그마」중에서

어딘가에 꽃이 핀다는
사막의 내일을 보기 전까지

이 사막에서
나는 나의 공전을 끝낼 수 없습니다

--- 「사막에서의 반성」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동네 시인선 130권. 2012년 「현대시학」 시 등단, 2017년 「시와세계」 평론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인숙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가 출간되었다.

김인숙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느린 풍향계를 달고” 스스로를 “운반한다.” 시인에게 시간은 느려야 한다. 과거 또는 미래와 끝없이 불화하고 화해하는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겹겹의 기억과 감정과 꿈을 감각하려면 말이다. “너무 많은 눈을 가진 당신을 나는 기록해야 한다”는 다짐이야말로 시인이 자신의 현존성을 지각하는 방식이다. “어딘가에 꽃이 핀다는/사막의 내일을 보기 전까지“ ”나는 나의 공전을 끝낼 수 없“다는 열정. 시인은 “현생(現生)에 부는 바람만이/오직 내 편”이라는 믿음으로 현재를 밀며 나아간다.

해설을 쓴 진순애 평론가에 따르면 “‘당신이라는 나라에 닿기 위한 것’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도 이어질 지속적인 김인숙의 이율배반적인 현존성이며, 김인숙이 품고 있는 마그마와 같은 열정이다. 고독하게 어둠 속에서만 홀로 끓고 있는 마그마와 같은 열정이 과거의 슬픈 소녀 시절에 잉태된 어둠에서 비롯됐을지라도 그것은 김인숙의 현재를 지배하면서 미래로 시간을 끌고 가는 실존적 힘이다.” 시간과의 투쟁은 필사의 존재에게는 영원한 과제이다. 김인숙 시인의 시집은 세심하고도 분별 있는 그 시간의 기록이 될 것이다.

시인의 말

여행에서 꿈을 보길 원한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으면서도
거울의 건너편에 앉아 있는 듯 비현실적인 승객들,
나는 변함없이 시트에 앉아
타인의 고독을 세며
어딘가에서 사그라들었을 시간의 파문을 찾아 헤맨다.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할지,
언제 자리에서 일어서야 할지,
나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2020년 6월
김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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