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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잠
김남호 디카시집 양장
김남호
애지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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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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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이제껏 내가 먹어치운 것들이 바로 나였구나 나를 먹었구나
길고양이/ 수묵화/ 고단한 잠/ 역린逆鱗/ 생명에 대하여/ 하동읍/ 퇴직/ 자화상/ 이장移葬/ 절벽/ 경계에 피는 꽃/ 마스크/ 고구마꽃/ 도망자의 바람직한 자세

제2부
나는 피리가 되고 싶지만 어쩌면 죽창이 돼야 할지도 몰라
해고/ 사랑의 열매/ 죽순의 꿈/ 대로/ 업業/ 무례한 이웃/ 빈자일등貧者一燈/ 방생/ 샤파/ 애도/ 다리의 다리/ 일식日蝕/ 절규

제3부
위로도 아래로도 손닿지 않는 시리고 가려운 내 등의 오지
팔의 백서/ 심줄/ 어머니라는 집/ 수壽/ 평행선/ 뱀의 꼬리/ 척추/ 나의 시詩·1/ 나의 시詩·2/ 시는 우리를 어떻게 충전하는가/ 아주까리/ 빛의 음계/ 극빈/ 참, 편안하다

제4부
전 생애에 걸쳐 만나서 다시 전 생애에 걸쳐 헤어지는
미러링/ 동생들/ 나도 한땐 방울이었다/ 낮술/ 호텔 델루나/ 치통/ 열쇠/ 황도黃道/ 어떤 해후/ 남도 형님/ 장마/ 임종/ 반성/ 레테의 강

저자 소개 1

1961년 경상남도 하동에서 나고 자랐다. 상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수학교사로 근무했다. 2002년 [현대시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2005년 『시작』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고단한 잠』, 『링 위의 돼지』, 『고래의 편두통』, 『두근거리는 북쪽』 등이 있으며, 평론집으로 『불통으로 소통하기』가 있다. 형평지역문학상,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고향에서 지역의 문인들과 더불어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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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2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38g | 127*193*12mm
ISBN13
9788992219976

책 속으로

길고양이

쓰레기봉투 찢어서
밤새워 제 뼈를
핥다가 갔구나
어느 生의 나여!

-------------------------------------

퇴직

근면과 비굴로, 성실과 아첨으로
남의 목을 죄거나 내 목을 조르면서
35년간 더럽힌 손 이제 다 씻고
나, 백수 됐다!

-------------------------------------

죽순의 꿈

강 건너―
저 불빛 때문에
나는 피리가 되고 싶지만
저 불빛 때문에
어쩌면 죽창이 돼야 할지도 몰라

-------------------------------------

나도 한땐 방울이었다

누군가의 부하였고
누군가의 동료였고
딸랑딸랑―
폭탄주 돌리던 그 집,
마담언니의 별이었다

-------------------------------------

고단한 잠

빈 밥그릇 안에 들어가
허기를 덮고 잠든 개―
삼시세끼의 길은 멀고도 험해서
스스로 한 끼의 밥이 되어 허기를 속이는
저 고단한 잠이여!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은 자신의 평론 「디카시,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서 디지털문명의 부산물로서의 디카시가 아니라 서정시의 대안으로서의 디카시에 주목하며, 사진과 시가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사진이 지워지면 시가 불구가 되고 마는 상황’이 디카시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리고 디카시만의 문학적 감동을 창출하는 일이야말로 ‘디카시의 과제가 아니라 과업’이라고 주장한다.
이 시집은 디카시에 대한 시인의 이런 주장과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디카시만의 상상력과 형식으로 일상에 편재한 시적 의미를 읽어내고, 현대인의 욕망과 소외를 엿보는가 하면, 식어가는 공동체 의식을 데우기 위해 연대와 참여라는 고전적 가치를 환기한다. 뿐만 아니라 디카시의 어법으로 자신의 시론과 비평관을 드러내기도 하고, 실존의 우울과 허무를 토로하기도 한다.
이번 김남호 디카시집의 성취와 의의는 복효근 시인의 평가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복효근은 “사진이 어떻게 시의 질료가 되는지 언어가 어떻게 사진을 시로 재탄생하게 하는지 김남호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보여준다”며, 이번 시집은 한국의 디카시를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디카시의 역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어서 “하나의 기록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김남호 시인의 이번 디카시집은 충분히 문제적이다. 우리 시의 외연을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한다는 점에서도, 디카시의 저변을 더욱 넓히고 다진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악수마저 주먹으로 하는 시절에 시집을 낸다.

이번에는 내 시의 주먹을 감추고
따뜻한 악수를 건네고 싶어서
디카시집으로 엮는다.

엮어놓고 보니 이 시집도
또 다른 주먹이다.

웃어 보이려고 애쓸수록
우는 얼굴이 되는 사람이 있다.

2021년 봄
김남호

-작가의 말 중에서

추천평

이번 김남호 시인의 디카시집은 디카시의 역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다. 김남호의 디카시집으로 하여 한국의 디카시는 이전과 이후로 나뉨을 감히 단언한다. 연출되거나 설정되지 않은 피사체를 포착하는 그의 눈은 이미 시로 무장된 렌즈임에 틀림없다. 일상의 매순간이 시가 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디카시에선 시를 내장하고 있는 사진으로 포착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연히 시적 장면을 얻은 것이라고 믿기엔 이번 시집에 실린 사진들은 하나 같이 시를 품고 있다. 부릅뜬 맹금류의 눈처럼 시인이 오래 눈뜨고 세상을 지켜 보아온 흔적이리라. 거기에서 불려나온 시적 상상력은 어쩌면 또 사진 그 너머의 풍경을 확 열어젖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디카시에서 사진은 장식이나 배경이 아니고 언어 부분은 사진에 대한 해석이 아니다. 둘의 만남이 그 둘을 넘어서는 시 세계를 빚어내야 한다. 사진이 어떻게 시의 질료가 되는지 언어가 어떻게 사진을 시로 재탄생하게 하는지 김남호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시집은 하나의 기록으로 남는다. 본인도 다른 시인도 이 기록 너머를 꿈꾸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렇잖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 복효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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