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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 K-궁궐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김서울 | | 2021년 05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2 리뷰 31건 | 판매지수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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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68g | 130*195*13mm
ISBN13 9791130637655
ISBN10 1130637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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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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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 18

1장 지극히 주관적인 궁궐 취향 안내서
01 초심자도 마니아도 궁며드는 · 30 │ 02 광화문 한복판 도망칠 구석 · 36 │ 03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 42 │ 04 물과 꿀이 흐르는 · 48 │ 05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 54

2장 궁궐의 돌
01 K-돌의 매력 · 66 │ 02 체스판과 레드카펫 사이 · 72 │ 03 달구경 전망대 · 76 │ 04 진짜 다리는 아니지만 · 80 │ 05 쓸모없고 아름답기를 · 84 │ 06 지금은 힘자랑하는 데나 쓰고 있지만 · 90 │ 07 고궁의 돌짐승들 · 94

3장 궁궐의 나무
01 사시사철 피는 꽃 · 108 │ 02 평양냉면 같은 슴슴한 매력 · 114 │ 03 나무와 나무와 나무로 만든 집 · 118 │ 04 꽃무늬 벽지의 기원 · 124 │ 05 먹보 조상님의 진달래와 400년 묵은 뽕나무 · 130 │ 06 향나무 위의 회화나무 · 136 │ 07 댄스댄스 레볼루션 · 140
08 성격 나쁜 백송 · 144 │ 09 살아 있는 울타리 · 146

4장 궁궐의 물건
01 그림 속 궁궐 사람들 · 156 │ 02 왕실의 행사용품 · 168 │ 03 조선 왕실의 진짜 색 · 176 │ 04 고급 노동력의 상징 · 202 │ 05 조선의 인장 · 214

에필로그 · 220
참고문헌 및 웹사이트 · 222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몇 사람이 산책을 함께하기도 어려운 때지만 조그만 여행객 무리를 이끌고 궁궐 이곳저곳을 함께 걷는 상상을 해보았다. 앞장서서 깃발을 든 가이드치고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상을 많이 늘어놓는 데다 이 궁 저 궁을 얼렁뚱땅 넘나들며 뒤따르는 관람객의 혼을 쏙 빼놓겠지만 말이다. 이게 모두 궁궐 산책을 막 시작한 여행자들에게 궁궐의 예쁜 구석만 보여주려는 나의 소심한 계획이자 계략이다. 모쪼록 이 책을 읽은 후에는궁궐을 거닐며 한 번이라도 더 미소 짓게 되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 「프롤로그」 중에서

덕수궁은 서울의 궁 가운데 국내 인기가 특히 높다. 남녀노소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는데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다양한 시대의 레이어가 중첩되어 있어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맛보고 싶어 하는 한국인의 취향에 딱 맞고, 인스타그램에 어울리는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이다. 같은 옷을 입고서도 유럽풍 건물 앞에 서서, 전통 궁궐 전각(그것도 단청이 된 건물과 안 된 건물 골고루) 앞에 서서, 봄이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나무 앞에 서서 셔터를 계속 누르게 되니 말이다.
접근성도 좋고, 근처에 맛집도 많고, 크지 않아서 짧은 시간에 휘리릭 둘러보기에도 편하다. 그야말로 한국인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궁이랄까. 누군가는 조선-틱하지 않다고, 혹은 통일감이 없어 정신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 정신없음이 덕수궁을 현재 가장 한국적인 궁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게 아닐까?
--- 「지극히 주관적인 궁궐 취향 안내서」 중에서

나는 돌을 좋아한다.
‘돌을 좋아한다’는 말이 약간 어색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이 말은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 가을을 좋아한다, ‘솔의눈’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돌은 지구 어디에나 있다. 어떻게 보면 지구라는 행성 자체도 거대한 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세상에 돌이 없는 곳은 없다. 물이 가득한 바다 아래에도 거대한 암반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형이 존재하니까. 그만큼 돌이란 너무 흔한 존재라서 ‘돌을 좋아한다’는 취향은 어쩌면 ‘나는 숨 쉬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 「궁궐의 돌」 중에서

그러니까 궁궐을 거니는 일은 조선시대부터 현대 한국까지라는 오랜 타임라인을 통과한 전국의 나무들 사이를 걷는 일과 같다. 몇 세기의 시간을 살아온 나무와 건물의 일부가 되어 세월을 버텨온 전국의 나무들. 궁궐을 천천히 걷다 보면 목화솜 같은 밀도 높고 두꺼운 숲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잠
시 서울 고궁의 나무들이 내뿜는 고요한 정취를 충분히 음미하며 도심의 떠들썩한 분주를 잊어보자.
--- 「궁궐의 나무」 중에서

어쩌다 보니 몇 차례 지면에 유물을 소개해왔는데 이번에는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조선 왕실의 미감이 잘 드러나는 물건을 위주로 골라보았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궁궐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 시절의 궁궐 풍경을 이미지화해볼 수 있도록 그들이 곁에 두고 자주 사용했던 유물들을 찾았고, 그중에서도 박물관이나 온라인 콘텐츠로 잘 소개되지 않았던 유물, 혹은 모니터나 화면의 해상도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만한 색감을 가진 유물을 우선적으로 추렸다.
단정하면서도 화사하고, 복스러우면서도 어딘가 세련된 궁궐 유물을 통해 흐릿했던 조선 궁의 인테리어에 대한 선명도를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도 이제껏 가졌던 조선 왕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이나마 버리게 된다면 나의 작은 ‘조선시대 왕실 기획전’은 성공이다.
--- 「궁궐의 물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마약 방석을 깔고 앉은 해치의 통통한 엉덩이
갓 도배를 마친 궁궐 전각의 고소한 냄새
집 한 채보다 비쌌던 청기와 한 장
.
.
교과서 바깥의 유물 해설가 김서울이 들려주는
우리 궁궐의 사랑스러운 매력


★★★★★
오래된 것들에 대한 가장 새것의 시선. 하나의 새로운 우주를 발견한 기쁨.
김서울이라는 독특한 안내자를 곁에 둘 커다란 행운을 부디 놓치지 않길 바란다.
_김혼비, 작가

때로는 뾰로통하고 때로는 견딜 수 없이 귀여운,
찡한 진심이 담긴 궁궐 유랑기를 읽고 있자니
마음이 둥실둥실, 아니 궁실궁실해졌다.
_김겨울, 작가·겨울서점 운영자


독립출판계 스타 작가 김서울이 들려주는
이상하고 재미있는 궁궐 감상법


작가이자 문화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서울은 책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이름이다. 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로 일하던 시절 SNS에 짤막한 설명과 함께 한 장씩 올린 유물 사진이 화제가 되어 해당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그렇게 출간된 《유물즈》가 전문가와 작가, 일반 독자들에게 두루 사랑받으며 독립출판물로는 이례적으로 품절 사태를 거듭하다 현재는 두 배의 가격을 내걸어도 구하기 힘든 ‘희귀템’이 되었으니 말이다.
금으로 더없이 화려하게 세공한 고려시대 신발 바닥을 보며 자신의 크록스를 떠올리고, 신라시대 불상을 ‘부은 눈 부처님’으로 비유하던 김서울만의 독특한 시선은 단번에 많은 이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유물을 이렇게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로 놀라움을 주는 동시에 국사 시험을 보기 위해 암기하던 딱딱한 유물 정보 대신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시선으로 보는 유물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줌으로서 박물관 방문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김서울의 새로운 상상력과 관점이 이번에는 궁궐로 옮겨갔다. “고려(시대 유물)는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라면 조선(시대 유물)은 어쩔 수 없이 친오빠를 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던 작가가 조선시대 대표 유적인 서울의 5대 궁궐을 거닐며 느낀 감상을 특유의 위트와 유머를 버무려 산뜻하게 담아냈다. 어딜 가나 정신없는 서울 한가운데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기다리는 조선의 고궁을 ‘돌과 나무로 만든 숲’이자 잠시나마 여유를 찾을 휴식처로 바라보며 마치 내 친구의 집과 정원을 구경하듯 구석구석 애정을 담아 가까이에서 관찰했다.
궁궐 전각 아랫부분에 까는 석조 기단인 월대를 조선시대의 베란다로, 광화문 앞 해치를 마약 방석을 깔고 앉은 강아지로 상상해보는가 하면 궁궐 부지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진달래나무를 보면서는 그 꽃으로 전을 부쳐 먹고 술을 담가 먹었을 먹보 조상님들을 떠올리는 김서울의 설명에 나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텅 비어버린 궁궐 전각 내부에 놓여 있었을 조선시대의 물건과 소품들을 다양하게 소개함으로서 무채색의 지루한 고궁 이미지를 지우고 생동감 넘쳤을 그 시대의 풍경을 상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산뜻한 시선과 상상을 따라 즐기는
나만의 고궁 언박싱


하루가 멀다 하고 건물이 헐리고 또 새로 들어서는 대도시 서울에서 궁궐이라는 문화재는 오랜 시간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고마운 공원이자 휴식처다. 그런데 교과서나 역사책에서 지겹도록 반복해서 봐왔다는 이유로, 언제든 가볼 수 있는 익숙한 유적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던 건 아닐까? 조금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궁의 아름다움이, 궁궐 산책의 즐거움이 곳곳에 숨어 있는데 말이다.
전문 지식에 재기 넘치는 상상력을 입혀 과거와 현재를 직관적으로 연결하는 김서울의 글과 그 글을 주춧돌처럼 받쳐주는 정멜멜의 사진을 감상하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금세 궁으로 통하는 다른 차원의 문을 열게 된다. 그러다 문득 궁이라는 곳이 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이었나 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조선시대와 조선시대 왕궁을 향해 가졌던 오랜 오해와 편견을 풀게 될 것이다. 이 땅의 오래된 것, 아름다운 것, 이상하고 다정하게 생긴 유적과 유물들을 사랑해온 김서울이라는 독특한 안내자의 새로운 시선을 따라 고궁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산책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그 소중한 공간을 좀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면 좋겠다.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은 작가의 그런 쑥스러운 바람이자 염원이 담긴 책이다.
※ 주의! 책을 읽고 나면 당장 궁궐에 가고 싶어질 수 있음!

회원리뷰 (31건) 리뷰 총점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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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아주 지적인 궁덕을 위한 입문서 -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을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1.08.15 | 추천15 | 댓글8 리뷰제목
아주 지적인 궁덕을 위한 입문서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을 읽고     동궐도 [출처 :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東亞의 국보?보물 - 동아대학교석당박물관 (culturalspot.org)]       동궐도(東闕圖) 앞에 선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향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현재를 거닐고 싶은 날에는 눈으로 마음껏 궐내를 돌아다닌다.;
리뷰제목

아주 지적인 궁덕을 위한 입문서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을 읽고

 

 


동궐도

[출처 :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東亞의 국보?보물 - 동아대학교석당박물관 (culturalspot.org)]

 

 

  동궐도(東闕圖) 앞에 선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향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현재를 거닐고 싶은 날에는 눈으로 마음껏 궐내를 돌아다닌다. 조선의 본궁인 경복궁 동쪽에 있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를 보는 나만의 아주 사적인 시선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처음 만난 궁궐은 조선왕조 오백년의 빛과 그림자가 고스란히 서려 있는 곳이자 역사적 사건의 무대로만 여겨졌다. 훗날 관광통역안내사를 준비하며 궁궐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게(라고 쓰고 '암기하게'라고 읽는다) 되면서부터 궁궐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가 달라졌다.

  이따금 서울 출장이 생기면 자투리 시간에라도 궁궐을 찾아가보려 애쓴다.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때 마지막으로 내가 사는 곳의 한 지역대학 박물관에 들러 동궐도를 찾는다. 그러던 중 최근에 궁궐을 산책하는 또 다른 경로를 발견했다. 박물관과 유물을 애정하고 관련 일을 하면서도 궁궐, 이제는 사라져버린 나라의 왕궁과는 거리두기를 했다는 저자가 쓴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이라는 책속에서 말이다. 우연히 궁에 관한 글쓰기를 제안받고 여러 해 동안 고궁을 드나들며 저자로 하여금 끝내 궁궐을 애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조선 궁궐의 매력이 대체 무엇인지 책속에 펼쳐진 궁궐을 한 바퀴 돌아본다.

  서울의 도심에는 다섯 개의 궁이 있다. 입덕자도 덕후도 '궁며들게('궁'의 매력에 스'며'들게)'하는 창덕궁부터 광화문 한복판에서 도시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경복궁, 이국적인 듯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덕수궁, 물과 꿀이 흐르는 창경궁, 그리고 흐릿하지만 다정하고도 끈질기게 남은 경희궁까지. 저자의 표현대로 지극히 주관적인 다섯 궁궐에 대한 소개를 통해 하나로 뭉뚱그려진 궁궐에 대한 이미지가 궁마다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도록 보여준다. 각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궁궐을 정했다면 이제 입궐할 차례다.

  궁궐 입구를 지나며 어디부터 둘러보게 될까 하며 눈으로 책을 두리번 거리던 나에게 저자는 대뜸 말한다. 궁은 돌과 나무 두 가지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의구심도 잠시, 저자의 눈길을 뒤따르며 색다르게 궁궐을 산책하는 법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건축물의 기와와 처마, 단청과 창을 담으려는 관람객들의 눈과 카메라는 위로 향하지만, 저자는 그 시선을 아래로 내려 그것들을 떠받치고 있는 돌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동궐도>등 기록에 남은 것처럼 실제 체스판 같은 뚜렷한 색 대비를 보이는 것은 아니고, 채색한 돌을 사용했던 것도 아니지만 체스판 같은 오밀조밀한 박석 위로 올라서 있는 창덕궁 인정전을 보면 꼭 성을 지키는 킹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이 박석 위로 왕과 문관, 무관이 국가 행사를 위해 열을 맞춰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서 있었을 모습을 상상하면 그야말로 박석이 깔린 궁궐의 앞마당 자체가 거대한 체스판이 아니었을까 한다.(75쪽)

 

 

  깊은 밤, 잠에 들지 못한 왕실 사람들이 전각 앞 월대로 나가 어떤 시선에도 구애받지 않고 조용히 달을 올려다보았을 풍경을 상상해본다. 그 시절 월대는 홀로 밤하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개인 테라스이자 베란다였을 것이다.(79쪽)

 

 

괴석에 살짝 비눗물을 발라놓고

그 옆에 앉아 바람을 기다리는 상상을 한다.

이 구멍들 사이사이로 방울이 나오면 무척 귀여울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괴석에서 피리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11쪽)

 

  궁궐의 안팎에는 돌만 있는 게 아니다. 고궁(古宮)에는 고목(古木)도 있다. 이를테면 궁궐입구에 보초병처럼 무리지어 서 있는 회화나무, 상춘객을 부르는 수양버들, 조선왕조 오백년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 창덕궁 구선원전 앞의 향나무 등이 그러하다. 살아있는 나무뿐만 아니라 궁궐 전각이 바닥의 기단을 제외하면 대부분 나무로 이루어진 목조 건축물로 지어진 덕분에 궁궐 어디에서나 나무를 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무뎌진 감각이 깨어나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나무 위의 까치집 하나까지 빠뜨리지 않고 묘사한 <동궐도>에서도 꽃나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차분한 고궁 풍경이 못내 서운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살짝만 들면 사계절 내내 활짝 핀 모습으로 반짝이는 꽃나무를 고궁 건축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바로 단청이다.(109쪽)

 

  잠시 도배를 마친 궁궐 전각을 상상해본다. 아주 말끔하고 희어서 보기에도 좋았겠지만 쌀로 만든 풀에 고소한 들기름, 콩즙까지 후각적으로도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거기다 아궁이에 불까지 뜨끈하게 땐다면 덜 마른 쌀풀이 촉촉하게 익는 냄새와 들기름 냄새가 뒤섞여 무척 배가 고파지는 방이 되었을 것이다.(122쪽)

 

  이렇듯 돌과 나무는 여전히 조선의 궁궐을 지키며 숨쉬고 있다. 반면 당시 궁궐생활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들의 일상과 습관을 엿볼 수 있는 '옛 물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물론 유물 보존 등의 문제로 궁에서는 볼 수 없고, 현재 경복궁 안에 마련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전통회화를 전공하고 문화재 지류 보존처리 일을 했던 저자가 엄선한 유물들을 머릿속에 넣어뒀다가 다음 번 궁궐 산책 때 하나씩 꺼내 보고 싶어진다. 퍼즐 조각을 맞추듯 궁궐 안 적재적소에 놓아보고 그것들을 사용했을 옛사람들도 떠올려본다면 궁궐 여행이 더욱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몇 가지의 옛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1. 제왕신주목(왼쪽 위) / 2. 세(오른쪽 위) / 3. 연(왼쪽 아래) / 4. 족두리(오른쪽 아래)

 

1. 제왕신주목 : 조선 왕실의 유물 소개는 이 구멍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다. 요즘 유행하는 불멍, 물멍에 이어 구멍을 권하는 것이다. 왕의 영혼이 오고가는 구멍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정신을 조신시대로 돌려보자.(154쪽)

2. 세 : 물고기와 수초가 조각된 손 씻는 그릇이다. 일상에서는 쓰지 않는 의례용 물품으로 제관들이 사용했다.(중략) 그릇에 물이 담기면 물고기와 수초가 수면에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지 궁금해진다.(174쪽)

3. 연 : 왕이 타던 화려한 배색의 가마다. 왕비의 행사용 가체를 닮은 머리 부분의 검정색 장식과 대비되는 옆면의 밝은 노랑이 정말 좋다.(중략) 그림에 쓰이는 전통 안료 중에서는 웅황을 개어서 바르면 이렇게 밝고 선명한 노란색이 나온다. 옷감 염색용 염료로는 '커큐민'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울금과 치자(단무지의 그 치자가 맞다)로 노란색을 낼 수 있다.(178쪽)

4. 족두리 : 영 정조 때 가체를 금지한 이후 조선 여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아이템이다.(중략) 착용하면 생각보다 가볍다! 머리숱도 많아 보이고 시선을 위로 올리는 효과가 있어 은근 현대인에게도 잘 어울리는 장신구다.(192쪽)

 

  궁궐은 오래된 곳이자 새로운 공간이다. 즉흥적으로 발길을 옮겨 보이는대로 보고, 느끼는대로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테지만, 한발짝 나아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공식에 대입해본다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궁궐을 즐기는 법은 저마다 다르기에, 오히려 요즘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전통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유쾌하게 재해석한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으로도 궁궐의 예스러움과 새로움을 모두 느끼는 데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궁궐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다 보면 언제가는 아주 지적인 궁궐 산책을 하는 '궁덕(궁궐 덕후)'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8
포토리뷰 [서평]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파*김 | 2021.06.03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요즘에 k-문화라면서 우리의 것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김치나 비비밥 같은 먹거리에서부터 한복같은 의류, 그리고 드라마나 만화, 영화 같은 문화적인 것 등등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의 것들 및 역사까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그렇게 '우리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되기 그 전부터 궁과 한옥을 좋아했다. 특히 처마 장식을 사랑했다. 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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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k-문화라면서 우리의 것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김치나 비비밥 같은 먹거리에서부터 한복같은 의류, 그리고 드라마나 만화, 영화 같은 문화적인 것 등등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의 것들 및 역사까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그렇게 '우리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되기 그 전부터 궁과 한옥을 좋아했다. 특히 처마 장식을 사랑했다. 궁에는 해설사 분들이 계시는데, 전에 방문했을 때 시간이 맞지 않아 설명을 듣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내가 이 책을 펴게 된 것도 그러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태정태세문단세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이상하고 재미있는 궁궐 탐방기라니, 책 소개부터 너무 설레는 것 아닌가. 심지어 작가이름도 김서울이라니.... 뭔가 서울에 대해 다 알 것 같은 신뢰가 막 느껴졌다.

 

책은 총 4장으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궁궐취향안내서, 궁궐의 돌, 궁궐의 나무, 궁궐의 물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1장 제목처럼 지극히 주관적인 궁궐 취향 안내서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작가는 자신을 유물 애호가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딱 궁을 좋아하는 사람이 궁의 이러한 면은 어때요? 라고 산책하면서 이야기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다만 궁궐탐방기에 문화해설사들이 해주는 각 궁에 얽힌 이야기들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좀 아쉬웠다. 김서울에세이라고 책에 써 있는데, 딱 궁을 주제로한 작가의 개인 에세이였다.

 

우리의 궁에 대해 거리감이 있는 사람들이 친근하고 소소하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아주사적인궁궐산책

#궁궐

#궁궐산책

#김서울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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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아주 사적인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아****왕 | 2021.08.25 | 추천2 | 댓글1 리뷰제목
<유물즈>가 처음 나왔을 때, 유연히 기발하고 재밌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샀다. 이 책이 나올 때만 해도 유물같은 것을 즐겁게(?) 소개해 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유물은 왠지 모르게 따분한 것, 최신 트렌드로 어필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친구도 아닌데, 김서울(심지어 친근한 이름을 주기도 한다)의 책이 나올 때마다 샀다. (<소장용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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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즈>가 처음 나왔을 때, 유연히 기발하고 재밌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샀다. 이 책이 나올 때만 해도 유물같은 것을 즐겁게(?) 소개해 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유물은 왠지 모르게 따분한 것, 최신 트렌드로 어필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친구도 아닌데, 김서울(심지어 친근한 이름을 주기도 한다)의 책이 나올 때마다 샀다. (<소장용 유물>-심지어 작디작은 책도 샀다) 내 친구도 아닌데, 뮤지엄 서울 책을 남들이 좀 많이 사주었으면 싶었다.(근데 정작 책을 읽은 건 한참 후다-그러고 보니 텀블벅으로 진행한 것도 쓰고 후원했구나, 쓰고 나니 생각이 난다) 

나 이분과 절친인가?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도 반가움에 샀다.(반가운 마음에 비해 책을 읽는 것은 역시나 한참 후다) 

서울의 궁궐(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경희궁, 창경궁)을 소개하는 책이다. 총 4가지 갈래로 1장에서는 각 궁궐을 소개, 2장은 궁궐의 돌, 3장은 나무, 4장은 궁궐의 물건을 소개한다.

설같은 명절에는 이상하게도 궁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뭐 좋다고 여길 오냐고, 바글바글 대는 궁 입구에서 진저리가 나서 발길을 돌린 적도 많았다. 입구만 번잡스럽지(사람들은 입구 주변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사람들 발길이 없는 곳까지 왔을 때, 그 고즈넉한 궁 풍경이 좋았다. 

1장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가보았던 궁들을 떠올렸다. 딱, 어느 어느 곳이다, 라고 내세울 수는 없지만, 궁을 찾았을 때, 세상과 한 순간 떨어진 기분, 마음이 차분해지곤 했다. 같이 같 사람과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세상과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면서, 같이 한 사람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참 많이도 했다. 

그렇게 많이 다녀본 궁 중에서 경희궁은 정말 가보지 않은 곳이다, 그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유명한 경복궁에 밀려 그 궁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 궁궐 산책을 본격적으로 한 번 해봐야겠다.(김서울과 하는 궁궐 산책 이벤트도 있었던 것 같았는데 신청하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쑥스러워서 그런 건 안하길 잘했다..싶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1

한줄평 (13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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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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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리 | 2023.03.09
구매 평점5점
가볍게 읽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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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9
구매 평점5점
잘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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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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