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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상)

해변의 카프카 (상)

[ 양장 ]
리뷰 총점8.8 리뷰 57건 | 판매지수 8,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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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59위 | 일본소설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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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17쪽 | 500g | 140*200*30mm
ISBN13 9788970128085
ISBN10 8970128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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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해변의 카프카》에 부쳐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보내는 메시지

서 장 모래 폭풍 같은 사람의 운명
제1장 15세 생일날의 가출
제2장 미국방부의 극비 문서
제3장 여행길에서 만난 여자
제4장 전시라는 높고 깊은 산
제5장 인간적 매력이 가득한 도서관
제6장 고양이와 대화하는 지능 장애 노인
제7장 백 년 뒤에 남는 것
제8장 미궁에 빠진 집단 혼수 사건
제9장 한밤중 옷에 묻은 핏자국
제10장 빛이 없는 무명의 세계
제11장 누나일지 모를 그녀와의 짜릿한 밤
제12장 피 묻은 수건의 비밀
제13장 절대 고독의 세계
제14장 고양이 탐정과 고양이 킬러
제15장 상상력과 꿈에 대한 공포
제16장 기묘한 자발적 피살 사건
제17장 빛과 그늘 속 〈해변의 카프카〉
제18장 일소에 부친 살인범의 자수
제19장 속이 텅 빈 사람들의 자기 증명
제20장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관계의 고리
제21장 저주받은 부자의 비극적 종말
제22장 ‘천사표’ 같은 노인의 내력
제23장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에서

역자의 말 작가적 성숙을 실감케 하는 하루키의 탁월한 작품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춘미
이화여대 영문과 및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동경대 비교문학 연구실 객원교수, 일본 국제문화연구센터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현재 고려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번역한 책으로는 『일요일 오후의 잔디밭』,『손바닥의 바다』,『물의 가족』,『밤의 거미원숭이』 등이 있다.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익명의 사람들과 익명의 고양이들이 서로 얽혀 살아가는 도쿄 시의 나카노 구 노가타, 이 고즈넉한 동네에 훌쩍한 키와 단단한 근육,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살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소년은 열다섯 살의 생일날 자신에게 ‘카프카’란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어렸을 적 자신을 버린 채 집을 떠난 어머니와 누나를 뒤쫓아 도쿄에서 몇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멀고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기시감이라도 작용한 듯 잡지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을 뿐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간 그는 어느 날 밤 까닭 모를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후 어느 신사의 경내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같은 날 밤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신문기사를 본 카프카는 아버지의 저주를 떠올리며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되고,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저주대로 자신의 어머니처럼 느껴지는 고무라 도서관 책임자 사에키 상의 소녀 시절 생령에게 사랑을 느낀다.
한편 어렸을 때의 기묘한 사고 이후 모든 기억을 잃은 대신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나카타 상은 길쭉한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위스키를 마셔대는 고양이 킬러 ‘조니 워커’와 만나게 된다. 영혼의 피리를 만들기 위해 고양이를 죽이는 이 잔인한 사나이와의 비극적인 만남 이후 나카타 상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서쪽으로 향하게 되고, 죽음처럼 깊은 잠의 심연 속에서 깨닫게 되는 계시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카프카의 흔적을 쫓아가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더욱 깊어진 주제,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

《해변의 카프카》는 23년간의 하루키 문학을 집대성하는 소설이다. 그의 전작들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동서양의 고전, 특히 인간의 삶의 원형이라는 그리스 비극에 대한 깊은 고찰이 이 소설의 주제의 근간을 이룬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독자들을 매혹시켰던 내면적인 세계와 《태엽 감는 새》에서 추구했던 역사와 개체 간의 관계는 더욱 심화되었고,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부모 자식간의 모습과 일본의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에서 차용한 생령의 모습 등에서 볼 수 있듯 문학적 모티프는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이 만들어 낸 현실의 틈바구니에 자리한 미궁 속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힘겹게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성장의 두려움을 겪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절실함으로 가득하다.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

《해변의 카프카》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이다. 지금까지 하루키의 장·단편에서 종종 등장하던 양 사나이나 뚱뚱하지만 매력적인 여인 등의 캐릭터 대신 좀더 현실적인 인물들(카프카, 아버지, 사에키 상)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같은 존재들(까마귀라 불리는 소년, 조니 워커, 사에키 상의 생령)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두 가지 트랙을 함께 그림으로써 하루키는 하루키 특유의 내면세계의 묘사에 있어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와 함께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만을 위해 창조한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인간답지 않은’ 독특한 말투로 고양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나카타 상의 캐릭터는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미키마우스가 될 뻔 했으나 결국 KFC의 상징인 커널 샌더스의 모습을 하게 된 ‘본래 형태가 없는 추상 관념’의 모습은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던진다. 을씨년스럽고 공허한 집 안에서 고양이의 시체들을 냉장고 안에 가둬둔 채로 여러 가지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조니 워커의 캐릭터는 하루키가 아닌 그 누구도 창조해 낼 수 없을 것이다.

독자를 흡인하는 스토리와 문장력, 아련한 여운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니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 전개가 대단하다. 열다섯 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을 양대 축으로 하여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오가며 숨 한 번 고를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이끌어간다.
이런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속에서도 하루키는 특유의 문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되는 고풍스런 도서관 건물과 옛 책들이 자아내는 공기는 나도 이 복잡한 세상 어딘가에 그런 ‘세계의 움푹 패인 데와 같은 은밀한’ 은신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들고,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자동차의 진동, 인적 없는 산 속의 신선한 공기 등은 배경 그 자체만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깊숙이 자극한다.
특히 《상실의 시대》에서도 두드러지는, 책을 덮은 후 오래도록 가슴 속에 머무르는 작품의 여운은 변함이 없다. 긴 여정이 끝나고 마침내 환상을 떠나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내면 묘사와 소년을 현실로 돌려보내야만 하는 사에키 상과의 절절한 이별의 대화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묵묵히 속으로만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자신의 아픈 시절을 불현듯 떠오르게 한다.

회원리뷰 (57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성과 폭력, 사랑과 운명을 모티브로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15.10.18 | 추천9 | 댓글4 리뷰제목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저자가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설은 잘 읽혀진다.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유머러스하며 환상적인 내용들이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독자들에게 숨고를 틈을 주지 않고 어느 틈엔가 이야기 마지막 부분까지 도달해있는 모습을 발견;
리뷰제목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저자가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설은 잘 읽혀진다.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유머러스하며 환상적인 내용들이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독자들에게 숨고를 틈을 주지 않고 어느 틈엔가 이야기 마지막 부분까지 도달해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열다섯 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 다무라 카프카와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 나카타를 양대 축으로 하여 두 사람 이야기가 교대로 진행된다. 홀수 장에서는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가 15세 생일날 가출해 경험하는 기묘한 내용을 다룬다.  짝수 장은 초등학교 시절 불가사의한 초현실적 현상에 휘말려 3주간 혼수상태를 겪고 깨어난 뒤 순수한 바보가 된 나카다란 노인의 기괴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별다른 접점없이 평행을 달리던 두 이야기는 살인사건을 통해 연결되고, 두 주인공은 모두 도쿄를 떠난다. 모두 고무라 도서관을 찾게 되고 시간여행이 가능하게 만드는 '입구의 돌'이란 환상적 장치를 통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오이디프스 신화를 연상시키는 카프카의 모험, 전쟁과 폭력의 희생양이 된 나카타의 이야기, 카프카를 사랑하는 사에키, 카프카를 돕는 오시마, 나카타를 돕는 호시노 등 주인공을 돕는 주변사람들로 구성되지만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내용들이다.

 

저자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이자 독자인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초현실적이고 환상적 스토리가 우리의 이야기란 것이 무슨 말일까? 변화가 많은 15세 소년의 이야기는 아직도 변화할 가능성이 많은 존재이고 희망과 절망사이를 격렬하게 왕래하고, 현실과 비현실성 사이를 오가면서 도약과 실추를 반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인생에 어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들이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공허함과 부조리 속에서도 꿈을 꾸고 과거를 회상하며 아름답게 채색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4
주간우수작 [해변의 카프카]이 곳은 상실의 터전이기 때문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S*n | 2014.08.26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해변의 카프카. 제목마저도 설레게하는 힘이 있다. 세련되면서도 낡은 느낌이 나는 것은 그 자체가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변에 서 있는 카프카. 사실 이 소설 속 카프카는 열 다섯살의 소년이다. 자신을 카프카로 불러주길 원하는 한 소년. 해변이란 것은 그 나이의 소년에게 가장 어울리는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해변에서 뛰어노는 소년이 아니다. 카프카이기;
리뷰제목

 

 해변의 카프카. 제목마저도 설레게하는 힘이 있다. 세련되면서도 낡은 느낌이 나는 것은 그 자체가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변에 서 있는 카프카. 사실 이 소설 속 카프카는 열 다섯살의 소년이다. 자신을 카프카로 불러주길 원하는 한 소년. 해변이란 것은 그 나이의 소년에게 가장 어울리는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해변에서 뛰어노는 소년이 아니다. 카프카이기 때문에. 그는 한 때 젊었던 자신을 바라보는, 카프카스러운 소년이다.

 

 주인공 다무라는 어른스러운 소년이다. 고민이 많고 자기 자신에 대해 엄격하고 다스릴 줄 아는 소년이다. 아버지의 예언 때문에 집을 나온 다무라는 어느 작은 도서관에서 지내게 되고, 의문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예언이었던 오이디푸스의 비극이 시작된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현대화시켜 감각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하루키가 대단하다. 인간은 비극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우리는 철저하게 원형에 입각한 인간이다. 왜 인간은 어머니를 사랑할 수 밖에 없으면서 그것을 금기시했을까. 우리는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욕망을 억압 당한 채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욕망이 누군가에겐 운명이라면 어떨까. 다무라는 그런 운명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존재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살아움직인다는 것이다. 특히 고양이와 대화하는 나카나상은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 누구보다도 특별한 재능을 가졌을 수도 있다. 고양이와 대화하는 사람. 어떻게보면 이상하기도 하면서 별 대단한 일이 아닐 것 같지만 적어도 이 소설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 누구보다도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나카타상이다.

 

 하루키는 독자들의 본질적인 감정을 건드린다. 교묘하게 던지는 야릇한 문장들 속에서 우리는 웬지모를 위로를 받게 된다.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은 네 탓이 아니야. 내 탓도 아니고. 예언 탓도 아니고, 저주 탓도 아니지. DNA탓도 아니고, 부조리 탓도 아니고, 구조주의 탓도 아니고, 제 3차 산업혁명 탓도 아니야. 우리들이 모두 멸망하고 상실되어 가는 것은, 세계의 구조 자체가 멸망과 상실의 터전 위에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지. 우리의 존재는 그 원리의 그림자놀이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아. 바람은 불지. 미친 듯이 불어대는 강한 바람이 있고,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있어. 그러나 모든 바람은 언젠가는 없어지고 사라져. 바람은 물체가 아니야. 그것은 이동하는 공기의 총칭에 지나지 않아. 너는 귀를 기울이고 그 메타포를 이해하는 거야."

 

그렇다. 우리의 삶이 딛고 서 있는 곳 자체가 상실이고, 멸망이다. 우리의 결말은 그곳으로 치닫고 어쩌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비극을 사랑하는 것일까. 당신의 존재는 어떤 책임을 지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운명을 운명대로 느끼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열심히 사회를 움직이며 살아간다. 나는 어디 작은 곳에서 일을 하고, 누군가는 밥을 먹고, 아이를 낳는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굴러간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이 어디쯤에 위치해있으며 이 곳에서 어떤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쯤은 스스로가 알아야한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언제고 당신을 멸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상실의 터전에서 끊임 없이 자신의 존재를 상실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파워문화리뷰 갑자기 생각난 소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13.11.05 | 추천4 | 댓글4 리뷰제목
새벽에는 안개가 짙었다. 이렇게 농무(濃霧)가 낀 날의 대기는 달착지근했던 지난 밤의 꿈을 생각나게 한다.  의식이 살짝 걷힌 듯한 틈새로 이치에 닿지 않는 무의식의 장난들이 활개를 치던...  어깨에 매달린 꿈의 무게는 아침운동을 나서는 내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더이상 확산되지 못한 채 안개 속에서 자맥질을 하는 역한 냄새들.  고무 타는 냄새와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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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는 안개가 짙었다.

이렇게 농무(霧)가 낀 날의 대기는 달착지근했던 지난 밤의 꿈을 생각나게 한다.  의식이 살짝 걷힌 듯한 틈새로 이치에 닿지 않는 무의식의 장난들이 활개를 치던...  어깨에 매달린 꿈의 무게는 아침운동을 나서는 내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더이상 확산되지 못한 채 안개 속에서 자맥질을 하는 역한 냄새들.  고무 타는 냄새와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를 할 때 내뿜던 역한 냄새가 비위를 거스르며 내 발길을 붙잡는다.  약간의 편두통이 있었고, 메슥메슥한 고약한 느낌이 있었다.

 

운동을 마치고 산을 내려올 때에도 어둠은 채 걷히지 않았고, 그 희미한 어둠 속에서 농무는 더욱 짙어진 듯했다.  어느 만화영화의 배경처럼 안개가 낀 숲은 괴괴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나는 그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를 생각했다.  내 의식의 투명한 유리잔에 지문처럼 묻어나는 무의식의 저편.  뜬금없다.  인적이 끊긴 조용한 숲에서 나는 그렇게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고, 분주히 나무를 타는 청설모 한 쌍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해변의 카프카>를 처음 읽었던 것은 내가 처음부터 무모하게 시작했던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그때 나는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막연히 소일하고 있었고, 다가올 미래는 마치 오늘의 안개처럼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불안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책을 읽고 있던 내가 남들 눈에는 태평하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당시의 내 불안의 정도는 다른 어떤 것에도 의식을 집중할 수 없을 만큼 심한 것이었다.  나는 내 의식을 옥죄어 오는 불안을 떨쳐버리기 위해 순간순간의 기억마저 의도적으로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계속 잃고 있어."  전화벨이 그친 다음에 그는 말한다.  "소중한 기회와 가능성, 돌이킬 수 없는 감정, 그것이 살아가는 하나의 의미지.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는, 아마 머릿속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기억으로 남겨두기 위한 작은 방이 있어.  아마 이 도서관의 서가 같은 방일 거야.  그리고 우리는 자기 마음의 정확한 현주소를 알기 위해, 그 방을 위한 검색 카드를 계속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지.  청소를 하거나 공기를 바꿔 넣거나, 꽃의 물을 바꿔주거나 하는 일도 해야 하고.  바꿔 말하면, 넌 영원히 너 자신의 도서관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거야."    (하권 p.449)

 

<해변의 카프카>는 서로 관련도 없어 보이는 사건과 인물들이 하나의 소실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오늘 아침 집 근처의 도서관에서 빌린 <해변의 카프카>를 만10년 만에 다시 읽는다.  그때의 불안했던 내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쨌든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고, 그간의 추억들이 비 오는 날 솔잎에 맺힌 작은 물방울처럼 조롱조롱하다.  내가 불러낸 기억들과 얼굴을 맞대고 함께 읽었다.  나는 그때 '왜 작가는 하필이면 오이디푸스 신화를 책으로 엮을 생각을 했을까?' 하고 궁금해 했으며, 시간의 비가역성을 비웃기라도 하려는 듯 시공간을 넘나드는 소설의 전개 방식에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었다.

 

"다무라 군, 우리 인생에는 되돌아갈 수 없는 한계점이 있어.  그리고 훨씬 적기는 하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한계점도 있지.  그런 한계점에 이르면 좋든 나쁘든 간에 우리들은 그저 잠자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 거야."    (상권 p.315)

 

한참이나 지난 이 시점에서 나는 한 편의 소설을 매개로 그때의 나를 되돌아 본다.  나는 그때 상상력이 결여된 공허한 인간이었고, 오직 그 불안했던 현실의 한 순간이 훌쩍 다른 시간대로 옮겨지기를 간절히 원했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나는 그 고통의 순간순간을 한발짝도 뛰어넘지 못하고 주어진 시간들을 꼭꼭 눌러 밟으며 천천히, 아주 느리게 지나쳐 왔다. 

 

"차별당하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인지, 그것은 차별당해 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지.  아픔이라는 것은 개별적인 것이어서, 그 뒤에는 개별적인 상처 자국이 남아.  그렇기 때문에 공평함이나 공정함을 추구하는 데에는 나도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다만 내가 그것보다 더 짜증이 나는 것은, 상상력이 결여된 인간들 때문이야.  T.S. 엘리엇이 말하는, '공허한 인간들'이지.  상상력이 결여된 부분을, 공허한 부분을, 무감각한 지푸라기로 메운 주제에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바깥을 돌아다니는 인간이지.  그리고 그 무감각함을, 공허한 말을 늘어놓으면서, 타인에게 억지로 강요하려는 인간들이지.  즉 쉽게 말하자면, 조금 전 도서관의 실태를 조사하러 온 두 여성 같은 인간들이라구."    (상권p.351)

 

15세의 소년 다무라 카프카를 통하여 작가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10년 전의 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입구의 돌'처럼 일본에는 혹시 시간여행을 가능케 하는 웜홀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나는 또 다른 시간대로 훌쩍 떠나고도 싶었었다.  그러나 소설 속의 다무라 카프카가 판타지와 같은 환상의 세계를 경험한 후 현실의 세계로 복귀하는 것처럼 삶의 기억들은 아름다운 무늬로 누군가의 가슴 속에 새겨질 수 있음을 나는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결국 소중한 것은 내게 주어진 시간과 그 시간을 밟고 지나가는 나의 기억들임을 다시 읽은 한 편의 소설을 통하여 나는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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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51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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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이게뭐지?하는 엉뚱하고 기묘한 이야기..그런데 빠져들게 되는 이상한 책이다. 추천*100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b*****7 | 2019.11.26
평점5점
재밌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m******e | 2021.05.12
구매 평점5점
하루키가 천재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책을 집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화*팅 |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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