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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상)

[ 양장 ]
리뷰 총점8.6 리뷰 53건 | 판매지수 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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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82위 | 일본소설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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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 출간 - 노트 증정
MD의 구매리스트
더뮤지컬 미니 에디션 1월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1월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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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17쪽 | 500g | 140*200*30mm
ISBN13 9788970128085
ISBN10 8970128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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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23년간의 하루키 문학을 집대성하는 소설 『해변의 카프카』 양장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독자들을 매혹시켰던 내면적인 세계와 『태엽 감는 새』에서 추구했던 역사와 개체 간의 관계는 더욱 심화되었고,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부모 자식간의 모습과 일본의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에서 차용한 생령의 모습 등에서 볼 수 있듯 문학적 모티프는 더욱 풍성해졌다.

『해변의 카프카』는 열다섯 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을 양대 축으로 하여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오가며 숨 한 번 고를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이끌어간다. 작품의 주된 배경인 고풍스런 도서관 건물과 옛 책들이 자아내는 공기는 독자의 상상력을 깊숙이 자극한다.

특히 이 작품은 지금까지 하루키의 장 · 단편에서 종종 등장하던 양 사나이나 뚱뚱하지만 매력적인 여인 등의 캐릭터 대신 좀더 현실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같은 존재들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두 가지 트랙을 함께 그림으로써 하루키는 하루키 특유의 내면세계의 묘사에 있어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는다.

긴 여정이 끝나고 마침내 환상을 떠나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내면 묘사와 소년을 현실로 돌려보내야만 하는 사에키 상과의 이별의 대화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묵묵히 속으로만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자신의 아픈 시절을 불현듯 떠오르게 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해변의 카프카》에 부쳐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보내는 메시지

서 장 모래 폭풍 같은 사람의 운명
제1장 15세 생일날의 가출
제2장 미국방부의 극비 문서
제3장 여행길에서 만난 여자
제4장 전시라는 높고 깊은 산
제5장 인간적 매력이 가득한 도서관
제6장 고양이와 대화하는 지능 장애 노인
제7장 백 년 뒤에 남는 것
제8장 미궁에 빠진 집단 혼수 사건
제9장 한밤중 옷에 묻은 핏자국
제10장 빛이 없는 무명의 세계
제11장 누나일지 모를 그녀와의 짜릿한 밤
제12장 피 묻은 수건의 비밀
제13장 절대 고독의 세계
제14장 고양이 탐정과 고양이 킬러
제15장 상상력과 꿈에 대한 공포
제16장 기묘한 자발적 피살 사건
제17장 빛과 그늘 속 〈해변의 카프카〉
제18장 일소에 부친 살인범의 자수
제19장 속이 텅 빈 사람들의 자기 증명
제20장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관계의 고리
제21장 저주받은 부자의 비극적 종말
제22장 ‘천사표’ 같은 노인의 내력
제23장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에서

역자의 말 작가적 성숙을 실감케 하는 하루키의 탁월한 작품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춘미
이화여대 영문과 및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동경대 비교문학 연구실 객원교수, 일본 국제문화연구센터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현재 고려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번역한 책으로는 『일요일 오후의 잔디밭』,『손바닥의 바다』,『물의 가족』,『밤의 거미원숭이』 등이 있다.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익명의 사람들과 익명의 고양이들이 서로 얽혀 살아가는 도쿄 시의 나카노 구 노가타, 이 고즈넉한 동네에 훌쩍한 키와 단단한 근육,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살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소년은 열다섯 살의 생일날 자신에게 ‘카프카’란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어렸을 적 자신을 버린 채 집을 떠난 어머니와 누나를 뒤쫓아 도쿄에서 몇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멀고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기시감이라도 작용한 듯 잡지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을 뿐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간 그는 어느 날 밤 까닭 모를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후 어느 신사의 경내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같은 날 밤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신문기사를 본 카프카는 아버지의 저주를 떠올리며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되고,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저주대로 자신의 어머니처럼 느껴지는 고무라 도서관 책임자 사에키 상의 소녀 시절 생령에게 사랑을 느낀다.
한편 어렸을 때의 기묘한 사고 이후 모든 기억을 잃은 대신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나카타 상은 길쭉한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위스키를 마셔대는 고양이 킬러 ‘조니 워커’와 만나게 된다. 영혼의 피리를 만들기 위해 고양이를 죽이는 이 잔인한 사나이와의 비극적인 만남 이후 나카타 상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서쪽으로 향하게 되고, 죽음처럼 깊은 잠의 심연 속에서 깨닫게 되는 계시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카프카의 흔적을 쫓아가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더욱 깊어진 주제,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

《해변의 카프카》는 23년간의 하루키 문학을 집대성하는 소설이다. 그의 전작들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동서양의 고전, 특히 인간의 삶의 원형이라는 그리스 비극에 대한 깊은 고찰이 이 소설의 주제의 근간을 이룬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독자들을 매혹시켰던 내면적인 세계와 《태엽 감는 새》에서 추구했던 역사와 개체 간의 관계는 더욱 심화되었고,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부모 자식간의 모습과 일본의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에서 차용한 생령의 모습 등에서 볼 수 있듯 문학적 모티프는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이 만들어 낸 현실의 틈바구니에 자리한 미궁 속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힘겹게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성장의 두려움을 겪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절실함으로 가득하다.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

《해변의 카프카》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이다. 지금까지 하루키의 장·단편에서 종종 등장하던 양 사나이나 뚱뚱하지만 매력적인 여인 등의 캐릭터 대신 좀더 현실적인 인물들(카프카, 아버지, 사에키 상)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같은 존재들(까마귀라 불리는 소년, 조니 워커, 사에키 상의 생령)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두 가지 트랙을 함께 그림으로써 하루키는 하루키 특유의 내면세계의 묘사에 있어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와 함께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만을 위해 창조한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인간답지 않은’ 독특한 말투로 고양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나카타 상의 캐릭터는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미키마우스가 될 뻔 했으나 결국 KFC의 상징인 커널 샌더스의 모습을 하게 된 ‘본래 형태가 없는 추상 관념’의 모습은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던진다. 을씨년스럽고 공허한 집 안에서 고양이의 시체들을 냉장고 안에 가둬둔 채로 여러 가지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조니 워커의 캐릭터는 하루키가 아닌 그 누구도 창조해 낼 수 없을 것이다.

독자를 흡인하는 스토리와 문장력, 아련한 여운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니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 전개가 대단하다. 열다섯 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을 양대 축으로 하여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오가며 숨 한 번 고를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이끌어간다.
이런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속에서도 하루키는 특유의 문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되는 고풍스런 도서관 건물과 옛 책들이 자아내는 공기는 나도 이 복잡한 세상 어딘가에 그런 ‘세계의 움푹 패인 데와 같은 은밀한’ 은신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들고,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자동차의 진동, 인적 없는 산 속의 신선한 공기 등은 배경 그 자체만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깊숙이 자극한다.
특히 《상실의 시대》에서도 두드러지는, 책을 덮은 후 오래도록 가슴 속에 머무르는 작품의 여운은 변함이 없다. 긴 여정이 끝나고 마침내 환상을 떠나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내면 묘사와 소년을 현실로 돌려보내야만 하는 사에키 상과의 절절한 이별의 대화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묵묵히 속으로만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자신의 아픈 시절을 불현듯 떠오르게 한다.

회원리뷰 (53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 이야기 《해변의 카프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제*미 | 2016.07.17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15살, 누군가는 기억하고, 누군가는 기억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 보편적으로는 사춘기를 겪거나 혹은 그 바로 전의 시기일 것이다. 우리는 15살에 많은 혼란을 겪고, 고민한다. 이들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끝내는 잊기도 한다. "해변의 카프카"의 주인공 소년 다무라 카프카는 말 그대로 격동의 15살을 겪고 있는 남자아이이다.     다무라 군은 어머;
리뷰제목


15살, 누군가는 기억하고, 누군가는 기억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 보편적으로는 사춘기를 겪거나 혹은 그 바로 전의 시기일 것이다. 우리는 15살에 많은 혼란을 겪고, 고민한다. 이들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끝내는 잊기도 한다. "해변의 카프카"의 주인공 소년 다무라 카프카는 말 그대로 격동의 15살을 겪고 있는 남자아이이다.
 
  다무라 군은 어머니가 없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서류 상에도 기록이 없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어머니는 그가 4살 무렵에 그의 누나와 함께 집을 나간다. 다무라 군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범하고, 누나와도 성적 관계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예언을 듣고 자란다. 그는 예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15살 생일에 가출을 결심한다. 그의 가출은 충동적인 것이 아니다. 가출은 아버지의 예언,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야기에는 다무라 군과 평행하는 주인공이 존재한다. 다무라 군이 아이도 어른도 아닌 중간자적인 존재라면 두 번째 주인공인 나카타 상은 죽음과 삶 사이의 중간자적인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그는 불의의 사고를 겪어 오랜 기간 사경을 헤맨 뒤로 글자를 읽을 수 없게 되나 고양이들과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꿈과 잠, 혼수상태는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이것들은 모두 평행의 세계로 통하는 길이다. 나카타 상과 다무라 군은 "꿈"을 통해 이어졌다. 나카타 상이 조니워커상을 죽일 때 그의 손에는 피 한 방울 묻지 않았지만 잠들었던 다무라 군의 손은 선혈로 낭자했다.

너는 상상력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꿈을 두려워한다. 꿈속에서 짊어지기 시작할 책임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잠을 자지 않을 수는 없고, 잠을 자면 꿈이 찾아온다.

꿈은 평행하는 세계와 통하는 길인 동시에 인물들의 잠재되어 있는 욕구가 발현되는 공간이다. 다무라 군은 꿈속에서 사쿠라 짱, 그리고 사에키 상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나카타 상은 꿈속에서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물들의 욕구가 인물들이 거스르거나 거스르려고 하는 세계의 의지이다.

"하지만 호시노 군, 나카타는 요즘 자주 꿈을 꿉니다. 꿈속에서 나카타는 글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
<下 . 228P.>

1. 가장 터프한 15살 소년, 다무라 카프카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다무라 군은 오이디푸스의 예언을 안고 살아간다.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범한다'는 아버지의 예언을 거부한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는 그의 유전자에 대한 증오로 이어진다.
그는 철저하게 아버지의 것인 듯한 자신을 증오한다.

터프하다는 단어는 '남성성'을 나타내기 위한 단어이다.

그러나 그의 '터프함'은 아버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성성'이 있을 때, 즉 그의 어머니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
그가 예언을 두려워하면서도 어머니를 찾는 까닭은 어머니를 통해서만 완전해질 수 있는 그 무엇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글쎄, 네가 해야 할 일은 아마도 네 속에 있는 공포와 분노를 극복하는 일일 거야.
거기에 밝은 빛을 집어넣어서 네 마음의 차가워진 부분을 녹이는 거지.
그것이 진짜로 터프해지는 거야.
<下. 279P.>

어머니, 하고 너는 말한다. 나는 어머니를 용서하겠습니다.
그러자 네 마음속에서 얼어붙어 있던 무엇인가가 소리를 낸다.
<下 . 375p.>

다른 세계에서 그는 가설 속 그의 어머니인 사에키 상의 피를 마신 후, 그 세계를 빠져나온다.
그는 을 통해 아버지를 죽이고, 가설 속 어머니와 관계를 맺고, 어머니의 피를 마신다.
잠에서 깨어나 그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된다.


2. 중간자적인 인물들: 오시마 씨, 다무라 군, 나카타 상, 사에키 상

오시마 씨는  다무라 군이 도서관에서 만나게 된 사람이다.
그는 여성의 성을 가진 게이이다.

나는 정신적으로 하나의 남성으로 살고 있습니다.
(…)
나는 이런 모습은 하고 있어도 레즈비언은 아닙니다. 성적 기호로 말하면, 나는 남자를 좋아합니다. 즉 여성이면서 게이입니다.
버자이너는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고, 성행위에는 항문을 사용합니다.
클리토리스는 느끼지만, 젖꼭지는 그다지 느끼지 못 합니다. 생리도 없습니다.

다무라 군은 편부 가정에서 자랐다.
그는 겉보기에는 남성성이 극대화된 인물이나, 그 남성성은 완전하지 못하고, 시기적으로도 사춘기를 겪고 있다.

카타 상은 그림자가 반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고양이와 말할 수 있다. 고양이가 예로부터 저승과 가까운 동물인 것을 생각하였을 때 이는 단순한 메타포로 넘기기 어렵다.
그는 과거의 것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현재만을 느낄 뿐이다.

다무라 군의 가설 속 어머니인 사에키 상은 추억 속에서 살아갈 뿐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기록하고 추억한다.
그녀 역시 그림자가 절반 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카타 상이 현재의 인간이라면 사에키 상은 과거의 인간이다.
그녀의 유령은 15살이다. 그녀의 유령은 어린 옛 애인을 끊임없이 추억한다.

인물들은 성장해나가거나, 죽어간다.
성장해 나가는 것은 결국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거니까 죽어간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사에키 상과 나카타 상의 경우는 성장 없는 죽음을 향해 간다.
그러나 그들이 삶과 죽음에 한 발씩 걸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그 죽음은 중간적인 삶보다 완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범상치 않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은 다무라 군이 "완전해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요컨대 어떤 종류의 불완전함을 지닌 작품은 불완전하다는 그 이유 때문에, 인간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上 . 193p.>

3. 운명에 굴복하는가, 운명을 극복하는가

내가 느끼는 하루키 소설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사건이 일어날 때 그 사건이 상당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척(?!)하는 것이다.
사건을 그렇게 '운명지어진' 것처럼 '돼야만 하는' 것처럼 묘사한다. 혹은 독자로 하여금 그렇게 느껴지도록 한다.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인물들이 운명을 정통으로 맞는다.
다무라 군은 피하려 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유언을 '그럭저럭' 불가항력적으로 실현한다.
그러나 그는 그의 의지로써 어머니를 용서한다.
또한, 그녀의 가설 속 누나인 사쿠라와의 관계(육체적 관계가 아니다!)도 이어나간다.

이 역시도 예언(운명)의 일부로 봐야 하는 것일까?

그의 친부를 운명적이고 신적인 존재로 본다면 사에키 상(어머니적 존재)은 의지적이고 인간적인 존재이다.
독자가 보았을 때 사에키 상을 어머니로 볼 수 있는 근거들이 충분히 나오기는 하지만 다무라 군에게 있어서 사에키 상은 "유효한 가설"속의 어머니이다.
즉 어머니의 존재부터가 그의 친부와 같이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보통 어머니와 자녀가 좀 더 완전한 가족관계를 가지는 것과는 다른 설정이다

아버지가 그의 유전적인 것을 결정하였다면, 어머니는 그의 정신적인 것을 채워준다.
아버지를 버리고 어머니를 취하는(?) 것은 예언의 내용이다.
그러나 단어의 메타포적인 면을 보았을 때, 운명의 극복을 뜻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인물들은 모두 세계의 의지에 반하는 자들이다.
나카타 상은 유년시절 끊임없는 과제와 목표를 제시하는 가정환경 속에서 단념과 좌절을 맛보고,
군인들은 2차 세계대전에 처한 상황에서 죽고 죽이는 것을 반대하고,
사에키 상은 자신의 애인을 잃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였으며,
카프카 군은 예언을 거부한다.

저는 다만 그를 잃지 않기 위해, 밖에 있는 것이 우리 세계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돌을 열어야만 한다고 결심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당연한 결과겠지만 저는 그 벌을 받았습니다
<下. 287P>

그러나 그들이 다른 세계를 경험한 후의 모습은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나카타 상은 문자를 터득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가정은 그에게 더 이상 엘리트적인 자질을 요구하지 못한다.
생의 끝에서 글자를 읽을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그는 죽음으로써 본래의 그로 돌아간다.
군인들은 그 세계에 남는다. 전쟁은 전인류가 맞는 운명이었기에.
사에키 상은 애인을 잃고 추억 속에서 살아간다. 그녀는 자신의 기억을 불살라 버림으로써 추억의 사슬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네가 해야 할 일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거야.
그녀가 그때 느꼈던 압도적인 공포와 분노를 이해하고, 너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는 거야.
그것을 계승하고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바꿔 말하면, 너는 그녀를 용서해야만 해.
(…)
그리고 그 외에 구원은 없어.


카프가 군은 다시 세계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피를 마시고, 그녀를 용서한다. 온전히 자신의 일로 받아들인다.
이는 그녀를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라 동일시의 과정이며, 그가 완전해지는 방법이다.
그는 운명을 거스르기보다는 운명을 내면화하여 완연하게 실현하였다.
그렇기에 그는 세계에 남을 수 있었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인간이라는 건 실제로는 그렇게 쉽게 자기 힘으로 사물을 선택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4. 조니 워커 상 VS. 까마귀 소년

까마귀 소년을 카프카 소년의 내적 자아로 본다면, 조니 워커 상은 그의 아버지의 내적 자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 권에서는 조니 워커 상과 까마귀 소년의 결투 장면이 나온다.

까마귀 소년은 이행하는 영혼인 그를 사납게 파괴한다.
그러나 그의 혓바닥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무언의 비웃음이 까마귀 소년을 파고든다.

이봐,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웃기지 좀 말게나. 어떤 힘을 가지고도 자네는 나를 해칠 수 없네. 자네한테는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 말이야. 자네는 단지 얄팍한 환상에 지나지 않아.




카프카 소년은 생각한다.

아버지의 예언은 자신을 분신으로 생각하는 아버지의 생각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고.
유명 조각가인 아버지에게 있어서 그는 다른 조각품들과 같이 하나의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자신의 유전자가 철저하게 투영된 작품. 자신과 놀랍도록 닮은 작품.

그의 모험 과정은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너는 무언가를 잘라내거나 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해.
우리는 그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으로 삼켜 버리는 것뿐이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의 피를 마신 그는 자신의 태생을 파괴함으로써 완전해질 수 있었다.
파괴가 재탄생의 시작이라면,
파괴는 그 이름 자체인 동시에 생명이고, 죽음은 삶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싸움을 끝내기 위한 싸움이란 어디에 없어.
싸움은 싸움 자체 속에서 성장해 가거든.
<下. 279P>


댓글 0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주간우수작 [해변의 카프카]이 곳은 상실의 터전이기 때문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S*n | 2014.08.26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해변의 카프카. 제목마저도 설레게하는 힘이 있다. 세련되면서도 낡은 느낌이 나는 것은 그 자체가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변에 서 있는 카프카. 사실 이 소설 속 카프카는 열 다섯살의 소년이다. 자신을 카프카로 불러주길 원하는 한 소년. 해변이란 것은 그 나이의 소년에게 가장 어울리는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해변에서 뛰어노는 소년이 아니다. 카프카이기;
리뷰제목

 

 해변의 카프카. 제목마저도 설레게하는 힘이 있다. 세련되면서도 낡은 느낌이 나는 것은 그 자체가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변에 서 있는 카프카. 사실 이 소설 속 카프카는 열 다섯살의 소년이다. 자신을 카프카로 불러주길 원하는 한 소년. 해변이란 것은 그 나이의 소년에게 가장 어울리는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해변에서 뛰어노는 소년이 아니다. 카프카이기 때문에. 그는 한 때 젊었던 자신을 바라보는, 카프카스러운 소년이다.

 

 주인공 다무라는 어른스러운 소년이다. 고민이 많고 자기 자신에 대해 엄격하고 다스릴 줄 아는 소년이다. 아버지의 예언 때문에 집을 나온 다무라는 어느 작은 도서관에서 지내게 되고, 의문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예언이었던 오이디푸스의 비극이 시작된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현대화시켜 감각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하루키가 대단하다. 인간은 비극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우리는 철저하게 원형에 입각한 인간이다. 왜 인간은 어머니를 사랑할 수 밖에 없으면서 그것을 금기시했을까. 우리는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욕망을 억압 당한 채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욕망이 누군가에겐 운명이라면 어떨까. 다무라는 그런 운명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존재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살아움직인다는 것이다. 특히 고양이와 대화하는 나카나상은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 누구보다도 특별한 재능을 가졌을 수도 있다. 고양이와 대화하는 사람. 어떻게보면 이상하기도 하면서 별 대단한 일이 아닐 것 같지만 적어도 이 소설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 누구보다도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나카타상이다.

 

 하루키는 독자들의 본질적인 감정을 건드린다. 교묘하게 던지는 야릇한 문장들 속에서 우리는 웬지모를 위로를 받게 된다.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은 네 탓이 아니야. 내 탓도 아니고. 예언 탓도 아니고, 저주 탓도 아니지. DNA탓도 아니고, 부조리 탓도 아니고, 구조주의 탓도 아니고, 제 3차 산업혁명 탓도 아니야. 우리들이 모두 멸망하고 상실되어 가는 것은, 세계의 구조 자체가 멸망과 상실의 터전 위에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지. 우리의 존재는 그 원리의 그림자놀이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아. 바람은 불지. 미친 듯이 불어대는 강한 바람이 있고,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있어. 그러나 모든 바람은 언젠가는 없어지고 사라져. 바람은 물체가 아니야. 그것은 이동하는 공기의 총칭에 지나지 않아. 너는 귀를 기울이고 그 메타포를 이해하는 거야."

 

그렇다. 우리의 삶이 딛고 서 있는 곳 자체가 상실이고, 멸망이다. 우리의 결말은 그곳으로 치닫고 어쩌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비극을 사랑하는 것일까. 당신의 존재는 어떤 책임을 지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운명을 운명대로 느끼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열심히 사회를 움직이며 살아간다. 나는 어디 작은 곳에서 일을 하고, 누군가는 밥을 먹고, 아이를 낳는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굴러간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이 어디쯤에 위치해있으며 이 곳에서 어떤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쯤은 스스로가 알아야한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언제고 당신을 멸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상실의 터전에서 끊임 없이 자신의 존재를 상실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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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해변의 카프카' 후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I**s | 2022.01.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의 약간은 외설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을 서스름 없이 소설 속에 담아, 오히려 그러한 부분이 문학스럽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과 어떻게 보면 찜찜할 수도 있고, 아쉬울 수도 있고, 뒷부분을 마음껏 상상해 볼 수도 있는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내용 전개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해변의 카프카]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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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의 약간은 외설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을 서스름 없이 소설 속에 담아, 오히려 그러한 부분이 문학스럽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과

어떻게 보면 찜찜할 수도 있고, 아쉬울 수도 있고, 뒷부분을 마음껏 상상해 볼 수도 있는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내용 전개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해변의 카프카]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책 리뷰에 본문의 줄거리가 나와있다면 이 책을 읽고자 기대하는 이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줄거리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사랑하고 또 추천하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간략히 설명하고 싶다.

[해변의 카프카]는 등장인물이 꽤나 많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장 별로 각각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그 중에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은 카프카와 까마귀소년, 나카타씨 이렇게 세 인물인 것 같았다.

 

 

단연 책의 주인공을 한 사람만 짚으라고 한다면 다무라 카프카 라는 소년 뿐이겠지만, 그와 항상 함께하는 까마귀 소년과 그와 반대되는 삶을 사는 나카타씨 또한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본인이 이 책을 읽었을 때, 카프카 소년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개척과 발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진취적이지 않나 하고 느꼈다.

반면 나카타씨는 그와 반대되게 흘러가는 삶에 세월을 맡기는 느낌이었다.

현재의 삶에 고뇌하고 고민하지만 그걸 바꾸거나 개척하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데로 받아들이고, 기다리고 또 그 상황속의 변화를 따라간다.

 

 

이렇게만 비교를 한다면 나카타씨의 삶은 카프카 소년에 비해 부족한게 아닐까 라고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받아들이는 삶 조차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뇌하고 절망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카프카 소년처럼 어떻게든 더 나은 삶을 찾기위해 나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러다가 지치면?

불안해지고, 초조해지고, 막연한 공포들과 함께 살아간다.

이럴때 나카타씨처럼 살아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본문에서 나카타씨는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는 어떻게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는지 본인도 잘 모르는 듯 했지만 나는 알 것 같기도 했다. 

바로 '기다림'이다.

그는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다고 말하며 기다리는 것을 잘 했다.

나카타씨가 고양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오랜시간 지켜보며 행동양식, 울음소리, 표정, 몸짓 과 같은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 대화의 방식을 조금씩 터득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바로 '기다림'의 결과인 것이다.

그는 물 흐르듯이 삶을 살아가고 뭉근히 기다릴 줄만 아는 사람이었지만 사실은 그게 인생의 정답이 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을 때, 그저 주변에 주어진 일들을 하며 일단 살아가다보면(인생의 좋은날이나 뚜렷한 목표가 다시 나타나길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많은 것을 해 와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 놓은 것들이 생겨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인은 나카타씨의  삶을 사랑했고, 나카타씨가 하는 모든 말들을 존경했다.

나는 누군가를, 그리고 나 스스로를 그렇게 천천히 기다려 줬던 적이 얼마나 있을까.

본문에서 나카타씨의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했다.

나 스스로가 느끼기에 이 책의 주인공은 나카타씨인 것 처럼 나카타씨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소설을 읽고 인생을 생각했다고 하면 거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나카타씨의 삶을 보는 동안의 나는 분명 행복했고 삶의 '기다림'이란 것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스러울 때 마다 다시 찾는 책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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