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5월 04일 |
---|---|
쪽수, 무게, 크기 | 448쪽 | 510g | 140*215*30mm |
ISBN13 | 9788937436888 |
ISBN10 | 8937436884 |
발행일 | 2018년 05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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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8쪽 | 510g | 140*215*30mm |
ISBN13 | 9788937436888 |
ISBN10 | 8937436884 |
1 장편공모전이라는 시스템 1.5‘입사동기’가 영어로 뭐죠? 2 1996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2.5 신입사원 채용시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은 ‘경력’ 3 출판인과 평론가들의 문예운동 3.5 신춘문예, 과거제도, 그리고 공채 4 2000년 이후 생겨난 장편소설공모전들 4.5 이 중 성격이 다른 것을 고르시오 5 21회 한겨레문학상 및 5회 수림문학상 심사기 5.5 서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6 “공무원 시험 같은 느낌입니다” 6.5 영화계는 어떻습니까? 7 등단연도를 언제로 할까요 7.5 문예지 편집위원의 옆자리 8 정보, 또는 당신이 간판에 맞서는 방법 8.5 지뢰밭 앞에 선 병사 9 암흑물질과 문예운동 9.5 당선과 합격 부록 미키 골드밀 |
난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다.
9급 공채로 들어와서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다.
그리고 아마 별 이변이 없는 한 정년까지 다닐 것이다.
요즘은 내가 처음 공무원생활을 시작한때보다 훨씬 더 공무원에 대한 위상이 높아져 있다.
위상이라면 좀 거창하고, 완전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많은 취준생 뿐만아니라 기존회사에 다니고 있는 중년들도 9급 공채시험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도대체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90년대 중반엔 별로 인정받지 못했던 9급 공무원이 왜 이렇게 많은 취준생들에게 선망의 직업이 됐을까?
이 책의 저자인 장강명 작가는 <표백>이란 소설로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책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았었고, 나 역시 그때 당시 모르는 작가였지만, 문학상에서 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 책을 선택했었다.
그 당시 작가는 현직기자였고, 그 후로 장편소설을 여러권 냈고, 전업작가로 산다고 알고 있다. 아마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쥬인 이런류의 책은 작가로선 처음인것 같은데, 주제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작가가 가장 잘 아는 분야인 문학상에 대한 얘기가 상세히 나왔고, 그런 문학상 수상과 대기업, 공무원 공채제도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역시 기자출신답게 통찰력이 참으로 뛰어난 것 같다
문학상, 대기업 공채, 공무원 공채 모두 합격인원은 정해져 있고, 그 안에 들어가기 위해 수십배, 수백배의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일단 합격한 사람은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불합격자의 세계로 밀려날 일이 없다.
물론 작가는 계속 작품활동을 하기 위한 노력을, 대기업은 그 안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지만, 어쨋거나 합격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 수많은 불합격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왜 그렇게 그런 선발제도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리고 뭣때문에 개성이 강한 제 각각의 사람들이 선망하는 게 이렇게도 획일적일까.
작가의 말에 따르면, 간판을 중요시하는 문화때문이다.
사실 내용을 잘 모른다면 우린 간판으로 평가를 하고, 잘못된 선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좋은 간판을 먼저 고르게 된다.
작가들의 경우, 문학상 출신과 문학상 출신이 아닌 소설가는 대우가 다르고, 호칭이나 방송출연여부등 평범한 우리로선 좀 의아한 것들까지도 차별을 받는다고 한다.
공채시험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의 역량을 확인할수 없으니 시험으로 일단 사람을 뽑고 보자는 건데, 그 시험이라는게 실제 업무와는 무관한 시험이 대부분이고, 시험을 통과해서 입사를 하면 다시 돈을 들여 업무관련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비실용적이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인가...
그리고, 이런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몇 년씩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얼마나 낭비되는 인원들인가...
9급 공무원이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아마 imf이후일 것이다.
그때를 계기로 안정된 직장에 대한 열망이 사회적으로 높아졌고, 갈수록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해지니 더욱 더 이런 현상이 심화된 것 같다.
학벌과 업무능력이 별개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처럼 대단한 똑똑함과 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이 아닌경우, 사실 나온 대학값도 못하게 일하는 직원도 여럿 봤다.
사실 업무능력은 일을 시켜봐야 알수 있는 건데, 공무원의 경우 일단 되기만 하면 그 사람이 일을 잘 못하든, 성격이 이상한 사이코든, 맨날 빈둥거리면 할 일을 제대로 안하든, 공무원으로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어떻게 할 도리가 없고, 고스란히 주변의 직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감히 공무원 공채제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공무원도 인턴제도를 도입해서 몇 배수의 인원을 인턴으로 선발한 다음, 일을 시켜보고 선발하는 방식을 택하면 좋겠다.
그래봤자 어차피 공채제도의 연장이긴하지만, 그래도 일단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줄수 있고, 검증되지도 않은 성적이 좋은 사람을 무조건 뽑는 실수는 좀 더 줄일수 있지 않을까싶다.
시작은 장강명 작가의 책이었으나, 공채제도의 수혜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한 나로선 내가 아는 공무원 공채제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작가가 제안한 여러가지 대안이 좀 더 구체화되고 현실화되어서 우리 아이들이 구직활동을 할때는 좀 더 다양한 길이 있으면 참 좋겠다.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민음사/2018.5.22.
sanbaram
해마다 신년이 되면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법시험이나 국가 공무원 시험, 대기업 공채 시험을 보는 날이 그렇고, 제일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수학능력시험 날이다. 나라 전체가 시험 열기에 휩싸이며 출퇴근 시간까지도 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험 열기가 생긴 원인과 그 결과로 생기는 문제점과 그 해결방법을 집중 탐구한 책이 <당선, 합격, 계급>이다. 저자는 <동아일보>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정치, 사회, 산업분야을 취재하며 이달의 기자상, 과훈언론상,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 대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등이 있으며 뮤지션 요조와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한다.
“내가 이 취재를 통해 보려 하는 것은 한국 사회였다.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 그리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는 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p.22)”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대규모 동시 시험으로 합격자 또는 당선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문학계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어떻게 해서 서열구조와 관료주의를 불러왔는가. 이걸 어떻게 깨트려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그 대안을 하나씩 풀어 놓는다. 문학과 출판에 관한 내용은 자연수 차례에 모아 설명하고, 문학과 출판계가 아닌, 각종 시험으로 뽑는 수능시험, 회사 공채, 사법시험, 공무원 시험 등의 내용은 0.5의 숫자에 정리해서 한 눈에 자기가 알고 싶은 영역을 파악하여 읽을 수 있게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로스쿨, 대학 총장 추천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따져 보면 다 같은 내용이다. 첫째로는 ‘못 믿겠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가진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스쿨과 학생종합전형은 모두 각종 부정 의혹을 사고 있다. 그 두 제도에 붙는 명칭도 같다. ‘현대판 음서제’이다.(p.233)” 장편소설공모전이든, 공채 제도든, 대학 입시든, 시험의 형식만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 그 시험은 많은 부조리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결과이자 타협점이기도 하며, 여러 주체들과 거의 한 몸처럼 묶여있다. 이 점을 무시하고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기기묘묘한 편법과 부작용만 잔뜩 낳기 일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국 사회에 시험을 통해 획득하는 간판이 존재하며, 그 간판이 곧 신분이 되고, 그로 인해 계급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듯하다. 인터넷에서 ‘대학 순위’, ‘직업 서열’ 등의 검색어를 치면 다양한 도표들을 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그런 계급 구조를 카스트나 골품제에 빗대기도 한다.(p.294)” 한국에서 간판이 만드는 차별과 서열의 구조는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 된다. 그런 ‘합의’는 여러 각도에서 공고히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그 간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간판을 믿고 선택하는 것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판 외에 달리 더 좋은 선택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안내소에 있는 지도는 부정확하거나 누락된 정보가 많다. 얼마간은 그런 지도를 그리는 일 자체가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다. 부분적으로는 간판으로 득을 보는 이들이 정확한 지도 제작과 보급을 반대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나는 모험을 하게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믿을 수 있는 정보는 그중 하나다. 다른 두 가지는 충분한 보상과 실패했을 경우의 대비책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그 세 가지가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과 기업들은 모험을 극히 꺼린다, 그 결과 역동성이 점점 사라지고 우리 공동체가 계급사회 같은 모습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상속, 혼인, 시험과 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신분을 바꾸기 어려운.(p.429)” 이런 문제점을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우선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실행해 나가면 될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알릴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정보를 공개해 나간다면 취업준비생이나 중소기업 등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험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려면 중소기업의 특허를 빼내는 대기업이나, 납품단가를 후려쳐서 중소기업이 설자리가 없게 한다든지, 골목상권까지 대기업이 차지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또한 충분히 생각하고 실패했을 때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 마련 등이 꼭 필요하다.
“대체로 어떤 시험을 치고 특정 집단의 구성원이 됨으로써 그 신비로운 권위를 얻는다. 그 집단은 주류 문단일 수도 있고, 명문대일 수도 있고, 대기업일 수도 있다. 시험에 합격해서 그 단체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만 한번 들어가고 나면 쉽게 퇴출되지 않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 단체 구성원이 되는 입시에 통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일종의 자격증처럼 작동한다. 이 신비로운 권위를 ‘간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p.289)” 왜 중견, 중소기업에 잘 다니고 있는 젊은 회사원이 삼성과 LG신입사원 공채에 입사 지원서를 내는가? 내부 사다리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채에 한번 합격한 뒤에도 다른 공채에 재도전 한다. 채용 담당자들도 그 트랜드를 받아들이고,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경력자를 뽑으려 한다. 공채 시험이 바로 과거제도의 잔재라 할 수 있다. 수시 채용을 못하게 막는 사회의식이 문제다. 대학 입시처럼 채용시장도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취업준비생이나 수능시험을 앞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살펴볼 여유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읽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이 취재를 통해 보려 하는 것은 한국 사회였다.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 그리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는 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p.22)”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대규모 동시 시험으로 합격자 또는 당선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문학계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어떻게 해서 서열구조와 관료주의를 불러왔는가. 이걸 어떻게 깨트려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그 대안을 하나씩 풀어 놓는다. 문학과 출판에 관한 내용은 자연수 차례에 모아 설명하고, 문학과 출판계가 아닌, 각종 시험으로 뽑는 수능시험, 회사 공채, 사법시험, 공무원 시험 등의 내용은 0.5의 숫자에 정리해서 한 눈에 자기가 알고 싶은 영역을 파악하여 읽을 수 있게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로스쿨, 대학 총장 추천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따져 보면 다 같은 내용이다. 첫째로는 ‘못 믿겠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가진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스쿨과 학생종합전형은 모두 각종 부정 의혹을 사고 있다. 그 두 제도에 붙는 명칭도 같다. ‘현대판 음서제’이다.(p.233)” 장편소설공모전이든, 공채 제도든, 대학 입시든, 시험의 형식만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 그 시험은 많은 부조리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결과이자 타협점이기도 하며, 여러 주체들과 거의 한 몸처럼 묶여있다. 이 점을 무시하고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기기묘묘한 편법과 부작용만 잔뜩 낳기 일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국 사회에 시험을 통해 획득하는 간판이 존재하며, 그 간판이 곧 신분이 되고, 그로 인해 계급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듯하다. 인터넷에서 ‘대학 순위’, ‘직업 서열’ 등의 검색어를 치면 다양한 도표들을 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그런 계급 구조를 카스트나 골품제에 빗대기도 한다.(p.294)” 한국에서 간판이 만드는 차별과 서열의 구조는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 된다. 그런 ‘합의’는 여러 각도에서 공고히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그 간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간판을 믿고 선택하는 것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판 외에 달리 더 좋은 선택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안내소에 있는 지도는 부정확하거나 누락된 정보가 많다. 얼마간은 그런 지도를 그리는 일 자체가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다. 부분적으로는 간판으로 득을 보는 이들이 정확한 지도 제작과 보급을 반대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