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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린

아일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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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62g | 128*188*30mm
ISBN13 9788954655477
ISBN10 895465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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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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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 동안 알코올중독증 남자 여럿과 함께 살아봤는데, 그들 하나하나가 내게 가르쳐준 건, 걱정은 쓸모없고 이유를 묻는 것은 부질없으며 도우려는 시도는 자살행위라는 사실이었다. --- p.13

지금 나는 혼자 산다. 행복하게. 심지어, 기쁨에 겨워. 다른 사람들 일에 관여하기에는 너무 늙었다. 그리고 이제는 미래를 끌어다가 생각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젊었을 때는 항상 걱정에 빠져 있었고, 적잖이는 내 미래에 대한 걱정, 대개는 아버지와 관련한 걱정을 했다. 아버지가 얼마나 더 살까, 무슨 짓을 할까, 매일 저녁에 퇴근해 돌아가면 무슨 일이 벌어져 있을까 같은. --- p.13

그 겨울에는 해가 아주 빨리 져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어둠의 덮개 아래에서 나는 얼마간 안락했다. --- p.14

그가 좋아할 유형은 예쁘고 다리가 길고 입술이 불룩하며 아마도 금발일 테지, 나는 추측했다. 그렇긴 해도 꿈은 꿀 수 있었다. 그가 만화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이두박근이 꿈틀하고 치솟는 모습을 몇 시간 동안 바라보았다. 지금 그 남자를 상상하면, 이쑤시개를 입에 넣고 휙휙 돌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름다웠다. 한 편의 시였다. --- p.28

아, 내 불쌍한 지하 세계, 두꺼운 면 팬티와 어머니가 입었던 꽉 조이는 낡은 거들로 기저귀 찬 아기처럼 단단히 싸인 그곳. 내가 립스틱을 바른 건 멋을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맨입술 색깔이 젖꼭지 색깔과 똑같기 때문이었다. --- p.34

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 더욱이 자신을 변호하는 방법은 배운 적이 없었다. 차라리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분개하는 편이 나았다. 어렸을 때도 말없는 아이였고, 앞니가 돌출될 정도로 오래 엄지손가락을 빠는 그런 유형이었다. --- p.41

그날 밤에는 나 홀로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앞의 절벽 너머로 차를 몰아가지 않기로 한다면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까 자문했다. 결국 내 인생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랜디의 집, 즉 여전히 분통 터지는 어둠으로, 그런 다음에는 우리집으로 흘러갈 뿐이었다. --- p.93

아버지의 기분 변화와 감정 폭발 때문에 진이 빠졌다. 아버지는 화를 너무 자주 냈다. 나는 실수로 아버지의 성미를 건드릴까봐 항상 두려워했고, 그러지 않을 때는 화가 나서 일부러 건드리려 들었다. 우리는 늙은 부부처럼 게임을 했으며 이기는 쪽은 항상 아버지였다. “너한테 끔찍한 냄새가 난다.” 그날 아침 아버지가 그렇게 말할 때 나는 그 턱선 아래로 면도칼을 꺾어내리고 있었다. --- p.103

거실 소파에 누워 베르무트 술병을 허벅지 사이에 끼운 채 잡지를 읽는 어머니의 머리 위로는 오후의 답답한 햇빛 속에서 담배 연기가 자욱한 먹구름처럼 떠 있었다. “지옥으로 엄마 보러 온다고 약속해줄래, 아일린?” 어머니는 묻곤 했다. --- p.109

삼십대에 만난 한 남자가 기억나는데, 어느 밤에 그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 얘기?나무 아래에 놓인 선물, 코코아, 강아지, 불을 피워 밤을 구워 먹던 일?를 지겹게 늘어놓으며 내 귀를 학대했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남자들보다 내게 더 혐오스러운 건 없다. --- p.149

어쨌든 나는 변화를 거듭하는 그애들의 비참한 얼굴이 좋았다. 가장 좋은 건, 어린 시절의 통통한 볼과 미숙한 부드러움을 뚫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자의 매서운 얼굴이 비칠 때였다. 그럴 때 나는 전율을 느꼈다. --- p.159

“사모님,” 그렇게 부르는 걸 듣고 그의 얼굴에 침을 뱉을 뻔했다. “아버님과 얘기 나눴고요.” 그가 말했다. “아버님이 본인 소유물을 따님이 관리하도록 넘겨주기로 하셨습니다. 따님이 그 총을 아버지에게 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요. 본인 표현입니다.” --- p.239

그런 남자를 사귄 나는 바보였다. 남자 전반에 관해서도 바보였다. 사랑에 대해 배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온 동네의 문을 다 두드려보고 나서야 맞는 집을 찾았다. 지금은 마침내 혼자 살고 있다. --- p.267

내가 생활해온 가정과 직장의 특성상, 남에게 복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느끼게끔 말하는 법을 오랜 시간에 걸쳐 배웠다고밖에 달리 할말이 없다. 사실 이 여자에게서 추악한 진실을 끄집어내는 일에 관해서라면, 나야말로 남다른 경험을 통해 소양과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p.333

지금 내가 살아가는 모습은 이렇다. 아름다운 곳에서 산다. 아름다운 침대에서 잔다. 아름다운 음식을 먹는다. 아름다운 곳들을 따라 산책한다. 사람들을 마음 깊이 좋아한다. 밤에 내 침대는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 위에 나 혼자 누워 있으므로. 고통이나 기쁨으로 쉽게 울며 그걸로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는다. 아침이면 밖으로 나가 또 하루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이런 삶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 p.356

우리 가족이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끔찍한 사람들이 아니었고, 당신들보다 특별히 더 나쁠 것도 없었다. 우리의 결말, 우리에게 생긴 일은 그저 운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 p.36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나는 누구에게도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여자애였다.

실은 항상 격분했고 부글부글 끓었으며 내달리는 생각과 살인자 같은 정신으로 살았다. 항상 살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자살할 생각은 없었다.

탈출을 갈망하면서도 매번 게으름과 두려움에 눌려 너무 오래 미뤄왔다. 바로 그 성난 아일린으로 살았던 마지막 날들이 펼쳐진 12월 말의 일주일.

그 밤 처음으로 진정한 나 자신을 보았다. 한창 변화하는 삶의 진통을 겪고 있는 작은 인간.

내 평생의 예금. 그리고 총이 있었다. 이것은 내가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뛰어난 장편 데뷔작. 작품 속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굉장한 즐거움을 느낀 독자들은 여전히 한 가지 질문과 함께 남겨질 것이다. 오테사 모시페그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 보스턴 글로브
짐 톰프슨과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만난다면 아일린과 같은 존재를 만들자고 공모했을 것 같다. 어둠보다 어둡고, 고드름처럼 차갑다. 훌륭하게 쓰였고, 끔찍하게 재미있다.
- 존 밴빌 (소설가)
셜리 잭슨과 메리 겟스킬이 문학계의 딸을 둔다면 그건 오테사 모시페그일 것이다. 그녀의 장편 데뷔작은 반드시 주목할 만하다.
- 북페이지
오테사 모시페그는 아름다운 문장을 쓴다. 연이어 펼쳐지는 그 문장들은 익살맞고, 충격적이고, 현명하고, 섬뜩하고, 재치 있고, 지독히 날카롭다. 이 소설의 전반부는 특히 인상적이다. 세심하면서 기발하고, 생생하면서 흥미진진하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지금껏 소설에서 만나온 사회 부적응자 가운데 가장 이상하고 엉망이고 애처롭지만 흉내낼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랑스럽다. 장담하건대, 그동안 당신은 이런 작품을 읽어본 적 없을 것이다.
- 워싱턴 포스트
주인공 아일린이 결코 단순한 문학적 괴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의 위력이 발휘된다. 극도로 생생하면서 인간적이다. 육체적·정신적 누추함을 환기하는 작품으로서 독창적이고 대담한 걸작이다.
- 가디언
어두운 감정과 뒤틀린 환상이 만연한 오테사 모시페그의 심리 스릴러는 그야말로 사악하다.
- 오프라닷컴
오테사 모시페그는 주도면밀히 구성한 기초 위에 굉장히 충격적인 결말을 세웠다. 놀랍게도 그녀는 심리 서스펜스, 호러, 집착과 광기라는 각각의 요소를 정교하게 접목해낸 최초의 소설가다.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독자를 동요시키는 장편 데뷔작. 결말 역시 황홀하면서 충격적이다. 기분 나쁘지 않은 비호감에 더럽고 놀라운 아일린은 진정으로 독특한 캐릭터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아일린』의 클라이맥스는 기묘하고 섬뜩하면서도 묘한 만족감을 준다. 독자의 마음에 불안한 여운을 남기는 걸작 심리 드라마.
- 뉴스데이
오테사 모시페그는 첫 장편소설을 통해 지난날 단편소설로 쌓아온 자신의 성취를 넘어섰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적나라하면서 밀실공포적 분위기를 구사하는 오테사 모시페그의 장기가 매우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 젊은 작가는 이미 인간 정신의 가장 음산한 면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지녔다.
- 월스트리트 저널
오테사 모시페그는 여느 작가(성별·국적을 불문하고)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결정적이다. 그 독특함은 『아일린』을 통해 확고해진다. 술책 부리기를 거부하며 전적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되고자, 스스로 순전한 예술성 안에 머물고자 하는 작품이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오테사 모시페그의 언어 구사력은 뛰어나다. 그녀는 모든 가능성을 제시한다. 『아일린』은 내적 혼란이 어떻게 외적 소란으로 변화하는지 훌륭하게 써낸 작품이다.
- 커커스 리뷰
매력적으로 불안하다. 기분좋게 음침하다. 즐겁게 삐딱하다. 오테사 모시페그의 강렬하고 맛깔나고 비범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마음속에 떠오른 모순적 감상들이다. 작가가 부린 어두운 마법에 웃음 짓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NPR
망가진 가족의 왜곡과 공모를 포착한 걸작.
- BBC
진실을 말하는 아름다운 작품.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다.
- 북포럼
최고의 심리 서스펜스 소설.
- 북리스트
주목해야 할 유능한 작가로서 오테사 모시페그를 알린 수준 높은 작품.
- 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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