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3월 27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64g | 126*195*20mm |
ISBN13 | 9788972751632 |
ISBN10 | 8972751634 |
발행일 | 2020년 0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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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64g | 126*195*20mm |
ISBN13 | 9788972751632 |
ISBN10 | 8972751634 |
MD 한마디
[『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초기 걸작선] 고딕 로맨스 고전 『레베카』 작가, 서스펜스의 대가 대프니 듀 모리에 소설집. 듀 모리에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에 걸쳐 쓴, 훗날 대표작들의 토대가 될 발상과 상상력이 담긴 13편의 초기 단편을 모았다.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듀 모리에 작품 세계의 탄생을 볼 수 있는 걸작선집. - 소설MD 이주은
동풍 인형 그러므로 이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성격 차이 절망 피카딜리 집고양이 메이지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 주말 해피 밸리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편지 인생의 훼방꾼 작품 일러두기 옮긴이의 말 |
원제 - The Doll, 2011
작가 - 대프니 듀 모리에
외국 작가의 글이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대개 첫 작품보다는 명성을 얻게 한 이야기들이 먼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게 인기를 끌면, 초기작이 이후 소개된다. 그런 경우야 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전집으로 나올 때도 이야기가 발표된 순서가 아닐 때도 있으니 뭐…….
이 책은, 작가의 초기작을 모은 단편집이다. 총 13개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흐음? 서양은 13을 불길한 숫자로 생각하지 않나?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인가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순서대로 접하면,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 가수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랄까? 데뷔 초의 상큼발랄한 가사가 나이가 들면서 성숙해지고 자아 성찰과 타인에 관한 생각이 느껴지는 단계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이 단편집 역시, 그런 기분이 들었다. 처음 몇 작품은 뭐랄까, 다소 모호하다는 느낌을 주는 표현이 더러 있었다. 무엇을 말하려는 지 알 것 같지만 명확하지 않은, 그냥 분위기라든지 추측으로 ‘이런 거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인형』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는 건지, 아니면 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지 명쾌하지 않은 찝찝함이 남았다. 그런데 계속 읽다 보면, 그런 모호함이 점차 사라지는 걸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딱 짚어서 얘기하지 않지만, 이걸 말하는 거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렇게 인간관계에 관해 냉소적이고 몽환적이면서 우울하고 예민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건 뭐, 작가가 십 년 정도 결혼생활 하면서 남편이랑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웠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남편과 거의 남남 비슷하게 지낸 적이 있는 사람 같은 그런 분위기? 『성격 차이』라든지 『주말』, 그리고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는 두 남녀의 입장 차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게 또 자연스럽고 그럴듯했다. 또한, 『피카딜리』에서는 사랑에 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편지』에서 극에 달했다. 도대체 작가 주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떻게 이런 불안하면서 아슬아슬한 미묘함을 종이 위가 아닌, 공기 중에 흩뿌릴 수 있는 걸까
아, 이 책의 작가는 ‘대프니 듀 모리에’이다. 대표작은 바로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뮤지컬로 공연되는 ‘레베카 Rebecca, 1939’다. 그리고 여기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모두 작가가 25세가 되기 전에 집필했다고 한다. 특히 첫 단편인 ‘동풍’은, 19세 때 완성되었다고 한다. 천잰가…….
영국 서남쪽 끝 실리 제도에서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세인트힐다스섬은 주민이 70명에 불과하며 바깥세상에서 잊혀 완전히 고립된, 단조롭지만 평화로운 섬이다. 그러나 60년 전 이곳에 광기와도 같은 동풍이 몰아치면서 낯선 이방인의 범선이 정박했을 때, 아이처럼 순박했던 섬 주민들은 금세 술과 향락에 물들어갔고, 우두머리 어부 거스리와 제인 부부 사이에는 위태로운 전율이 흐르기 시작한다.
이 책은 대프니 듀 모리에가 '서스펜스의 여제'라는 타이틀을 얻기 전의 초기 단편집이다. 1907년 태어난 대프니 듀 모리에가 (한 작품을 제외하고) 25세 이전에 쓰고 발표한 작품이다. 대프니 듀 모리에에게 '서스펜스의 여제'라는 칭호 뒤로 따라붙는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타이틀에는 못미치지만 가히 '뛰어난 이야기꾼'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로 이 초기작들 없이 '서스펜스의 여제'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 짐작하게 한다.
대프니 듀 모리에에게 우리가 매일 흘려보내는 일상은 모두 특별한 듯 하다. 일상의 평온을 비집고 공포로 뒤바뀌는 순간을 포착해내는 그 뛰어난 통찰의 힘으로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모두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우리가 좁은 도로를 아무 생각없이 무단횡단하는 '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는 생각해보면 공포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무사한 하루를 보내는 것과 같다. 언젠가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출근시간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서있었지만 좁은 도로에 차는 다니지 않고 있었다. 그때 뒤쪽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이의 발걸음 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왼손을 뻗었고 아이의 오른손목을 낚아채 잡았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코너를 돌아 우회전해서 들어오는 흰승용차가 우리 앞을 지나가는 것도 그 순간이었다. 내 반사적인 움직임이 없었다면 내가 어떤 광경을 목격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아이는 신호가 바뀌자마자 자신이 어떤 일을 겪을 뻔했는지도 모른 채 뛰어갔다. 이런 얇은 종이 한 장 차이의 공포가 숨겨있는 일상을 대프니 듀 모리에는 놓치지 않는다.
'동풍'
주민이 70명을 벗어난 적이 없는 작은 섬에 대형 범선이 동풍을 피해 정박한다. 섬은 범선에서 내린 선원들로 활기를 띠고 무기력했던 섬사람들에게 설레임과 흥분을 일으키는데 술에 취한 거스리는 밤새 선원과 놀아난 아내를 죽이고 아침에 눈을 뜬다. 그 사이 동풍은 잦아들어 범선은 수평선의 작은 점이 돼있었다.
'인형'
"...... 연주하는 걸 나도 들어봤는데 등줄기에 싸늘한 전율이 흘렀어. ......"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에 시크한 매력을 갖고 있는 리베카는 비밀에 쌓인 여인이다. 리베카를 사랑하게 된 '나'는 리베카의 집을 방문한다. 그 집에는 줄리오라는 16세 쯤 돼보이는 사내아이 인형이 앉아있었다. '나'는 섬뜩함을 느낀다. 리베카와 단 한 번 키스도 나눴지만, '나'에게 무심한 리베카의 태도는 '나'를 더 애태우고, '나'는 사랑의 열병을 견디다 못해 자정이 넘은 때 리베카를 찾아가는데...... .
'그러므로 이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권력지향 적인 사제 제임스 홀러웨이는 스물두 살의 크랜리 경의 사랑노름의 뒤치닥거리를 자처하고, 사제의 말을 들은 메리 윌리엄스는 다음날 신문 사회면에 이름을 올린다. 메리 윌리엄스의 죽음에 안도하며 제임스는 주일 예배를 집전하다.
'성격차이'
사랑은 조금의 이기심으로도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하고,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게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연인의 사소한 행동과 말에도 공포를 느낀다.
'절망'
김유정의 '봄봄'을 떠올리게 하는 단편으로 가까스로 장인의 허락을 받아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남편과 아내는 일자리를 구하고 둘의 일자리는 정확히 시간이 엇갈려 만날 수조차 없다. 둘의 절망은 사랑할 시간이 없다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가난일까?
'피카딜리'
당시 직업군으로 부잣집 하녀일을 하던 메이지는 짐이라는 남자를 만나 소매치기가 되고 교도소를 거쳐 피카딜'리로 흘러들어간다. 자신의 삶을 기자에게 덤덤히 들려준다.
'집고양이'
엄마에게 접근해 집사노릇을 하며 애인으로 살아온 존은 소녀가 성인이 되자 소녀에게도 추파를 던지며 집적거린다. 엄마는 딸과 존 사이를 질투하고 세상 사람들은 셋의 관계를 알만하다는 듯이 비웃는다. 소녀는 이 모든 것이 공포스럽다.
'메이지'
젊음을 팔고 있는 메이지 앞에 노파가 너도 곧 늙을 것이라 말하낟. 사실 메이지는 삶에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소박한 행복을 바라지만 메이지의 현신을 녹록치 않다.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
여주인은 이혼을 하게 된 친구에게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고 위로 했던 그 날 저녁 그 말을 자신에게 되뇌이게 된다.
'주말'
사랑에 들뜬 남녀의 사랑의 유통기한은 주말을 넘기지 못했다.
'해피밸리'
예지력을 가지고 있는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여자는 여행지에서 자신의 미래의 아들을 만나고 무덤에서 헤어진다. 남편은 그곳이 '해피밸리'라며 그곳에서 살자고 한다.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편지'
이 단편은 오직 남자의 편지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B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랑의 편지는 점점 고조되다가 정점에 오르고서는 기우는 달처럼 스러진다.
'인생의 훼방꾼'
지략가라기 보다는 모사꾼이었던 딜리는 스스로 인생을 망치고 만다. 인생의 가장 큰 훼방꾼은 자신이라는 이야기.
빛나는 보석이 되기 전, 작가의 갈고 닦는 그 여정을 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서스펜스의 여제', '최고의 이야기꾼'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탄생과정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저명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삶의 이면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1969년 듀 모리엔느 그간의 문학적 공헌으로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하사 받았고 1977년에는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로부터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았다. ...... "(면지 작가 소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