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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양장 ]
리뷰 총점9.4 리뷰 49건 | 판매지수 1,236
베스트
에세이 top20 5주
정가
14,800
판매가
13,32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4g | 130*195*25mm
ISBN13 9788932920795
ISBN10 893292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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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 움베르토 에코의 5주기를 맞아 출간한 유작 에세이집. 2000년부터 타계 전까지 쓴 55편의 글을 모았다. 온갖 불합리하고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을 향해 날카롭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에코의 통찰이 담겼다. 독자들을 위해 에코가 남긴 마지막 선물이 될 것이다. - 에세이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유동 사회

1부 늙은이와 젊은이
잘못 산 13년
옛날 옛날에 처칠이 살았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
신은 안다, 내가 바보라는 걸
나는 트위터를 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사생활의 상실
늙은이들이 살아남는 방법

2부 인터넷 세상
인터넷 과잉? 하지만 중국에서는……
인터넷으로 자료를 베끼는 방법
시인들은 어디로 가는가?
교사는 어디에 필요할까?
핸드폰을 삼키다
딸기 크림 케이크
핸드폰과 「백설 공주」에 나오는 왕비

3부 음모와 대중 매체
〈깊은 목구멍〉은 어디에 있는가?
음모와 비밀
아름다운 사회
우연의 일치를 믿지 마라
두 명의 빅 브라더
〈지적인 말〉
경찰의 탐문 조사와 무례한 인간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시간과 역사

4부 인종주의의 여러 형태
히잡을 쓰라고 누가 명령했을까?
반유대주의자들의 모순
알려지지 않은 아내와 남편들
톰 아저씨의 귀환
『쥐』에서 샤를리까지

5부 철학과 종교 사이
사랑과 증오
죽음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의 파리
순록과 낙타
쉿,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동방 박사, 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6부 글을 쓰고 읽는 것에 대하여
아름다운 필체에 대한 단상
페스티벌에서 서로 얼굴을 본다는 것
범죄 소설과 철학
읽지 않은 책에 관하여
저장 매체의 불안정성에 관하여
들어 본 농담이라면 날 좀 멈춰 줘!
기념 논문집
늙은 홀덴
또 다른 아리스토텔레스의 발견
몬탈레와 딱총나무
거짓말과 〈마치 그런 것처럼〉의 세계
불신과 동일시
누가 종이호랑이를 무서워할까마는……

7부 뻔뻔하고 멍청한 인간부터 황당하고 정신 나간 인간들까지
로마의 한 미국 여인
우리가 B를 아예 무시해 버리면
좌파와 권력
용서를 구합니다
기적의 약, 모르타크
나폴레옹은 없다
골 빈 인간들과 신문의 책임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인터뷰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그저께 한 인터뷰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만일 평생 내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이 정말 단 한 권만 있다면 나도 이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다른 많은 사람처럼 바보 멍청이였을 것이다. 어떤 책은 내 20대에 큰 감명을 주었고, 어떤 책은 내 30대의 삶에 방향타가 되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떤 책이 1백 세 때의 나를 흥분시킬지 정말 궁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 p.19

1945년 1월 5일 나는 공작 수컷처럼 잔뜩 허세를 부리며 신부님에게 말했다. 〈신부님, 저 오늘 열세 살 됐어요!〉 그러자 신부님은 툴툴거리듯 툭 던지셨다. 〈잘못 살았네.〉 무슨 말일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셨을까? 나이가 그쯤 됐으면 진지하게 고해성사라도 해야 한다는 말일까? 아님, 고작 남들 다 하는 생물학적 의무 수행이나 한 걸 갖고 칭찬받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일까? 혹은 속정을 숨긴 채 겉으로만 툴툴거리는 피에몬테 사람 특유의 방식대로 애정 담긴 축하의 말을 그렇게 에둘러서 표현한 것일까? 그러나 나는 안다. 스승이라면 의당 제자를 항상 시련으로 몰아넣어야 하고, 필요 이상으로 칭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신부님이 내게 일깨우려 하셨다는 것을.
--- p.21

나는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 그건 헌법이 허용한 권리다. 그런데 트위터에 내 가짜 계정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걸 안 순간 나는 꼭 카살레조의 짝퉁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한번은 어떤 부인을 만났는데, 느닷없이 내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트위터에서 내 글을 잘 보고 있고, 심지어 가끔 나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지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트위터상의 그 인물은 가짜 에코가 틀림없다고 점잖게 설명했지만, 부인은 마치 자기를 자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트위터를 하지 않으면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데카르트의 말을 변주하자면 〈트위토, 에르고 숨Twitto, ergo sum〉이다.
--- p.42~43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공포로 온몸이 굳어 버렸다. 아스팔트 위에 사람의 뇌수가 흘러내린 광경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다행히도 그게 마지막이다). 게다가 죽은 사람을 본 것도, 돌이킬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만일 그때 내가 오늘날의 거의 모든 청소년처럼 카메라 기능이 장착된 핸드폰을 갖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어쩌면 나는 사고 현장에 내가 있었다는 걸 친구들에게 보여 주려고 그 장면을 찍었을 것이고, 그다음에는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아는 사람들을 위해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을지 모른다. 그다음에도 그런 짓을 계속해 나가다가 또 다른 사고 장면들을 찍고,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무덤덤한 인간으로 변해 갔을지 모른다.
그 대신 나는 모든 것을 내 기억 속에 저장했다. 70년이 지난 뒤에도 이 기억 속의 영상은 나를 따라다니면서 타인의 고통에 냉담한 인간이 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실 요즘 아이들에게 그런 어른이 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른들은 영원히 구제할 길이 없다.
--- p.86~87

사람들은 왜 자신의 의무를 다했을 뿐인, 용감하고 신중한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갈릴레이의 생애』에서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왜 불행할까? 그 나라에는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보통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 배를 불리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정직한 방식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 요즘엔 이런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프로 정신으로〉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보통 사람들이 없다면 그 나라는 필사적으로 영웅적 인물을 찾기 마련이고, 그렇게 찾은 사람에게 금메달을 나눠 주기에 급급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의무가 뭔지 몰라 일일이 지시 내려 주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필사적으로 찾는 나라는 불행하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바로 그것이 『나의 투쟁』에 담긴 히틀러의 이념이었다.
--- p.134~135

바야르는 자신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할 때 책을 읽은 사람들도 잘못된 인용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책에 『장미의 이름』과 그레이엄 그린의 『제3의 사나이』, 데이비드 로지의 『교환 교수』를 요약하면서 각각 잘못된 정보를 하나씩 집어넣었다고 막판에 고백했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그 요약된 내용을 읽으면서 그레이엄 그린의 대목에서는 바로 오류를 간파하고 데이비드 로지에 관한 글에서는 뭔가 이상한 걸 느꼈지만, 정작 내 소설에 대해서는 오류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건 아마 내가 바야르의 책을 주의 깊게 읽지 않았거나, 건성으로 책장을 넘겨서 그런지 모른다(바야르건 이 칼럼을 읽는 독자건 그렇게 짐작해도 나는 할 말이 없다).
--- p.228~22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파페 사탄 알레페!
황당하고 뻔뻔하고 피곤하고 엉망진창인 세상 살아가기


이 책의 이탈리아 원제는 『파페 사탄 알레페: 유동 사회의 연대기』로, 〈파페 사탄 알레페Pape Satan Aleppe〉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 제7곡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해석자들이 그 의미를 찾아내려고 분투했지만 대부분 명확한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이 말은 세상의 온갖 나쁜 짓을 이르는 표현으로 해석될 뿐이다.
한편 〈유동 사회liquid society〉는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현대 사회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국가나 신, 이데올로기처럼 위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고, 개인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과연 이런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에코는 그럴수록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말고 무관심과 무지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정치, 사회, 종교, 역사, 예술, 인터넷 등 복잡한 세상 구석구석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세상에는 여전히 웃음과 희망이 남아 있고, 위대한 책과 예술이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에코의 글들은 냉철하면서도 따뜻하다. 두려움이 없고 솔직하다. 먼 나라의 거물급 학자가 고상한 척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옆집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글부터 읽어 보자.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가볍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옮긴이의 한마디]

에코는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들여다보며 날카로운 조소와 풍자를 날린다. 코로나로 홍역을 앓는 작금의 사회를 보고는 또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지만, 더는 그의 지성과 해학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

가장 위대한 지식인 중 하나, 움베르토 에코가 남긴 백조의 노래.
- [커커스 리뷰]

에코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재치 있게 드러낸다.
- [가디언]

에코의 마지막 책이 세상에 나왔다. 정말 멋진 책이다. 그가 돌아왔으면!
- [르 푸앵]

회원리뷰 (49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움베르토 에코의 유동 사회에 대한 성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1.02.23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움베르토 에코는 1985년 3월부터 2015년까지 이탈리아의 시사잡지 《레스프레소 L’Espresso》에 “미네르바 성냥갑”이라는 난에 칼럼을 연재했다(‘미네르바 성냥갑’이라는 이름은 미네르바 회사에서 만든 작은 접이식 성냥갑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 성냥갑 안쪽에 간단하게 메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에코는 거기에 칼럼에 쓸 글에 대한 단상이나 착상을 기록해 두었다고;
리뷰제목

움베르토 에코는 19853월부터 2015년까지 이탈리아의 시사잡지 레스프레소 L’Espresso미네르바 성냥갑이라는 난에 칼럼을 연재했다(‘미네르바 성냥갑이라는 이름은 미네르바 회사에서 만든 작은 접이식 성냥갑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 성냥갑 안쪽에 간단하게 메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에코는 거기에 칼럼에 쓸 글에 대한 단상이나 착상을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2000년부터 2015년 사이에 쓴 400편이 넘는 칼럼 중 유동 사회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성찰로 이해될 수 있는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이전에 낸 책들은 국내에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등의 제목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유동 사회(Liquid Society)’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을 옮긴 박종대는 이 용어가 이전에는 액체 사회’, ‘액체 근대등으로 번역되었다면서, 자신은 어감이나 맥락상 유동 사회가 더 어울리는 번역이라고 쓰고 있다.) 유동 사회란, 공동체 개념의 위기, 흔들리는 근대의 근간, 확고한 기준점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사회다. 이로 인해 모든 것이 어느 정도씩 유동하는 상황이 생겼다. 이 사회에서, “우리는 법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의 눈에 띄는 것이 기준점 없는 개인의 유일한 해결책이 되었다. 돈으로 자신을 드려내는 행태, 소비주의, 무절제한 소배 행태가 그런 것들에 속한다.” (14) 에코는 바로 이러한 사회의 여러 면을 날카롭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에 대해 풍자와 함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의 풍자는 날카롭다. 중심을 잃고, 지성을 버리는 사회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러나 그의 날카로움은 벼린 칼처럼 사회를 난도질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연대하며 서로 기대며 살아가기 위한 전제로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바로 그의 풍자고 비판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인터넷 세상, 스마트폰의 세상에 대해서도 비판하는데, 그 스스로 그 방향을 돌려세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과잉의 시대에 대해 교육과 시민의식과 같은 것을 강조하면서 어떻게 하면 인터넷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중심을 찾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의 고민이 그다지 효과가 없음을 우리는 지금 확인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니 그래서 그의 고민이 여전히 유효하다.

 

이 칼럼집에서도 그가 여전히 책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부의 열 꼭지가 넘는 글이 모두 책에 대한 얘기다. 필체에 대해, 저장 매체에 대해, 소설과 현실에 대해 어쩌면 지금은 이미 결판이 난 듯한 주제들을 다시 꺼내어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다. 컴퓨터 자판에 의존해서 글을 쓰는 시대에 무슨 필체가 의미가 있으며, 저장 매체로서 USB를 넘어서 클라우드로 넘어간 시대에 책이라는 저장 매체의 우수성을 얘기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으로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말을 타기도 하고, 범선 항해를 즐기고, 트래킹을 떠나고, 우표 수집을 하는 것처럼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새로운 저장매체의 수명이 확인되지 않은 마당에 이미 증명이 된 저장매체인 책에 대한 얘기는 어쩌면 아주 사소한 얘기일 수 있으나, 그런 것으로도 애써 중심을 잡고자 하는 에코의 안간힘을 우리는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에코의 새로운 글을 읽지 못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의 글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새로워질 수도 있다. 그의 예측이, 그의 혜안이 옳았다는 것에 감탄할 즈음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소중히 읽어야 한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쉼* | 2021.03.11 | 추천5 | 댓글4 리뷰제목
2016년 타계해서 더는 새로운 작품을 읽을 수 없게 된 것이 안타깝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을 모두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안 읽은 책들이 더 많다. 페이지수 압박에 못이겨 말이다. 세상에 할 말이 많으셨던 분인듯 싶다. 워낙 지성과 해박함과 위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 말이다. 이번 글을 읽고는 살짝 괴팍함도 느꼈다. [레스프레소]지에 기고한 칼럼;
리뷰제목

2016년 타계해서 더는 새로운 작품을 읽을 수 없게 된 것이 안타깝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을 모두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안 읽은 책들이 더 많다.

페이지수 압박에 못이겨 말이다. 세상에 할 말이 많으셨던 분인듯 싶다.

워낙 지성과 해박함과 위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 말이다.

이번 글을 읽고는 살짝 괴팍함도 느꼈다.

[레스프레소]지에 기고한 칼럼 <미네르바 성냥갑> 중에서 최근 글들을 모은 것으로 '유동사회'라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에코는 '유동 사회'라는 말로 이 사회를 진단한다. 유동 사회란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사회다. 다시 말해 정체성 위기와 가치의 혼란에 빠져 방향타가 되어 줄 기준점을 상실한 사회다.

군데군데 따뜸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이 많은 편이다.

이렇게 말하면 성경같은데 그렇게 친절하진 않다.

"내 성공의 비밀은 젊었을 때 내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데 있다"-웬들 홈스 2세

자신이 신이 아님을 깨닫고, 자신의 행위를 항상 의심하면서 지난 삶을 충분히 잘 살지 못했음을 자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신은 없는데 신인 줄 아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갑질, 심지어 자식에게 만 신인줄 아는 사람들(신은 베품입니다. 여러분!!), 다른 세상을 사시는 정치인들 등등 말이다.

읽다보니 이탈리아의 정치인들 유명인들 , 잡지명들이 줄줄 나오는데 어찌나 낯설고 발음이 어려운지 소리내어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늙은이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한편의 소설을 보는듯 괴기스러웠다.

살아남기 위한 젊은이 대 늙은이들의 도륙전이라니...

또한 여러글에서 핸드폰, 인터넷, SNS의 폐해에 대해 자주 언급이 된다.

특히 쇼킹한 사건은 마피아 집단내에서 이루어지는 행위 중 비밀을 발설한 조직원에게 목구멍에 돌을 쳐박아 넣는 벌이 있다고 한다.

한 모로코인이 로마에서 핸드폰을 삼켰다가 경찰에 구조되엇다는 신문기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사이 핸드폰은 자연스럽게 우리 육체의 일부가 되었다. 귀의 연장이고 눈의 연장이고 심지어 페니스의 연장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그의 핸드폰으로 질식시키는 것은 그의 창자로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이나 진배없다."

 

또 하나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가 종이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토론을 거친 이야기다.

물론 종이책이 감소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존폐위기를 논하기에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다. 에코의 주장은 5000년이 넘는 책들이 아직 존재한다.

하지만 저장매체들은 에러도 생기고 소실도 되고 수명도 짧다.

더욱 중요한것은 아마존이 워싱턴포스트지를 사들인 것 워렌 버핏이 지방의 신문사들을 사들인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각적으로 생각해볼 문제인것이다.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도 좋았다.

선량한 영웅, 위대한 시민이런 것들로 언론이 떠든다면 그만큼 영웅이나 선량함이 사라졌다는 반증이니 말이다. 원칙과 본인의 직분이 망각된 현실은 슬프다.

LH사건도 마찬가지다. 본분만 지키면 되는 것들인데 말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너무 늦은 나이에 읽어 아무 감흥도 없었다는 글에서는 공감했다.

'카이로스'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안다.

적기가 있다. 그때 적절한 타이밍!!!

책을 출판하는 것도 그 책을 읽는 것도 타이밍이다. \

삶도 타이밍이다.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4
파워문화리뷰 [에세이/낭독리뷰]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두* | 2021.03.12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움베르토 에코, 낯익은 이름인데 그의 책이나 글을 읽은 기억이 없다. 그가 타계한 이후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대로 여러 잡지에 실었던 시사 칼럼을 추려 55편을 옮겼다. 그가 바라본 세상은 어떤 창으로 열려 있을까.   우연찮게 어제 TV에서 요즘 학생들의 어휘력 문제를 조명했다. 이런저런 스피드 퀴즈 형식의 장면과 뒤를 이어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어려워;
리뷰제목


 

 

움베르토 에코, 낯익은 이름인데 그의 책이나 글을 읽은 기억이 없다. 그가 타계한 이후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대로 여러 잡지에 실었던 시사 칼럼을 추려 55편을 옮겼다. 그가 바라본 세상은 어떤 창으로 열려 있을까.

 

우연찮게 어제 TV에서 요즘 학생들의 어휘력 문제를 조명했다. 이런저런 스피드 퀴즈 형식의 장면과 뒤를 이어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어려워 한 단어가 '글피'였다. 심지어 처음 들어 봤다는 학생도 있다. 어쩌면 요즘을 사는 우리는 '오늘'만 살 것처럼 현재에 집중하다 보니 내일도 모레도 어렵다. 그러니 그다음인 글피를 꿈이나 꿀까?라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한데 에코 역시 요즘 사람들의 과거 인물에 대한 무지와 가짜 뉴스의 심각성에 주목하는 이야기는 어딘가 방송과 통하는 구석이 있어 보인다. 아, 가짜 뉴스가 아니라 허위 조작 정보라고 해야 옳다. 또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이런 허위 조작 정보를 양산·유포하는 기자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어쨌거나 에코가 날카롭게 꼬집는 문제는 현시대, 우리의 문제다.

 

또 다른 이야기로 현대인들이 미디어에 얼굴을 내밀고 싶어 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이런 미친 짓이 대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궁금하다"라며 다양한 형태의 관종들을 예로 들면서 대놓고 조롱하기도 한다. 더욱이 사람들이 SNS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일들, 그러니까 뭘 먹고 어딜 가고 누굴 만나는지 같은 일련의 행동을 온 동네 떠벌리는 <고백 사회>라고 표현하는 데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입이 바짝 마르고 씁쓸해지는 꼭지가 있다. 뭐 거의 모든 꼭지가 맘 편한 곳이 없을 지경이긴 했으나 더 그랬던 부분, 한 학생의 업심여김이 잔뜩 느껴진 '교사의 자취'를 묻는 질문에 그는 자조를 섞어 "과거 학교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곳이었는데 요즘은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곳"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딱히 반박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해 씁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온라인에 떠도는 불분명한 정보를 여과하지 못하고 덥석 받아먹는 게 아니라 필요한 정보로 다듬는 법은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또한 반박할 게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가 평생학습이라는 배움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확실하고도 직설적인 그의 정신세계를 솔직하게 담아낸 듯하다. 다시 고백하건대 그의 작품이나 글을 접한 기억이 없는지라 은근하게 비꼬는 논조는 다소 불편한 점도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대부분 사회 문제가 되는 현상들을 개인의 입장에서 날카롭게 지적하고 나온 것이라서 그의 생각에 더해 독자의 사유를 얹어 볼 만하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과거에 대한 철학, 인터넷에 철학을 잊은 현재, 문학, 문화, 종교와 글쓰기까지 다양한 단상이 담긴 이 책은 그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라니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된 듯 푹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한줄평 (30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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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에세이라 더 눈길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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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댁 | 2021.06.18
구매 평점5점
부담스럽지않고 가벼워서 좋네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c*******t | 2021.03.01
구매 평점5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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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윤*맘 | 202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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