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우리 시대의 《데카메론》
들어가는 글 생명을 구하는 이야기들 빅터 라발 ‘알아보다’ 모나 아와드 ‘이처럼 푸른 하늘’ 카밀라 샴지 ‘산책’ 콜럼 토빈 ‘LA강 이야기’ 리즈 무어 ‘임상 기록’ 토미 오렌지 ‘더 팀’ 레일라 슬리마니 ‘돌멩이’ 마거릿 애트우드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 이윤 리 ‘목련 나무 아래’ 에트가르 케레트 ‘바깥’ 앤드루 오헤이건 ‘유품’ 레이철 쿠시너 ‘빨간 가방을 든 여인’ 테이아 오브레트 ‘모닝사이드’ 알레한드로 삼브라 ‘스크린 타임’ 디노 멘게츄 ‘그 시절’ 캐런 러셀 ‘마지막 버스 클럽’ 데이비드 미첼 ‘바란다고 해서’ 찰스 유 ‘시스템’ 파올로 조르다노 ‘완벽한 여행 친구’ 미아 쿠토 ‘친절한 강도’ 우조딘마 이웰라 ‘잠’ 디나 나예리 ‘지하 저장실’ 라일라 랄라미 ‘내 남동생의 결혼식’ 줄리언 푸크스 ‘죽음의 시간, 시간의 죽음’ 리버스 솔로몬 ‘분별 있는 여자들’ 매튜 베이커 ‘기원 이야기’ 에시 에두잔 ‘성벽 앞에서’ 존 레이 ‘열린 도시 바르셀로나’ 에드위지 당티카 ‘한 가지’ 감사의 글 |
Victor LaValle
빅터 라발의 다른 상품
Mona Awad
Kamila Shamsie
카밀라 샴지의 다른 상품
Colm Toibin
콜럼 토빈의 다른 상품
Liz Moore
리즈 무어의 다른 상품
Tommy Orange
Leila Slimani
레일라 슬리마니의 다른 상품
Margaret Atwood
마거릿 애트우드의 다른 상품
Yiyun Li
이윤 리의 다른 상품
Etgar Keret
Andrew O'hagan
Rachel Kushner
레이철 쿠시너의 다른 상품
Tea Obreht
Alejandro Zambra
알레한드로 삼브라의 다른 상품
Dinaw Mengestu
Karen Russell
David Mitchell
데이비드 미첼의 다른 상품
Charles Yu
Paolo Giordano
파올로 조르다노의 다른 상품
Antonio Emilio Leite Couto
Uzodinma Iweala
Dina Nayeri
Laila Lalami
Julian Fukis
Rivers Solomon
Matthew Baker
Esi Edugyan
John Wray
존 레이의 다른 상품
Edwidge Danticat
에드위지 당티카의 다른 상품
정해영의 다른 상품
|
이야기들은 어떤 식으로든 생명을 구하는 내용이다. 등장인물들이 상대를 즐겁게 하는 것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주된 방식 중 하나다. 어려운 시기에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 시기를 끈기 있게 버텨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 웃고 울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상상함으로써, 마침내 현재를 보고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 p.17, 「들어가는 글」 중에서 나는 원격 피아노 수업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내가 일할 때 쓰는 계정을 이용해서 그녀를 위해 무료 채팅창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봉쇄는 3개월째 접어들었고, 필라는 특유의 장난기를 잃어버렸다. 그녀는 말했다. “화면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떠났지. 나머지 우리는? 우리는 버려졌어.”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왜 아닌 척하는 거야?” --- pp.26~27, 「빅터 라발, ‘알아보다’」 중에서 “힘든 한 해를 보내셨군요. 안 그런가요?” 당신은 아파트에서 혼자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섬처럼 고립된 소파에 누워 몸을 떠는 모습. 불덩이 같은 몸. 눈에서 눈물이 솟구칠 때 마치 익사하는 사람처럼 숨을 헐떡이는 모습. “우리 모두 그랬잖아요?” 당신이 조용히 대답한다. “안타깝게도 모두 여기에 있는 거 같아요.” 마침내 그녀가 말한다. 그녀의 손끝이 당신의 눈썹 사이에 깊이 팬 이마 주름을 따라 움직인다. 코 주변의 힘줄, 입가의 주름. 코 입술 주름. 당신은 그것이 그렇게 불리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팔자주름 말이다. 그 모든 주름에 닿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에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그녀가 눈꺼풀에서 화장 솜을 떼고 당신의 얼굴 위로 거울을 든다. --- p.35, 「모나 아와드, ‘이처럼 푸른 하늘’」 중에서 다음 몇 주 동안 브루사르는 십여 편의 TV 프로그램에 초대되었고, 메이크업 전문가는 그의 이마에 난 흉터가 두드러져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 자신에 대한 공격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의 어물거리는 대답은 겸손의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난생 처음으로 로베르 브루사르는 주변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다는 느낌, 아니 그보다 더 좋은, 존경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멍든 눈과 부상당한 군인 같은 얼굴로 어떤 방에 들어가면, 경외심에서 우러나는 침묵이 뒤따랐다. 그의 편집자는 입상한 순종 말을 과시하는 사육자만큼이나 으스대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 p.94, 「레일라 슬리마니, ‘돌멩이’」 중에서 그래요. 제가 여러분이 문어라고 부르는 작고 어린 것처럼 보인다는 걸 압니다. 그 우호적인 존재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거든요. 제 생김새가 영 거슬린다면 눈을 감으셔도 좋습니다. 어차피 그러면 이야기에 더 집중이 잘 될 테니 말입니다. 안 됩니다, 여러분은 격리실을 떠날 수 없습니다. 밖에는 전염병이 돌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아니지만 여러분에게 너무 위험할 겁니다. 우리 행성에는 그런 종류의 미생물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여러분이 화장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흡수한 모든 영양분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런 용기가 필요 없지요. 여러분을 위해 화장실이라는 것을 하나 주문했지만, 물량 부족이라고 하더군요. 필요하시면 창문 밖으로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꽤 높으니까 뛰어내리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 p.100, 「마거릿 애트우드,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 중에서 난 오슬로에 있는 대학 친구들을 통해 요한을 알게 되었소. 요한은 1993년 여름에 프라하로 이사를 할 계획이었지. 당시 프라하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는데, 대학교육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야망이 없이 ‘문학 공간을 열거나’, ‘잡지를 창간하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대부분 그저 빈둥거리며 삶이 의미 없다고 느끼는 요한 같은 게으른 부류였소. (……) 목적이 결여된, 하지만 목적을 찾는 중이라며 늦잠을 자고 많은 영화 비평과 프랑스 철학을 읽고 자신의 시야에 깊이 새겨진 손에 넣기 어려운 여자들에게 골몰하는 우울증 환자들 말이오. 그런 여자들을 사로잡는 데 실패한, 시간이 남아도는 이 실업자 남자들은 대단히 핍박을 당한다고 느꼈고, 자신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준 다소 매력 없는 여자들에게 분풀이를 하곤 했소. --- p.145, 「레이철 쿠시너, ‘빨간 가방을 든 여인’」 중에서 |
|
데카메론 프로젝트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초현실적 현실을 이해하는 가장 멋진 소설적 상상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전염병의 시대를 견디는 당대 최고의 소설가 29인이 써내려간 고통과 희망의 이야기 고립된 시간, 제한된 공간 속에서 펼치는 넓고 깊은 통찰! “어려운 시기에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 시기를 끈기 있게 버텨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무너진 우리의 일상은 회복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인한 상처는 아물 수 있을까. 코로나 이후의 삶은 그 이전과 전혀 다를 것이고,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단계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인류 역사를 통틀어 모호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언제나 소설적 상상력이었다. 《뉴욕타임스》의 편집자들은 700여 년 전 《데카메론》이 공포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끔찍한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처럼,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집필한 단편소설들을 한데 모아 우리 시대의 《데카메론》을 만들고자 했고, 이는 ‘데카메론 프로젝트’로 명명되었다. 2020년 7월 《뉴욕타임스》에 29편의 단편소설들이 게재되었고, 전 세계적인 호응에 힘입어 마침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시녀 이야기》의 작가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는 《데카메론》의 형식을 차용한 SF 단편으로, 격리 중인 지구인들을 도와주러 온 문어 모습의 외계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마스 룸》의 작가 레이철 쿠시너는 〈빨간 가방을 든 여인〉에서 전염병을 피해 모인 한 무리의 사람들 중 노르웨이의 소설가가 어떻게 자신의 아내를 만났는지 계층, 여성, 민족 등 수많은 편견을 건드리며 흥미롭게 풀어낸다. 《브루클린》의 작가 콜럼 토빈이 쓴 〈LA강 이야기〉는 중년의 소설가가 봉쇄된 상황에서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키려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불시에 닥친 납득할 수 없는 재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 격리됨으로써 홀로 남겨질지도 모르는 두려움 등 불과 1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현실적인 현실과 앞으로 남을 상흔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 29편의 작품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고, 당대 최고의 작가들 29명이 서로 다른 상상력과 통찰로 완성했다. 전 세계가 함께 겪은 고통의 시간들을 예술로 창조해낸 이 짧은 이야기들은 팬데믹 시대라는 초현실적 현실을 이해하고 견디려는 소설적 시도이자 우리 모두의 노력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