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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의 사상사
최제우에서 김수영까지, 문명전환기의 한국사상
창비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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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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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근대전환기 새 세상을 꿈꾸다

1장 최성환의 무상단의 권선서 출판과 통속 윤리의 제안 / 김선희
2장 · 탁사 최병헌의 문명론과 국가건설사상 / 허남진
3장 · 동학공동체의 ‘철학적 근대’: “개벽” 개념의 성립과 계승 및 변용 / 박소정
4장 · 근대 전환기 동학?천도교의 개벽론: 불온성과 개념화의 긴장 / 허수
5장 · 김형준의 ‘동학사회주의’와 ‘네오휴머니즘’ / 정혜정
6장 · 정산 송규의 개벽사상과 그 전개: 일원개벽에서 삼동개벽으로 / 장진영

2부 근대적 국민국가 수립과 그 너머

7장 · 도산의 점진혁명론과 그 현재성 / 강경석
8장 · 만해 한용운의 님의 형이상학: 한국사상사의 맥락에서 본 『님의 침묵』 / 조성환
9장 · 경계를 횡단하는 조소앙과 변혁적 중도주의 / 백영서
10장 · 함석헌 사상 속의 비판적 쟁점들: 개벽, 소위 토발적 시각에서 살피다 / 이정배
11장 · 김수영과 근대의 ‘이중과제’ / 황정아

공저자 소개

저자 소개 11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양철학과 동서비교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학으로 불리는 르네상스기 유럽 학술의 동아시아 전이에 관해 연구하면서 다양한 주제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연구서로서 <마테오 리치와 주희 그리고 정약용>, <서학, 조선 유학이 만난 낯선 거울> 등을 썼고, <하빈 신후담의 돈와서학변>을 번역했으며 <8개의 철학지도>, <나를 공부할 시간>, <동양철학스케치>,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팝콘을 먹는 동안 일어나는 일> 등의 교양서를 썼다.

김선희의 다른 상품

한신대학교 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종교학을 공부했다. 저서로는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지구인문학의 발견』(공저), 『지구적 전환 2021: 근대성에서 지구성으로 다시 개벽의 징후를 읽다』(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인류세의 철학』(공역) 등이 있다.

허남진의 다른 상품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교수. 연세대 철학과 박사. 저서로는 『流?的音?思? - 先秦?子音??新探』과 『?南???北?儒?的建????』(공저) 등이 있다.

박소정 의 다른 상품

1967년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서울여대, 한국방송통신대 등에 출강했으며, 일본 도쿄대학에서 외국인연구원으로 있었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인문한국(HK) 교수(한국사)로 지낸 바 있다. '역사 속의 인간'이라는 전통적인 주제를 지식인에 대한 사상사적 접근, 집합적 주체에 관한 개념사적 접근, 해외 이주민에 대한 관심 등 세방면에서 탐구해왔다. 향후 종교와 정치의 관계, 한국 근현대사학사 등에 관한 연구를 병행하면서 그동안의 문제의식을 심화.확충하려고
1967년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서울여대, 한국방송통신대 등에 출강했으며, 일본 도쿄대학에서 외국인연구원으로 있었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인문한국(HK) 교수(한국사)로 지낸 바 있다. '역사 속의 인간'이라는 전통적인 주제를 지식인에 대한 사상사적 접근, 집합적 주체에 관한 개념사적 접근, 해외 이주민에 대한 관심 등 세방면에서 탐구해왔다. 향후 종교와 정치의 관계, 한국 근현대사학사 등에 관한 연구를 병행하면서 그동안의 문제의식을 심화.확충하려고 한다. 저서로는 『근대를 다시 읽는다』, 『개벽'에 비친 식민지 조선의 얼굴』, 『식민지 공공성: 실체와 은유의 거리』, 『이돈화 연구 』, 『식민지 조선, 오래된 미래』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새로운 식민지 인식의 현주소 '식민지 근대'와 '민중사'를 중심으로」, 「'개벽'의 표상공간'에 나타난 매체적 성격: 표지 및 목차 분석을 중심으로」, 「러셀 사상의 수용과 '개벽'의 사회개조론 형성」, 「1920~30년대 식민지 지식인의 '대중'인식」 등이 있다.

허수의 다른 상품

동국대 갈등치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저서로는 『동학의 심성론과 마음공부』, 『몸-마음의 현상과 영성적 전환』, 『백년의 변혁: 3·1에서 촛불까지』(공저)가 있고, 역서로 『동학문명론의 주체적 근대성』 등이 있다.

정혜정의 다른 상품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장.저서로 『마음인문학개론』(공저) 『우리시대의 인간상』(공저), 『개벽의 사상사』(공저), 역서로 『마음챙김, 미국을 깨우다』(공역) 등이 있음.

장진영 의 다른 상품

1975년 대구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고 이후 인천에서 배우고 성장했다. 인하대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문학평론을 시작했다. 현재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겸 세교연구소 기획실장으로 있다. 공저로 『개벽의 사상사』 등이 있다. 문학평론가, 세교연구소 기획실장.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주요 평론으로 「묵시록과 계급: 백민석의 ‘폭민’과 최진영의 여자들」 「단지 조금 다르게: 김현의 근작들과 시대전환」 등이 있다.

강경석의 다른 상품

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서강대학교와 와세다대학교, 원광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 종교와 역사를 공부하였고, 동학사상사와 지구인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한국 근대의 탄생』,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K-사상사』, 『키워드로 읽는 한국 철학』, 『한국의 철학자들』,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지구인문학의 발견』(공저)이 있고, 번역서로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인류세의 철학』(공역) 등이 있다.

조성환의 다른 상품

顯藏아카데미 원장. 전 감신대 교수. 1955년 7월 15일 서울에서 출생했고 어린 시절 잠시 시골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 대광(大光) 중고등학교에서 기독교 정신을 배웠으며 영락교회와 평동교회에서 행복한 중고등부 시절을 보냈다. 이후 감리교 신학대학교에 입학했고 토착화 신학 전통을 배웠으며 동대학원에 진학하여 一雅 변선환 선생을 사사했다.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 5년 남짓 유학했고 그곳에서 유교와 기독교 간의 만남을 주제로 긴 논문을 썼다. 1986년 모교 교수로 부름 받아 후학들과 20년 이상을 함께 지냈다. 그간 한국 조직신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동시에 素琴 유동식 선생님을 모시
顯藏아카데미 원장. 전 감신대 교수. 1955년 7월 15일 서울에서 출생했고 어린 시절 잠시 시골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 대광(大光) 중고등학교에서 기독교 정신을 배웠으며 영락교회와 평동교회에서 행복한 중고등부 시절을 보냈다. 이후 감리교 신학대학교에 입학했고 토착화 신학 전통을 배웠으며 동대학원에 진학하여 一雅 변선환 선생을 사사했다.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 5년 남짓 유학했고 그곳에서 유교와 기독교 간의 만남을 주제로 긴 논문을 썼다. 1986년 모교 교수로 부름 받아 후학들과 20년 이상을 함께 지냈다. 그간 한국 조직신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동시에 素琴 유동식 선생님을 모시고 한국문화신학회를 창립하여 10여년 이상을 이끌어 왔다. 1990년 서울에서 열렸던 JPIC 대회의 자극으로 생태신학에 눈을 떴고 토착화 신학과 생태(환경)신학을 한국적 생명신학이란 이름하에 연결 짓고자 애써 왔다. 이 선상에서 종교와 과학 간 대화의 중요성을 숙지했고 이 주제에 관한 책을 번역하고 쓰기도 했다.

鉉齋 김흥호 선생님을 통해서 多夕 유영모 사상을 접한 것을 큰 축복으로 알고 있다. 그 덕으로 多夕학회의 일원으로서 多夕을 연구해 왔고 그 결과로 이 책을 엮을 수 있었다. 향후 서구 신학은 물론 일본 교토 학파를 능가하는 多夕학파의 신학 형성에 일조할 생각이다. 마지막 관심은 신학사, 과학사 그리고 예술사를 아울러 서구 기독교를 재구성하는 일이다. 기독교의 근본을 추구했던 故 李信 박사님의 ‘영의 신학’ 덕분으로 이런 꿈을 갖게 되었다. 이를 위해 어려운 일이겠으나 주역에 대한 공부도 해 볼 생각이다. 강원도 횡성에서 독서와 기도 그리고 노동이 아우러지는 ‘顯藏 아카데미’를 꾸미는 일도 삶의 몫으로 알고 준비 중이다. 우리 시대 대안교회인 겨자씨 공동체와의 만남을 소중한 인연으로 알고 열심히 설교하고 있다. 그동안 출간된 10여권의 저서 중에서 『한국개신교 전위 토착신학 연구』(기독교서회, 2003)가 기독교 출판대상을, 『켄 윌버와 신학』(시와진실, 2008)이 문화관광부우수도서로 지정되었다. 그 외에도 『이정배의 생명과 종교 이야기』,『기독교 이야기』『고독하라 저항하라 그리고 상상하라』가 있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신학회 회장, 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 위원장,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단법인 나눔문화 이사장직을 수행했고, 최근에는 3.1운동 100주년 종교개혁 연대 공동대표, 국제기후시민종교네트워크(ICE) 공동대표, 현장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정배의 다른 상품

서울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로서 현대 영국소설과 한국소설 및 비평이론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로 재직하며 동아시아 개념사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 『개념비평의 인문학』,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편저), 『소설을 생각한다』(공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으로의 초대』(공저), 『부커상과 영소설의 자취 50년』(공저), 역서로 『단일한 근대성』, 『아메리카의 망명자』,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도둑맞은 세계화』, 『이런 사랑』, 『컬러 오브 워터』,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
서울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로서 현대 영국소설과 한국소설 및 비평이론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로 재직하며 동아시아 개념사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 『개념비평의 인문학』,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편저), 『소설을 생각한다』(공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으로의 초대』(공저), 『부커상과 영소설의 자취 50년』(공저), 역서로 『단일한 근대성』, 『아메리카의 망명자』,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도둑맞은 세계화』, 『이런 사랑』, 『컬러 오브 워터』,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마세요』, 『쿠바의 헤밍웨이』, 『패니와 애니』(공역), 『역사를 읽는 방법』(공역), 『종속국가 일본』(공역) 등이 있다.

황정아의 다른 상품

편저백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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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永瑞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세교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 동양사학과에서 중국현대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림대 교수를 거쳐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대중국학회 회장, 중국근현대사학회 회장, 계간 《창작과비평》 주간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思想東亞: 朝鮮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 《사회인문학의 길》, 《橫觀東亞》, 《共生への道と核心現場》,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 가지 사건: 1919·1949·1989》, 《동아시아의 귀환: 중국의 근대성을 묻는다》 등이 있다.

백영서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34g | 153*224*30mm
ISBN13
9788936479107

출판사 리뷰

‘근대의 이중과제’와 ‘개벽’이라는 관점
변화를 추동하는 현실 인식


근래에 서구중심주의와 근대지상주의 같은 근대적 사유를 넘어서거나 민족적 경계의 안팎을 성찰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엮은이 백영서는 이러한 다원적인 근대성 논의로는 역사적 근대인 자본주의시대가 한반도의 삶에 발휘한 압도적인 힘을 제대로 인식하고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집필진은 우리 근현대 사상을 재구성하고 거기서 제대로 된 성찰과 변혁의 상상력을 끌어낼 핵심 주제로 ‘근대의 이중과제’와 ‘개벽’을 제시한다.

여기서 ‘이중과제’는 두 과제의 절충이나 선후 단계가 아니라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는 단일한 과제를 의미한다. 자본주의 근대에 적응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해가야 하는 우리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이 분리될 수 없는 단일한 과정임을 통찰하는 이중과제의 관점이 유용하다. 체계적 이론이라기보다 사유의 방법이나 분석의 틀이라 할 이 담론은 꼭 근대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상식적으로 경험하는 것이기도 할뿐더러 역사적 경험 역시 그러하다.

한편 ‘개벽’은 한국 근현대사상이라는 특수한 대상에 접근할 고리다. 주로 구한말 토속 종교가 주창한 신비적 개념으로 여겨지곤 했던 이 말은 한국 근대라는 격동의 현실을 고려할 때 고통과 구체제를 종식하고 새로운 세상을 도모하는 정치적 기획과 연결된다. 이런 관점에서 개벽은 변혁, 개혁, 전환과 같은 세속적이고 오늘날 활발히 활용되는 개념들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근현대사상의 넓은 시야와 변화의 전망을 잘 보여주는 용어라고 연구진은 판단한다.

근대전환기의 변화와 혼란을 맞닥뜨려
자기 수양과 사회변혁을 외친 종교와 사상


책 1부는 혼란기인 조선 말기에 변혁을 꿈꾸며 새롭게 등장했던 사상가들을 만난다. 1장에서 김선희는 19세기 후반에 중인 출신 무인 관료인 최성환이 참여한 도교 계열의 ‘권선서’ 출간과 유행 과정을 살피며, 당시 유학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모종의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설명한다. 이는 근대전환기 첫머리에 19세기의 사회적 변화와 도덕적 혼란에 대응해 이미 내부에서 변혁의 역량을 축적하고 변화를 꾀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이어서 허남진은 토착적 신학자로 평가되는 최병헌을 소개한다. 그는 유교와 기독교를 결합해 개인 수양과 사회적 변혁을 연결시켰다. 그의 지향이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지는 못했지만, 정교결합이라는 흐름은 개벽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3~5장은 동학을 정면으로 다룬다. 동학은 단지 조선 왕조의 누적된 병폐를 개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벽을 향한 사상적·실천적 돌파를 이루기 위해 출발한 것으로, 단순한 왕조 교체나 제도적 변혁을 지향한 혁명이라기보다 자기 수양을 바탕으로 사회변혁을 추구한 문명전환 운동이었다고 저자들은 평가한다. 3장에서 박소정은 동학과 천도교를 하나로 묶어 ‘동학공동체’로 호명하면서, 그 공동체 내부에서 개벽 개념을 재해석한 과정을 보여준다.

최제우에 의해 제시된 ‘다시개벽’은 중국에서 유래한 전통적 의미의 개벽처럼 천지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우주 속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노력으로 일어나는 개벽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어서 허수는 4장에서 개념의 언어적 연결망을 분석하며 수운의 ‘다시개벽’이 가진 불온성이 1910년대에 들어 사회진화론의 점진적 발전론에 의해 개념화되면서 순치되는 경향을 띠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이후 개벽의 불온성은 ‘혁명’이라는 용어에 의해 대체되었지만, 본래적 의미의 개벽사상은 기층 민중의 인식 속에 넓게 복류하면서 한국인의 근대 경험을 특징지었다고 말한다. 동학의 개벽 개념 자체에 천착한 두편의 글과 달리 정혜정은 5장에서 천도교가 주도한 신문화운동 2세대 김형준에 초점을 맞춰 그의 ‘동학사회주의’를 분석했다. 동학사회주의의 핵심인 변증법적 주객통일의 인간주체론은 역사변혁의 주체로서, 그리고 자본주의적 개인을 넘어서는 역사적·사회적 개성으로서 인간 이해를 제시한다.

한편 장진영은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종규 대종사의 ‘일원(一圓)개벽’을 계승?발전시킨 정산 송규의 ‘삼동(三同)개벽’을 6장에서 설명한다. 원불교 정신개벽의 방향은 도학과 과학이 병진된 대안적 문명세계의 비전을 보여준다. 특히 해방 직후 제출된 정산의 정교동심(政敎同心)론은 마음의 혁명을 통해 궁극적인 새로운 국가의 건설이 가능하다는 독창적 관점을 선보였다.

식민, 분단, 전쟁, 독재에 맞서
싸우고 바꿔낸 사상과 사상가들


책 2부는 잘 알려진 근현대 한국사상의 거인들을 변혁의 시각에서 다시 해석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근대 국민국가 수립과 더 나은 나라만들기를 부단히 고민하고 성취하려 했던 사상가들의 시도가 소개된다. 먼저 7장에서 강경석은 도산 안창호를 자기 시대의 변화하는 역사와 현실, 유동하는 정세 가운데 치열하게 사유하고 실천하며 ‘변혁적 중도’의 길을 일관되게 걸었던 점진혁명론자로 해석한다. 민족해방과 독립국가 건설을 당대의 변혁과제로 삼은 안창호가 그 실현을 위해 ‘중도’를 택하고 민족역량의 최대결집을 추구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개벽 인식이 20세기 너머까지 확산해간 양상을 만해 한용운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8장에서 조성환은 만해의 대표작 『님의 침묵』을 분석하며 그가 노래한 ‘님’이 생명의 님으로서 모든 님들의 님이자 그것들을 님이게 하는 ‘메타적인 님’이고, 사상적으로는 척사파나 개화파보다는 ‘개벽파’에 친화적이라고 해석한다.

9장에서 백영서는 임시정부와 해방정국의 주요 정치인 조소앙을 ‘변혁적 중도주의’의 관점에서 해설한다. 조소앙의 독창적 사유체계는 경계를 횡단한 그의 이채로운 행적의 소산인 동시에 한국 사상사를 관통하는 유불선 융합의 사유구조를 내면화한 결과임을 말한다. 한편, 정치와 종교를 아울러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탈기독교적 기독교를 주창한 함석헌의 ‘씨?’ 사상도 변혁사상의 소중한 자원이다. 그러나 이정배는 10장에서 개벽의 시각에 입각해 씨? 사상의 한계를 지적한다. 동학과의 관계를 놓친 것이 함석헌의 편중된 기독교적 시각 탓이라고 비판하는, 자못 논쟁적인 글이다. 마지막으로 11장에서 황정아는 시인 김수영의 시를 둘러싼 해석에 비평적으로 개입하면서, 김수영이 근대적응으로의 일방적 몰입에 저항한 데서 더 나아가 이 땅에 ‘거대한 뿌리’를 박는 방식을 통해 근대의 극복을 도모했기에, 모더니즘적 새로움의 미학에 그치지 않고 이중과제를 수행한 적절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개화와 위정척사의 이분법을 넘어
개벽파의 관점에서 보는 한국 근현대


우리는 구한말 근대의 물결이 한반도까지 이르렀을 때 한반도 지식인들 사이에서 ‘개방’을 주장한 개화파와 ‘쇄국’을 주장한 위정척사파가 있었다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는 기층민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한반도 주민으로 시야를 넓히지 못한 시각일 뿐 아니라, 근대를 오로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강제된 것으로 보는 역사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개벽의 사상들은 우리 스스로 안과 밖의 모순을 극복하고 더 나은 가치가 실현되는 새 세상을 꿈꾸었다. 그 생각들은 외부의 충격에 매몰되지도, 그 위력을 간과하지도 않았으며, 내부의 과제를 단순화하지도, 거기에 갇히지도 않았다. 당면한 과제를 넓고 깊게 사유하면서도 변화의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근대라는 과제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만들어간 ‘적공’의 과정을 새롭게 탐색할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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