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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황정은, 「양의 미래」 수상작가 자선작 황정은, 「아무도 아닌, 명실」 수상후보작 김엄지, 「그의 사정」 김연수, 「동욱」 김희선, 「라면의 황제」 윤이형, 「대니」 이기호, 「나정만 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붐」 정소현, 「할머니 곁에서 잠들다」 조 현, 「언젠가 크리스마스 섬 홍게의 행진」 역대 수상작가 최근작 김 숨, 「입」 박성원, 「몸」 이승우, 「신중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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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황정은 소설의 자아는 손쉬운 연대를 통해 가벼운 희망을 구하지 않는다. 황정은의 이런 자기‘변명’ 아닌 ‘옹호’의 깊이와 넓이는 자아의 위기가 ‘예외 상태’가 아니라 ‘상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데에서 온다. 개별자라기보다는 단독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타자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고 그저 타자와 함께 있으려고 하기에 더욱 그렇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타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에 그렇다. 망각이 죄이고, 기억이 윤리이다. ‘미래를 기억해야 한다’는 역설이 여기서 나온다. 미래가 과거의 상처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면, 미래는 꿈꾸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 된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는 여전할 수 있다. 「양의 미래」는 이런 ‘타자에 대한 타자의 윤리’의 데칼코마니다. 차갑고도 따뜻한 수작秀作이다. ―김미현(평론가) 황정은의 「양의 미래」는 개인을 한없이 왜소하게 만드는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인물이 생존을 위해 갖게 된 소극적인 처세법에 대해 기록하는 소설로 읽힌다. (……) 과감한 생략과 암시적 문장을 통해 몽환적인 그림을 그려 보이는 작가의 서술 방법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지만, 서사의 얼개가 분명하고 환기하는 내용도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그동안 그의 소설을 읽을 때 가끔 받곤 했던, 그래서 적극적인 지지를 망설이게 했던 요령부득의 인상도 사라져서 좋았다. 무엇보다 서정적이면서 상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들여 쓴 문장들에 오래 눈이 머물렀다. 올해는 황정은이다,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이승우(소설가) 황정은의 「양의 미래」는 우직하고 투박한 돌들이 깔린 길을 걷는 것처럼 독자의 발을 걸고 넘어지던 작가의 이전 단편들에 비해 그 돌들이 조금 치워진 듯한 느낌이다. 물론 오래 입은 옷처럼 익숙하게 몸에 붙어버린 남루한 삶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몇 발짝 떨어져서 그걸 바라보는 듯 담연한 시선은 여전하다. 그렇게 스치듯 지나가다 문득 타박타박 우물가로 다가서 가만히 두레박을 타고 깊은 우물 속으로 텀벙 빠져드는 듯한 서늘함도 변함없다. ―이혜경(소설가) 수상소감 자기가 쓴 소설에 대해 이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양의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양의 미래」, 라기보다는 「양의 미래」의 화자에 관해서다. 「양의 미래」의 화자는 스스로 병신 같다고 여기는 무언가를 세상에 남겼고 어쩌면 살아가는 내내 그것 한 가지를 걱정하고 마음 쓸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으로 쓰는 동안 마음이 아팠고 한 계절이 지났는데도 그녀를 생각하면 여태 그렇다. 내 경우 소설 쓰기란 즐겁지만 일단은 외롭고 생각하기 싫은 이유로 종종 화가 나거나 울적해지거나 의기소침해지는 작업인데 이런 소식을 들으면 어떡하지, 싶으면서도 격려가 된다. 쓰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앞으로의 계획이 뭐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언제나 내 대답은 같다. 계속 쓰는 거. 가급적 오래, 그렇게 대답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