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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기획선

이 상품의 태그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기형도 1 10
기형도 2 12
기형도 3 14
기형도 4 16
기형도 5 18
기형도 6 20
기형도 7 21
기형도 8 23
기형도 9 24
기형도 10 25
기형도 11 27
기형도 12 29
기형도 13 30
기형도 14 32
기형도 15 34
기형도 16 36
기형도 17 37
기형도 18 39
기형도 19 41
기형도 20 43
기형도 21 45
기형도 22 47
기형도 23 48
기형도 24 50
기형도 25 51
기형도 26 53
기형도 27 54
기형도 28 56
기형도 29 58
기형도 30 60
기형도 31 61
기형도 32 63
기형도 33 65
기형도 34 67
기형도 35 68

제2부

염해부락 이야기 1 72
염해부락 이야기 2 74
염해부락 이야기 3 76
염해부락 이야기 4 77
염해부락 이야기 5 79
염해부락 이야기 6 80
염해부락 이야기 7 81
염해부락 이야기 8 82
염해부락 이야기 9 84
염해부락 이야기 10 86
염해부락 이야기 11 88
염해부락 이야기 12 91
염해부락 이야기 13 93
염해부락 이야기 14 96
염해부락 이야기 15 98
염해부락 이야기 16 99
염해부락 이야기 17 101
염해부락 이야기 18 102
염해부락 이야기 19 103
염해부락 이야기 20 105
염해부락 이야기 21 107
염해부락 이야기 22 109

이강의 시세계 | 염선옥 112

저자 소개 1

1960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튀르키예과,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2020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022년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2023년 시집 『기형도』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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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66g | 136*216*20mm
ISBN13
9788961043427

책 속으로

중앙고 문예반에서 그를 만났다

곱슬머리 숯검댕이 눈썹
눈빛에는 깊은 우물 속 한 줄기 빛이 일렁인다

그는 시와 술래잡기 중이었을까

문예반에 나왔다 안 나왔다
시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시무룩하게 앉았다 벌떡 일어나 사라져

시 뒤에 숨었다

그러다가 시가 씌어지면

그는 문예반을 찾았다

시 쓰면 밥은 못 얻어먹지
돈 벌어야지
돈 벌어 가족을 부양해야지

졸업할 때까지 그가 한 말이다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내가 들은 그의 마지막 말이다
---「기형도 1」중에서

밤 10시 도서관 문 닫는 시간
주섬주섬 가방을 싼 아이들이
우당탕 교문으로 돌진한다

고봉밥도 마다치 않을 허기를 붙든 채
책가방을 옆구리에 꽉 끼고
터벅터벅 내려오는 계동 골목길

“도서관은 왜 10시면 문 닫지”
형도가 또 투덜거린다
“통금 있잖아, 버스도 끊기고”
시샘 반 걱정 반 나의 마뜩잖은 말에
“그럼, 문은 닫고 밤새 불 켜놓으면 되잖아”

새벽까지 켜놓는 알전구 불빛 탓에
“괜한 겉잠 자는 식구들에게 미안해서”
그가 짙은 눈썹 치뜨며 헤적헤적
구시렁거리던 것이었다

어둑한 가로등 된바람 속으로
막차 시간에 늦을까 봐
그가 뛰기 시작했다
---「기형도 23」중에서

야야, 니는 내도록 방구석에 똥구녁을 처박고 뭐하노
와? 시 쓴다
머를 써, 시이? 그거 가꼬 밥 묵나
몬 묵는다카더라
그라모 잘 씨기는 하나
“··· ···”

누우야
와?
누우는 시집 마이 읽어봤나
“··· ···”

그런께 설맹이 안대여 설맹이
시 쓰는 기, 오데 물 묵고 오짐 싸는 일인 지 아나
억수로 애롭은 기가?
애롭제, 말하자모 지가 갱험해본 기나, 머리통을 굴리갖고
요래조래 생각을 마차서 알매이만 쓰는 기라

너거 선생님은 머라쿠더노
내가 발포만 하모 허구한 날 보루다 보루
미라 놓는 기지, 시언찬타 이 말이다

그라모 동네 우사시럽구로 와 쎄가 빠지게 그걸 하노
누우야, 그란데 시가 애롭기는 해도
생각 끄트머리에 퍼뜩 문장 하나가 오마
각중에 고마 콧등이 시큰해지고, 가심에 하르르 꽃물이 들어삐여
우짜다, 파란 바다에 붉게 익어삔 파도의 입술도 보이제

---「염해부락 이야기 1」중에서

출판사 리뷰

기형도의 친구 이강은 첫 시집 『기형도』에서 ‘새로움’을 다채롭게 이해하고 있다. ‘신화’에서 ‘역사’의 자리로 돌아온 기형도를 호명하는 일은 어떻게 ‘새로움’이 될 수 있을까? 이강에게 ‘새로움’이란 무(無)에서 무언가를 창출하는 데서 생성되지 않는다. ‘낡은’ 혹은 ‘죽은’ 관습과 반대 의미를 띠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강은 옛것 안에 고여 있는 환원 불가능한 ‘의미의 복수태’에서 ‘기형도’를 새롭게 이해한다. 그리하여 기형도라는 텍스트를 새롭게 통과하고 횡단한다. 이강에게 기억은 ‘옛것’을 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아카이브(archive)’로 존재하는 셈이다. 말하자면 그는 ‘옛것’ 속에서 솟아나는 새로움을 증명해간다.

또한 기형도 연작과 염해부락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 근거를 하나하나 채워간다. 이강은 이번 시집에서 “소년이 시에 눈을 뜨고 서울로 상경하기까지” 그리고 “기형도를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라고 「시인의 말」에 적고 있다. 그는 기억 속 기형도를 떠올리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자연 속에서 시와 실존을 고민하는 주체를 내세운다. 기형도 이야기를 다루면서 왜 이강은 “기형도를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라고 했을까? 이는 그가 기억하는 기형도와 신화와 역사의 상징으로서의 기형도가 같으면서도 꼭 동일하지만은 않은 새로움을 제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강의 기억으로 복원되는 기형도의 고교 시절은 역사로 존재하는 기형도를 작품으로서만이 아니라 다시 읽고 쓰기가 가능한 텍스트로서 새롭게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의 말

나는 지금 서울 중앙고 3학년 3반 졸업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맨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기형도이다. 맨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강이다. 기형도와 나는 문예반을 들락거리며 시와 현실에 대해 말했다. 기형도에 대한 시는 주로 고교 시절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시집이 기형도에 대한 늦은 조시가 아니라 축시로 읽히기를 바란다.

‘염해부락 이야기’도 시에 대한 파편이다. 소년이 시에 눈을 뜨고 서울로 상경하기까지, 그리고 기형도를 만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내게 시를 잊지 않게 해준 친구 기형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시집을 기형도 시인에게 바친다.

2023년 가을
이강

추천평

이강에게 ‘기형도’는 작품으로 자리하지 않고 기억의 서사적 결실을 담은 움직이는 텍스트로 자리한다. 고교 시절의 ‘기형도’를 통해, 염해부락 이야기를 통해, 그는 옛것이 새로움을 담지하고 있으며 아버지의 언어들이 옛것의 이니셜로 존재한다는 탁월한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원시적인 것에서 길어올려 지는 ‘새로움’을 포착하고 기록해간다. - 염선옥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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