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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제1부 진달래꽃 군인의 눈물 10 봄 11 대청봉 12 인식표 14 전 소령 16 고성 17 24인용 군용 텐트 18 백색 왜성 19 늙은 군인의 노래 20 진달래꽃 22 중국의 사형수 24 소한테 받힌 아이 26 강릉 27 들꽃 28 강릉에서 온 편지 30 제2부 군인의 눈물 교보재 32 주민등록초본 33 육대 유치원 34 군인 가족 35 달팽이 36 철원의 여름 38 백마산 살모사 39 개미 40 군화 41 간성 42 돼지고깃국 44 여우 45 도봉산 부대 46 열쇠 48 태안 앞바다 49 10년 후 50 영정 사진 51 도화선 52 군 아파트 53 제3부 돌무덤 소년공 56 어머니와 상추 57 돌무덤 58 고향 집 59 한 사람 60 수목장 61 고양이와 아이 62 목욕탕 63 전언 64 어머니와 외동딸 65 휴지가 무섭다 66 제천 스포츠센터 67 야반도주 68 이렇게 돌아가셨다 70 제4부 대청도 대청도 72 진짜 낙타는 없었다 73 군 선배 74 립스틱 76 간 78 예술가의 집 80 태리의 옹알이 82 정비소 83 벚꽃 편지 84 쥐의 귀 86 군인 아내 88 취사병 90 유성 91 계룡대 92 하사 94 횡성 찰옥수수 96 무기 가족 97 희망은 때로 뮤지컬처럼 98 광덕산 100 내무검사 102 그녀의 눈빛 104 선물 105 국어 시간 106 ▨ 전시우의 시세계 | 권온 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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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인사동 거리 전우 모임의 웃음꽃 아래 우연히 마주한 대통령 탄핵 찬반의 소용돌이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에서 서로 다른 색의 꽃들이 피어 있다 손에는 깃발, 입에는 욕설 고막 찢는 확성기 포를 퍼부으며 서로의 밥그릇을 위해 격렬히 맞선다 같은 나라 다른 꿈 노인과 젊은이, 아저씨와 아줌마… 잘 익은 수박을 반으로 갈라놓고 “한쪽은 푸르다 한쪽은 붉다” 주장하는 것이다 봄은 어떤 색인가 대청봉 단풍잎이 춤추는 늦가을 초등학교 3학년 외아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려 설악산에 올랐다 지팡이에 몸을 기댄 노파 낡은 사진을 품고 대청봉 표지석에 서 있다 백발 흩날리는 노파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눈물 고인 얼굴 오늘이 마지막 산행일 것 같은데 누가 사진 한 장 찍어달라 부탁한다 구름처럼 모인 등산객들 순간 침묵한다 풀 죽어 내려오려는 할머니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진을 뽑아 강릉 사는 할머니께 보내자 감사의 손 편지가 날아왔다 외아들이 설악산에서 하늘로 떠난 후 27년째 아들 생일날 대청봉에 올랐다고 한다 돌무덤 어린 시절 강원도 둔내의 비탈진 밭고랑 아버지는 소와 한 몸 되어 춤추듯 밭을 갈고 나는 돌을 주워 군데군데 쌓아 올린다 멀리서 어머니는 새참을 이고 오신다 바구니엔 막걸리 한 병과 개떡이 담겨 있다 아버지는 거친 손으로 땀을 닦으며 막걸리 드시고 나는 개떡을 입에 물고 연신 냠냠 짭짭 노을이 지면 아버지는 소꼴을 지고 나는 고삐를 잡고 아버지처럼 “이랴~” 외치면 소는 느린 걸음으로 집으로 안내한다 어느새 아버지의 나이를 넘어선 나 가끔 고향 집 밭에 서서 무너진 돌무더기를 본다 그 사이로 젊은 부모님이 막걸리를 기울이며 웃는 모습이 아른거린다 눈시울 붉히며 나는 돌 하나를 주워 다시 올린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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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년 등단한 전시우 시인이 첫 시집 『와수리』를 펴낸 후 2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대청봉』을 들고 찾아왔다. 전시우 시인은 뒤늦은 등단에 대한 아쉬움을 만회하려는 듯, 폭풍처럼 맹렬히 시작(詩作)에 전념하고 있다. 그가 이토록 열정적으로 시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시우는 원래 군인으로서 오랫동안 살아온 인물이다. 그는 대령으로서 전역한 이후 문학과 시를 향한 곡진한 마음을 시적 언어에 담아서 세상을 향해 타전한다. 또한 시인의 시를 향한 열정은 유튜브, 블로그 등의 매체와 함께 증폭되고 있다.
전시우의 이번 시집에는 시간, 공간, 인간 등에 관한 소중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가 이 시집에 수록한 시들은 “어린 시절”부터 “2025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간의 영역을 포괄한다. 또한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강원도 둔내”의 ‘고향’부터 “인사동 거리”에 이르는, 시골과 도시의 폭넓은 공간을 아우른다. 그리고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내, 외아들, 며느리, 노인, 젊은이, 아저씨, 아줌마, 박태기 선생님, 시인 자신 등 다채로운 사람들이 등장한다. 전시우가 선택한 개성적인 시간, 공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시간이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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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우의 시집에는 시간, 공간, 인간 등에 관한 소중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인간을 향한 애정과 사랑을 넓고 깊게 형상화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역동적 관계성을 자신의 시에 온전히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전시우의 시에는 순수함과 따뜻함과 간절함이 내재한다. 진정한 ‘사랑’의 산물인 이 시집을 읽는다면 독자들 역시 시인이자 예술가가 될 것이다. - 권온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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