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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네가 필요해
네가 필요해|필사|양마단지|제7일|슬픔 사용법|십오 세|흐린 날의 춤|첫, 꿈|신촌 옛집|별이 빛나는 밤에|좋은 이별|무전, 부치다|앗, 사루비아|한못의 초여름|행기소 가는 길|선풍기|버퍼링|혼잣말|사전에, 사정이 생겨서 쉬! 2부 한 여자 낙서落書|한 여자|세상의 모든 저녁|그릴 마스터|어반 스케치|나는 나에게|옷장|현문우답|봉숭아 물들이기|독해, 지고 싶어|이미 젖은 옷은 오래된 나의 일부|무지개 여행|혀끝에 피는 꽃|말씨|무화과나무|중년이 중력에 이끌려|초저녁의 안부|담진중취|불면증의 바다|벤치 마킹|OSIO카페|추신|안 되는 이유 3부 사랑의 일 아찔한 사랑|이순耳順|그리운 단내|간절기의 말 1|간절기의 말 2|간절기의 말 3|간절기의 말 4|간절기의 말 5|서어나무|정오의 희망곡|재찬 오빠|덜커덕, 막 깨|아직, 또렷한|사랑의 일|전야|오래된 저녁|산내의 슬픔|지구는 둥글게 둥글게|상군 바다|바람이 하는 일|한로 무렵 해설_영혼의 사랑을 깨우는 푸른 자궁_김승립(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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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에 싼 감자에서
싹이 나고 있다 곰보자국 굳은 상처엔 독이 자라고 있다 누군가 베어내기 전 푸른 자궁이 열려야 한다 --- 「네가 필요해」 중에서 묵정밭 죽은 뱀에 놀라 혀를 깨물었다 입 안에 든 옥수수에 핏물이 고였다 얼마간 애도를 잊은 채 반벙어리가 될 것이다 --- 「혀 끝에 피는 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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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여름이 길어졌고 바람이 잠깐 스치더니 불현듯, 풀벌레 소리가 고요해졌다 먼 데서 사무치게 우는 얼굴 없는 이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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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엔 무더기로 피어나던 절망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말을 아끼며 오래 침묵하다가도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웃는다. 투명하게 부서지는 웃음인데, 울음은 속울음이다. 자신을 세상에 내던진 생(生)의 파편 속에서 조각난 빛으로도 반짝이며 한결같음으로 스스로 배경을 쌓아온 것도 안다. 세상에 직업이 시인밖에 없는 줄 알았던, 십오 세의 그녀가 어렴풋하다. 강은미 시인은 지금도 싱싱하게 글을 쓰는 천상 시인이다.
이 시집은 그녀가 걸어온 날들을 통해 타인의 상처를 보듬는 몸의 기록이다. 어조는 삐딱하지만 따뜻하다. 수사 없이 솔직히 드러난 연민의 시선이 입체를 이룬다. 여성이라는 이름의 다중구속에 맞선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직시하며 연대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그녀는 여전히 시를 쓴다. 문우이자 벗인 나는 섣부른 위로를 보낸다. 가끔은 그녀가 모든 수고로움에서 자유로워지길. - 고영숙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