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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빼앗는 문구점 XOV
김건구모차 그림
미래엔아이세움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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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내일이 사라졌어
2. 매일매일 해피 버스 데이
3. 그날로 다시, 체크

작가의 말

저자 소개 2

경인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 전공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와! 세상에 이런 동물이 있다고?』, 『모두 나만 싫어해』, 『위인들에게 배우는 어린이 인성 교육』을 비롯해 『오싹오싹 귀신 선생님의 수상한 교과서』, 『백룸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들이 있으며 유튜브 채널 '초기공(초등학생의 기초 공부법) TV'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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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순간들을 그린다.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린 책으로 ‘가느다란 마법사’ ‘꿀잠 선물 가게’ 시리즈, 《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 《고추장 심부름》 등이 있다. 웹툰 「시선 끝 브로콜리」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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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350g | 151*215*12mm
ISBN13
979117548487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성안이는 달력을 살지, 말지 잠시 고민했다. 어차피 싸다고 하니까 속는 셈 치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거짓말이면 할머니 말마따나 환불하면 될 일이었다.
성안이는 키오스크로 가서 가격을 확인했다. 천 원이었다. 마침 용돈이 딱 천 원 남아 있었다. 돈을 넣고 결제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커다란 글씨가 나타났다.
--- p.20

지연이는 궁금증을 애써 누른 채 다음 장을 넘겼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달력 빈칸이 줄줄이 나타났다. 여기서부터 날짜를 적어 채워 나가면 될 것 같았다.
골똘히 생각하던 지연이가 갑자기 손뼉을 치며 외쳤다.
“아! 일단 내일을 기념일로 만들어 볼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카롱으로 해 봐야지.”
지연이는 빈칸에 이번 달 날짜를 몽땅 적어 넣고, 내일 날짜 칸에 ‘마카롱 데이’라고 썼다. 그리고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친구에게 마카롱을 선물하는 날’이라고 덧붙여 썼다. 지연이는 만족스러운 듯 마카롱 데이 칸에 큰 동그라미표를 겹겹이 그렸다.
--- pp.78-79

한편, 지연이와 성안이가 떠난 보건실에는 이 모든 비밀을 알게 된 또 다른 아이가 있었다. 바로 민지의 오빠, 민준이었다. 민준이는 옆 침대의 커튼 뒤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민준이는 지얀이가 버린 달력을 쓰레기통에서 도로 꺼내 쥐었다. 달력을 쥔 민준이의 손이 작게 떨렸다.
“날짜를 없애거나……, 기념일을 만드는 달력이라고? 시간과 기억을 빼앗는 달력?”
다급하게 달력을 넘기는 민준이의 손이 점점 더 떨렸다.
“뭐야! 다 쓴 거잖아!”
--- p.108

“아, 그리고 민준아!”
“네?”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잘 안 풀리거나, 고민이나 걱정되는 일 있으면 언제든 선생님한테 말해 줘. 담임 선생님도 민준이 걱정 많이 하시더라. 민지 일 때문에 더. 그러니까…….”
“네. 알겠어요.”
민준이는 보건 선생님 말을 끊고 달력을 손에 꼭 쥔 채 보건실을 나왔다.
민준이는 어른들이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싫었다. 자신은 그런 배려나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민준이는 6학년 교실이 아닌, 학교 정문으로 몸을 돌렸다.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민준이는 수없이 되뇌었던 말을 다시 한번 읊조렸다.
“제발, 민지와 싸우기 전날로 되돌아가게 해 주세요.”

--- p.110

줄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점점 잊혀 가던 어느 허름한 문구점. 주인의 부지런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늘 파리만 날리던 문방구에 새 키오스크가 들어선다. 그리고 며칠 뒤, 비가 거세게 오고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내리치던 날, 주인조차 찾아오지 않는 곳이 된 그 문구점에 벼락이 떨어진다. 그 순간 키오스크 화면이 하얗게 변하더니 문구점의 오래된 물건들이 기괴하게 뒤틀렸다 제자리를 찾는다.

그렇게 얼마 뒤, 공부하는 것도 친구들과 노는 것도 귀찮아하는 아이 성안이가 이 기묘한 문구점의 문턱을 넘는다. 있는 줄도 몰랐던 이 허름한 문구점에서 성안이는 가게 물건 판매를 돕는 할머니의 권유에 수첩처럼 생긴 작은 달력을 사게 된다. 어느 해에나 사용할 수 있도록 빈칸에 연도와 월, 일, 요일을 직접 적어 넣는 이 만년 달력 앞에는 ‘날짜를 없앨 수 있는 달력’이라 적혀 있는데……. 과연 이 달력을 사용한 성안이의 시간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출판사 리뷰

오늘을 없애고 싶었던 아이와 오늘을 포장하고 싶었던 아이,
오늘을 건너뛰고 싶었던 세 아이가 뒤늦게 알게 된
매일 찾아오는 오늘이라는 시간의 소중함


이야기는 시험 보는 날을 없애고 싶었던 성안이와 평범한 매일을 모두 특별한 기념일로 바꾸고 싶었던 지연이, 다툼과 후회가 남은 하루를 되돌리고 싶었던 민준이, 그리고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민지의 선택에서 출발합니다. 이 아이들은 빠르게 변하는 요즘 세상에서 쉽게 지루해하고 평범함을 거부하며, 현실의 어려움을 온라인이나 가상 공간으로 도피하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오늘날의 아이들과 닮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오늘을 견디기보다는 피하는 선택을 하고, 마법의 달력은 그 바람을 그대로 이루어 줍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이끄는 곳은 장밋빛 미래가 아닌 상실이었습니다. 낡은 달력으로 시간을 조종한 대가로 성안이는 소중한 기억을 잃어야 했고, 지연이는 자신이 가장 행복해야 할 날을 가장 슬픈 날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민지 역시 완전한 성장을 얻지 못하게 되지요. 이 아이들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평범한 하루가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오늘’이 왜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오늘이 사라지고 난 뒤 아이들에게 남은 공허함과 후회를 통해, 무엇이든 쉽게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태도에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힘들고 두려운 시간을 피하지 말고 마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합니다. 싫은 날을 없애면 기억이 비어 버리고, 기념일로 바르면 진짜 의미는 닳아 사라지며, 미래로 도망쳐도 새로운 오늘이 시작되진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대로만 말하는 키오스크의 존재는, 작품 속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선택과 결과를 정직하게 받아들이도록 이끄는 한편,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책임’의 무게와 함께 자신의 선택을 감당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도록 합니다.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두려운 아이들에게
눈앞의 시간을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싸우고, 화해하며 건너도 된다는 사실을 전하는 동화


오늘의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해서, 오늘이라는 시간의 무게가 갑자기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 보는 날은 여전히 힘들고, SNS에 남긴 새 글에 반응이 없을 때의 서운함도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이 책 《시간을 빼앗는 문구점 XOV》는 여전히 무거운 오늘을, 혼자서만 견뎌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성안이와 지연이, 민지 모두 각자의 선택으로 상처를 입고 시간을 잃지만, 그 곁에는 늘 친구와 가족이 남아 있습니다. 그 관계 안에서 다시 용기를 얻고, 잃어버린 시간을 새롭게 써 내려갈 용기를 회복하지요.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싸운 가족과 화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 생생한 경험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비로소 오늘을 단단히 살아낼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을 이야기하는 작품 《시간을 빼앗는 문구점 XOV》를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이 보내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의 자신을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매 순간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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