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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라는 단어를 주웠다
박송이 저
쉬는시간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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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마음이 없는 게 아냐 어휘가 달린 거지

반려 단어
용기라는 단어를 주웠다
단어 탐험반 수업을 신청한 이유를 고르시오
시 준비물
문제 1번
문제 1번을 풀다가
문제 1번의 답
없어요의 속뜻
빈칸의 마음
엉뚱하지 않은 문장
여름을 집어 들었다
빌린 감자
단어 전학생
단어 고물상
단어 세탁소
숲을 주운 날

2부 널 만나고 기분이 늘었다

마주치지 않는 법
백설탕
언니가 없다는 기분
확률
친구 삭제
친구 차단 기능 업데이트
지도에 없는 것들
망가진 날
대댓글
그러는 엄마는
고작 돼지바
불행 배틀
그 뜻이 아니야
고래의 등반
엄마의 엄마
꿈 자국

3부 단어 탈출 게임

꽁해 있는 날
슬픔은 슬픙
못생긴 단어
마려운 것들
단어 흔들어 보기
오옹?
끅끅끅
급식 시간
그래서로 시작하는 시
고민 만두
삼 음절 대화
지렁이 슈퍼
사과의 맛
달걀말이

4부 엉덩이춤을 추고 나면 다정해져요

비상나
오늘은 짱구
공복 상태
제주 문신
숫자 왕국
1층 다음
분실물
내 인생 시상식
문제없는 교실
꼬시기
바늘 끝 세상을 사는 너의 바늘 끝에서 돋아났으면 하는 것들의 목록

시인의 산문

모르는 척하지 않는 마음

저자 소개 1

1981년 인천에서 태어나 순창에서 자랐다. 한남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시집 『조용한 심장』, 『나는 입버릇처럼 가게 문을 닫고 열어요』『보풀은 나의 힘』과 동시집 『낙엽 뽀뽀』를 냈다. 대산창작기금과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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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42*210*20mm
ISBN13
9791124643099

책 속으로

기분에 따라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가게

팔지 않을 단어 하나를
내 몫으로 남겨 두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가끔 꺼내 보고

힘든 날에는
한 번씩 불러 보는 단어

마음이 없는 게 아냐
어휘가 달린 거지

내가 키울 단어
나를 키울 단어

나와 같이 클
나의 반려 단어
--- 「반려 단어」 중에서

시 선생님이
‘없어요’를 번역해 보자고 했다

다음 중 ‘없어요’의 속뜻으로
알맞은 것을 고르시오 ( )

①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② 딱히 말하고 싶지 않아요
③ 말했다가 놀릴까 봐요
④ 나도 내가 어떤 애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⑤ 그냥 “없어요”라고 하면 안 돼요?
⑥ 직접 쓰시오 ( )
--- 「없어요의 속뜻」 중에서

달걀 + 반짝이다 = 반짝이는 달걀
별 + 까먹다 = 별을 까먹는다
문제집 + 핀다 = 문제집이 피어난다
민들레 + 풀다 = 민들레가 푼다

원래 살던 문장에서
전학 온 단어들

오늘 처음으로
짝이 되었다
--- 「단어 전학생」 중에서

내가 나에게
선물할 게 없어서
단어를 줍는다

(중략)

번개는 졸고
숲이 복습하고
지우개가 헤엄치고
까만색이 꿈꾼다

말이 안 되는 문장인데
자꾸 말이 된다
--- 「숲을 주운 날」 중에서

열네 살 인생에서
천국까지 가지고 갈
기억 하나를 고르라면

지예랑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돼지바 하나씩 사 먹었던 일

천국까지 가지고 갈 기억이
고작 돼지바라니

좀 웃겼다

8월의 우리에겐
시험도 없었고
집에 빨리 갈 이유도 없었고

옆에는 지예가 있었고
손에는 녹아내리는
돼지바가 있었다
--- 「고작 돼지바」 중에서

괜찮다고 할 땐
안 괜찮다는 뜻이야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그냥 안아 주는 거야
--- 「그 뜻이 아니야」 중에서

하루세번똥쌌최우수상
알람세번끄고도일어났상
괜찮지않다고말했상
떡볶이많이먹었상
화났지만문쾅안했상
울고도세수했상
엄마한테먼저말걸었상
내일알람도맞췄상
어쨌든살았상
--- 「내 인생 시상식」 중에서

우산이 없다

너희도
언니가 없니?

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이 학교에는
아무도 없다는 기분

비 맞는 고양이들이
다 내 차지라는 기분

나는 고양이들을 데려갈 수 없고
고양이들도 나를 따라오지 않는다

--- 「언니가 없다는 기분」 중에서

추천평

시인은 단어를 주우러 다니는 사람이란다. 그렇게 채집한 단어를 이리 돌려 보고 저리 굴려 보면서 눈을 맞추고 마음 어디쯤 심으면 좋을까 궁리하지. 그러면 단어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는 마법이 펼쳐진다는구나. 중요한 건 의미가 가까운 단어 대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를 이어 붙이는 거란다. 그러면 엉뚱하지만 ‘엉뚱하지 않은 문장’이 탄생한단다. 박송이 시인은 그렇게 ‘말이 안 되는 문장’을 말이 될 때까지 밀어붙인 다음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시를 만들었어. 단어와 단어처럼 네 마음에 내 마음을 이어 붙여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네가 다가오기 전에 내가 먼저 다가가는 법을 익힌다면 더욱 좋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마음에 심어 놓은 반려 단어 중 ‘용기’라는 단어를 꺼내 들면 돼. 할 수 있지? 박송이 시인도 그렇게 용기라는 반려 단어를 만지작거리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을 거야. - 박일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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