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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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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이는 맘에 안 들어. 내 씽씽이를 망가뜨리다니!”
재롱이가 볼멘소리를 했어요. “나도 마찬가지야. 번번이 날 골탕 먹였거든.” 반달이도 볼멘소리를 했어요. “게다가 초롱꽃 등도 가져갔다며? 고약한 녀석이야!” 초롱이도 한마디 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였어요. “난 고약하지 않아!” 언제 왔는지 능청이가 소리쳤어요. 몹시 화가 난 얼굴이었습니다. 재롱이와 초롱이, 그리고 반달이는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됐어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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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이는 숲 속 마을, 여기저기 거처 없이 돌아다니며 살고 있는 꼬마 너구리이다. 능청이는 길을 묻는 꼬마 반달곰 반달이에게 엉뚱한 길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꼬마 토끼 초롱이와 재롱이의 씽씽이를 마음대로 빌려 타다가 고장을 내기도 한다. 또 건망증 할아버지네 집을 찾아가 음식을 무례하게 집어먹는 바람에 꼬마 다람쥐 깔끔이의 눈총을 받는다. 능청이는 짓궂게 행동하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아 다른 동물 친구들로부터 고약한 녀석이라는 볼멘소리를 듣게 된다. 친구들의 몰아 부침에 능청이는 얼굴을 붉히며 외친다. “난 고약하지 않아!”
능청이의 말에 장난기가 발동한 친구들은 능청이에게 무시무시한 가시덩굴 언덕에 갔다 오면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하는데……. 능청이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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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하고 탄탄한 이야기 구조
『고약한 녀석이야』는 아빠를 따라 훌륭한 목수가 되고 싶은 반달곰 이야기 ‘꼬마 목수 반달이’, 집을 수리하느라 잠시 다람쥐 할아버지네 머물게 된 꼬마 다람쥐 깔끔이와 건망증이 심한 다람쥐 할아버지의 이야기 ‘건망증 할아버지’, 너구리 능청이가 친구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용기 내어 가시덩굴로 들어간 이야기 ‘가시덩굴이 잡아간 능청이’ 세 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세 개의 단편들은 각각의 단편들을 한 편의 장편으로 엮어 내기 위한 인물 설정과 소품 사용, 치밀한 복선이 작품 곳곳에 배치되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야기를 끝까지 이끌어 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단편의 주인공들은 각각 꼬마 반달곰, 꼬마 다람쥐, 꼬마 토끼인 듯 보이지만, 조연으로 등장하는 너구리 능청이가 계속해서 다른 동물들과 사건을 일으키며 전체 이야기를 아우른다. 별개인 듯한 사건들이 결말에서 능청이의 진실을 밝히는 단서가 되는 반전은 구조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이다. □ 잔잔한 이야기 속에 담아낸 주제의식 『고약한 녀석이야』는 작가 특유의 깊은 주제 의식이 곳곳에 담겨 있다. 능청이에게 번번이 속으면서도 능청이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와주기를 마다하지 않은 믿음직스러운 반달이와 조건 없이 베풀고 포용하는 건망증 할아버지, 능청이를 가시덩굴 언덕으로 보내고 가슴 졸이며 후회하는 따뜻한 꼬마 토끼 재롱이 등 사랑스러운 동물 캐릭터들을 통해 작가는 조건 없는 우정과 배려를 이야기한다. 또한 능청이를 통해 친구사귀기에 서툰 아이들이 겪는 따돌림 문제를 비유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를 이해하게 되기까지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작가는 능청이와 다른 꼬마 동물들을 통해 이야기는 가볍고 재미있되 그 안의 의미는 가볍지 않게 풀어냈다. □ 살아 숨 쉬는 숲 속 마을, 상상의 놀이터 『고약한 녀석이야』는 사랑스러운 동물 캐릭터들과 아름다운 숲 속 풍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들에서 자연의 모습을 따뜻한 그림 속에 담아낸 정유정 화가의 손길에서 나온 캐릭터들과 숲 속 공간은 한 편의 그림책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를 보여 준다. 화가가 꼼꼼한 자료 조사와 세밀한 관찰을 통해 실제 동물들의 습성과 식물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옮겨 놓았다. 펜과 수채화 물감을 사용해 표현한 숲 속 마을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뛰어놀 상상의 놀이터를 선사한다. 또한 능청이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듯한 따뜻한 색감은 아이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