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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햇빛 비타민 극과 극은 한통속이다 햇빛 비타민 우표 수상쩍다 킬로만자로 편지 바닥으로 바닥으로 나는 나팔꽃을 좋아한다 소리들도 단풍이 드네 장마 상사화 보고서 덥석, 잡았던 내통 색이 밖으로 나왔다 앗, 괴력이다 틈새로, 2부 거푸집, 적멸 염殮 서른, 푸른 거푸집, 적멸 한순간 맹물 맛 그림자, 너였니? 붉은 방 어머니 마을 마루 끝 먼지 등 뒤의 얼굴 가시엉겅퀴 내 무게 기우는 집 장 씨 아저씨 누구냐 3부 등 부고를 받았다 아, 21그램 내 몸 속에 블랙홀이 생겼다 처음 뵙겠습니다 정물 속 숨은 그림 등 사개맞춤 나는 문어다리다 새 몸을 낳다 적막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 소리 웅덩이 안녕하세요? 동굴 햇살 밥그릇 봄날, 옛집 4부 깊은 고요 한 그릇 깊은 고요 한 그릇 수혈 이 새벽과 눈 맞춘 적 있다 희망 하관 예절 흰색이 그리 무서울 줄 찹쌀지우개 봉합 새벽의 문 봄이 떠난 봄 멸망, 그 후 크리닝 사람의 아들 · 15 사람의 아들 · 16 사람의 아들 ·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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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금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인 『햇빛 비타민』은 “언어와 언어를, 시어와 시어를 서로 부딪치게 하므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상상의 세계, 새로운 가치의 세계, 새로이 발 내딛는 미지의 세계”(윤석산, 시인, 한양대 교수)이며, 또한, 그의 시세계는 “악마의 꽃처럼 무섭게 피는 독의 세계”(최문자, 시인, 협성대학교 총장)라고 할 수가 있다. 가령 예컨대 “생의 행간이 없는 새카만 발바닥들이 네팔의 질긴 태양 속으로 간다/ 진창의 바닥에서 오늘도/ 먹이를 찾아낸 아이들은 짐승처럼 이를 드러내 웃는다// 하느님도 어쩔 수 없어/ 아이들 등짝마다 햇빛 비타민이나 흠뻑 칠해준다””(「햇빛 비타민」 부분)라는 시구가 바로 그것이고, 또한 “꽃이 아름답기만 한 게 아니었다/ 차갑고 독한 줄은 몰랐다/ 독이 약이 되고 약이 독이 되듯/ 극과 극은 한 통속이었다”('극과 극은 한통속이다' 부분)라는 시구가 바로 그것이다.
장순금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이며, 그는 그 언어를 통해서 우리 인간들의 삶의 애환과 고통, 그리고 이 삶의 애환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 인간들의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있음을 너무나도 깊이 있고, 처절하게 노래하고 있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언어의 세계가 독이 되고, 독의 세계가 언어가 되는 그 비극의 진수 속에서 장순금 시인의 『햇빛 비타민』은 탄생을 하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