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인의 말
1부 물비늘을 읽다 새에게 밟히다 소리의 그늘 문장文章의 끝 뼈 없는 뼈 개어귀에 들다 구멍낚시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무릉계곡 입문入門 환삼덩굴 옷걸이 모오리돌 잠자는 자전거 엘리베이터징크스 한순간 2부 창窓 형광등 연필로 그린 그림 마지막 힘 이백칠십만분의 일 이파리 한 잎 서호西湖에서 깨우고 싶지 않은 잠 별똥별 만취한 詩 달콤한 감 폴리아모리에 대한 오해 낙엽을 밟으며 폭설 개구리 3부 오동꽃 내 사랑 오동꽃 씨 촛불잔치 스촨성四川省 가는 길 잘림, 그 이면에 대하여 담장이 되지 못한 벽돌에게 바보의자 물방울 지구 부분일식에 대한 역설적 접근 거미와 놀다 직박구리 불황 까치밥 애기똥풀 새들도 퇴근을 한다 4부 물푸레나무 해일 6월 조롱박 사우나탕에서의 공간이동 언어 이후 정지된 그림 날밤 눈물의 힘 명예퇴직 그리운 장마 겨울비 니코틴 중독자에 대한 경고메시지 디카에 잡힌 바람 꽃비 섣달그믐 폐촌 낙엽이 들려주는 나지막한 소리 하나 해설 : '언어 이전' 과 '언어 이후' / 오홍진ㆍ문학평론가 |
|
박정원 시인은 1954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났고, 1998년『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세상은 아름답다』,『그리워하는 사람은 외롭다』,『꽃은 피다』,『내 마음속에 한 사람이』,『고드름』등이 있고, 여섯 번째 시집인『뼈 없는 뼈』는 언어 이전의 단계에서 형성되는 시적 직관의 맥락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물의 근원을 사유하는 편편마다 그의 안과 밖에서 피어오르는 역동적인 시세계를 만끽하게 해준다.『함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언어 이전의 세계는 한 편의 시에서 여백으로 존재한다. 그 여백은 커다란 공백으로 나타나 그것을 메우지 못하는 존재의 내면을 뒤흔들어버린다. 언어로 사유하는 존재의 비극은 실상 이러한 여백에 대한 공포에서 뻗어 나온다. 여백은 언어로 채워져야 하지만 동시에 언어로는 채울 수 없는 흔적을 내장하고 있다. 여백은 이 지점에서 시의 역설적인 자리로 드러난다. 채워야 하되, 채워질 수 없는 여백의 미학은 박정원 시의 역설적 세계가 펼쳐지는 시적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났어, 뼈 없는 찻잔이라나 유리컵이라나/ 가만히 주워 모아 탁자에 놓으면/ 끼리끼리 뭔 말들이 그리 많은지/ 왔던 바람도 잽싸게 창밖으로 물러나곤 하지/ 뒤집어봐 물이 쏟아지잖아/ 뼈와 뼈를 이어주는 것도 물렁뼈잖아/ 물이었군, 내 몸에서 요동치는 것도/ 뼈가 아니라 뼛속 깊이 채워졌던 눈물이었군/물이나 먹어 라고 말하지 말았어야했군/ 무심코 내뱉는 말이 곧 뼈였군”([뼈 없는 뼈]) 에서와 같이, 역설적 공존의 의미망을 통해 시로 구현되는 내면에는 그의 시적 ‘여백’이 고통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언어 이전에 대한 시적 묘사는 언어 이후의 정치적(윤리적) 세계와 만나게 된다. 그것은 그의 ‘깊은 마음’의 시학으로 사물들의 세계를 제3자적 입장에서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