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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건너는 만월
양장
홍승주
종려나무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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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사랑 시인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풋, 풋, 풋
파문
月蝕
불타는 우물
거울의 뒤편
봄밤
間石洞
거미의 행방을 묻다
분홍춤
넝쿨장미는 고양이 울음을 운다
...

2부
내 입속의 붉은 물고기
분홍나무
소리 속에서 행간을 읽다
벗은달팽이
울음주머니를 비우다
小雪속에서
빈 방
간밤, 내 꿈은 구불거렸던가
지붕 위의 여인
깊은 방
...

3부
검은 보자기를 들추다
圓舞
코끼리 꽃밭
그 우물 안에는 고요가 산다
하늘연못
雨中散策
붉은 신호등을 통과하다
가시가 새들을 품고 있다
下棺
火印
...

4부
시계추를 흔들다
천동동굴
자루거미
깜빡
반대편의 집
비탈 쪽으로 몸이 기운다
陰刻
웃는 소
자귀나무 꽃그늘 아래
죽은 나무 살리기
...

해설 원형적 여성성의 조심스러운 발화
이경림 시인

저자 소개

저자 : 홍승주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하였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2월 2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25쪽 | 240g | 126*194*20mm
ISBN13
9788990348791

출판사 리뷰

원형적 여성성의 조심스러운 발화

홍승주 시인은 서울예전 문창과를 졸업하고 2002년《현대시》로 등단을 하였다.
홍승주의 시는 대부분 기억의 편린들이다. 그 이미지들은 분명 여성성으로 풀이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sexuality적 여성성이 아닌, 매우 원형질적이며, 정신분석학적인, 흔히 신화적으로 풀이되는 여성성들이다. 그 예로 물, 거울, 달, 뱀, 물고기, 고양이 등의 명사들의 빈번한 등장과 그것을 운용하는 동사나 수사들들이 가렵다, 울컥 게워내다, 물컹물컹 하다, 뭉글뭉글 쏟아내다, 꿈틀꿈틀 기어다니다, 뚝뚝 떨어지다, 미끈덩거리다…… 등 흔히 여성만이 경험할 수 있는 월경, 잉태, 분만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지만 그의 시 속에는 다른 여성시인의 시에서 흔히 보이는 피흘리는 자의, 제도나 인습으로부터 억압받은 자의 비명 같은 것이 없다.

누군가 검은 보자기를 들추고 물 한 바가지 들이붓는다
콩나물시루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잠을 건너 온다
눅눅해진 나는 슬그머니 일어나 방구석에 있는 검은 보자기를
들춘다
콩나물들이 젖무덤처럼 봉긋이 솟아 있다
손끝으로 맨살의 유두를 만져 본다
들추지 마라
어머니가 나에게 이불을 씌운다
-「검은 보자기를 들추다」부분

그녀의 시 속에는 그런 이미지들이 오히려 은밀하고 신비스러운 베일에 싸여 어른거린다.
그런 현상은 그의 시가 다만 태생부터 지니고 나온 여성적인 본성의 발화라는 생각이 들게한
다. 그의 시는 어린 소녀 속에 성숙한 여인을 품고 있다. 초경 전, 어느 날 문득 원인 모르게 끈
적거리며 물렁물렁하며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자신의 몸에 당혹스러워 하는 소녀!

사방에서 들려오는 매미소리를 휘감으며
건물 벽을 오르는 담쟁이넝쿨들
번쩍이는 잎사귀 사이 수천의 뱀들이 꿈틀거린다
저 치사량의 독을 품고 하늘로 모가지를 쳐들고 있는 것들
시퍼런 혀로 허공의 안팎을 핥는지
한 떼의 잠자리들 붕붕거린다
나는 내 팔뚝에 또아리를 튼 뱀의 잔등을 문질러 준다
스르르 사라져 가는 뱀

어디선가 꽃향기가 난다
배롱나무 붉은 꽃그늘이 구불거린다

내 늑골 아래에서 쇠이익
뱀의 속삭임 들려온다
-「간밤, 내 꿈은 구불거렸던가」부분

홍승주 시의 조용한 능력은 시인의‘뒤란’에서 일하는 이 에로스가 미적으로 자꾸 저를 유예하면서 일어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조용한 시는 어떤 기다림의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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