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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望洋亭 望洋亭 물의 고요 안목의 바다 눈물 이별의 방식 절류지 나무들의 입 겨울에 쓰는 자서전 장미로 쓰는 편지 구강포에는 자라는 돌 유명산 비 오기 전 우포늪 왕버들 白書 비, 經! 어느 행성에 관하 ㄴ기록 종결어미 짝사랑 침묵의 자세 2부 11월 11월 삐딱 나무 집으로 가는 길 당나귀, 당나귀 같이 가실래요? 당신이 웃을때 1악장 음악들 만화방창 명자꽃 휘파람 부는 남자 바닥 없는 여자 서슬이 퍼래졌다 버드나무 여자 아버지 동전과 새 구두 눈 白樺林 호텔 3부 히치하이커 히치하이커 굽 앵두씨 풍경을 읽다 상수리나무 열매의 가을 안테나 위의 잠자리 누드가 있는 풍경 멀리 가는 새 생을 대하는 공손한 자세 개칠 뻘 行旅행려 命名 눈 내린 다음날 고양이 물루 고양이 키스 묵은지 산벚나무에 기대다 4부 세렝게티로 간다 김수영 전집 제 1권 오조준 오늘 그린 그림 고래가 사는 마을 세렝게티로 간다 가령 바비바비 드럼, 드림 아무도 오지 않는 날들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치킨게임 다 다 다 태풍 해설 나무의 자세, 혹은 기다림의 미학 / 이혜원 · 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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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시인은 경기도 양주에서 출생했고,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2009년도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기금수혜 시집이자 그의 첫 번째 시집이기도 한 {침묵의 자세}는 이혜원 고려대 교수의 말대로, ‘기다림의 미학’의 극치라고 할 수가 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이 “망망함”을 향해 한없는 기다림의 자세로 서 있는 “해송”([망향정])이 그렇고, “하고 싶은 말도” 걸러내고, “해야만 하는 말”도 고르며,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침묵의 자세]도 그렇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침묵해야 한다*는 말을 너무 일찍 알았다// 그리하여 침묵/ 말 할 수 있는 것과 말 할 수 없는 것을 지나는 동안/ 태양은 제 그림자를 밟으며 타오르고/ 기다리던 애인은 지쳐 떠났다/ 나는 나를 꿈꾸는 침묵/ 침몰하는 온갖 금기와 규정과 규칙들/ 바람에 맞서다 결국/ 제 키만큼 저로부터 멀리 쓰러진 갈대들// 그리하여 침묵/ 고장 난 라디오에서 북북거리는 주파수처럼/ 태양의 모서리에 걸려 소란한/ 하고 싶은 말이 해야 하는 말은 아니다/ 해야만 하는 말이 해도 되는 말은 아니다/ 마지막 말의 자세로 쓰러져/ 때가 되면 일어나 더 큰 바람을 맞이하는/ 침묵은 내가 가장 늦게 배운 언어이다/꼭 하고 싶었던 말이다----[침묵의 자세] 전문 사랑은 대개 결핍과 상처에 의해서 작동하게 된다. 이정화 시인의 기다림은 그 결핍과 상처에서 비롯된 것이고, 따라는 그는 저마다 힘겨운 목숨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안쓰러움을 느끼게 된다. “더디게 나가는/ 다년생의 뿌리를 붙잡고/ 울다가 웃다가 혼절했을 앵두씨”(「앵두씨」)를 대할 때도 무감하지 못하다. “갈아 끼울 수도 던져 버릴 수도 없는/엇박자의 리듬 속에서/굽이굽이 바닥을 쳐왔을 내 생의 굽”(「굽」)과 같은 굴곡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유한한 존재들에게서 삶의 힘겨운 무게를 느낀다. 측은지심은 어진 마음의 발로이고 이는 타자와 공생하는 데 있어 긴요한 자질이다. 견인의 자세로 삶의 고통을 통과해온 시인은 타자와의 공존을 꿈꾼다. “가도 가도 너른 풀밭 혼자 돌아 왔어요/ 이제는 어느 것도 따라가지 않아요/ 혼자 돌아와야 하는 길은 가지 않아요”(「같이 가실래요?)라고 다짐한다. “헛된 꿈이라 하더라도/오래 꾸고 오래 걷다보면/가는 실눈을 뜨고도 깊은 꿈을 꿀 수 있겠지요”라고 기대한다. 오랫동안 먼 길을 혼자 걸어온 시인은 함께 꿈꾸며 걷는 길을 가려 한다. 시인에게 시는 깊은 꿈과도 같다. 팍팍한 삶에서 실눈 뜨고 걸으면서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이다(이혜원, [나무의 자세, 혹은 기다림의 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