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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는 담벼락에 낙서하기를 좋아하는 낙서 대장이다. 오늘도 옆집 담벼락에 낙서를 하다가 주인 할아버지의 야단에 집으로 도망쳐 온다. 집에 온 현이는 아빠가 바위그림을 보러 가자는 말에 따라 나선다. 바위그림 앞에 도착한 아빠는 바위그림을 조심스럽게 본뜨고, 연구 작업을 했다. 현이는 아빠의 작업을 방해할 수는 없어서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다. 심심해진 현이 등 뒤로 이상한 차림을 한 아저씨가 다가와 다짜고짜 고래를 잡으러 가자며 현이를 데려 간다. 현이는 뭐라 대답할 새도 없이 바닷가에 나가 배를 타고 아저씨들과 고래를 잡는다. 현이는 고래를 잡고, 함께 고래 고기를 나누는 과정을 함께 한다. 아저씨가 준 고래 고리를 한 입 먹으려는 순간 아빠가 현이를 부른다. 아빠는 현이에게 바위그림을 설명해 주겠다고 말하지만 현이는 바위그림이 왜 그려진 것인지 다 안다고 말한다. 방금 현이가 생생하게 겪고 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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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훌륭한 문화재들이 많이 있다. 창덕궁이나 수원화성, 고인돌 유적지를 비롯하여 판소리나 봉산 탈춤, 바위에 그린 암각화 같은 그림 등은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귀중한 문화재들이다.
우리는 어린이들과 고궁을 견학하기도 하고, 판소리 공연을 보기도 하고, 박물관에서 옛 그림이나 도자기 등을 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들이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를 설명해 준다. 아이들이 훌륭한 문화재에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문화재를 접할 기회가 많아도 아이들 대부분은 문화재가 ‘일상적인 삶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느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은 지금, 현재를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알려 줄 때는 과거의 사실들만을 알려 주기보다는 현재 아이들의 생활과 관련지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해 주고 공감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현상이나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누가 벽에 낙서한 거야?』는 주인공이 선장 할아버지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우리나라의 국보인 암가고하와 연결하여 아이들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문화재에 관한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판타지를 넘나들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문화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인공 현이는 우리 아이들과 같은 개구쟁이다. 현이는 담벼락에 낙서하다가 무서운 선장 할아버지께 혼이 난다.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과 닮은 현이의 모습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암각화를 살펴보게 된다. 그리고 낙서와 다를 바 없는 바위그림에 새겨진 여러 동물 그림들이 왜 ‘나라의 보물’인지 궁금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탁본하는 모습을 보다가 점점 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현이와 함께 선사시대로 들어가서 거센 풍랑을 맞고 온갖 고생을 하며 고래를 잡게 된다. 먹과 물감으로 힘차고 강렬하게 채색하여 현이가 경험하는 역동적인 선사 시대를 실감나게 경험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우리 조상들이 앞으로도 무사히, 고래를 많이 잡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암각화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는 것이다. 암각화는 의미 없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과 그 시대에 살았던 동물들의 모습과 생태, 사냥 방식을 기록한 생활 그 자체다. 암각화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자취를 알게 해주는 기록이며, 사냥감이 풍성하게 잡히기를 소망하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암각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현이를 통해서 문화재의 의미와 정신을 되새기고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알려 주고 있다. 암각화의 의미를 알게 된 현이는 동네 담벼락에 다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이번에 현이가 그린 그림은 지난 번에 그냥 끼적거린 낙서와는 다르다. 경험에서 느낀 마음을 담아 정성껏 고래를 그렸기 때문이다. 현이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는지 무서운 선장 할아버지도 이번에는 현이의 그림을 보고 빙그레 웃는다. 현이는 암각화가 오래오래 보존되어 자신이 암각화를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듯이 자기가 그린 그림도 암각화처럼 오래오래 남아서 멋진 보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책을 덮으며 ‘오래오래’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 우리나라 국보인 암각화 인근에 댐이 건설된 이후부터 물에 잠겼다가 드러나기를 되풀이하면서 암각화가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암각화처럼 훌륭한 문화유산을 ‘오래오래’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