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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봄
시로 쓴 농사 일기 1―사랑의 씨앗 13 시로 쓴 농사 일기 2―민들레 15 시로 쓴 농사 일기 3―경운기질 17 시로 쓴 농사 일기 4―유기농 19 시로 쓴 농사 일기 5―밭매기도 이럴진대 20 시로 쓴 농사 일기 6―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23 시로 쓴 농사 일기 7―멧돼지 26 시로 쓴 농사 일기 8―사월에 부는 바람 29 시로 쓴 농사 일기 9―올해는 고추를 심지 않았다 31 시로 쓴 농사 일기 10―오월의 격문 33 시로 쓴 농사 일기 11―손 모내기 36 제2부 여름 시로 쓴 농사 일기 12―양파 41 시로 쓴 농사 일기 13―우중雨中 44 시로 쓴 농사 일기 14―파종 46 시로 쓴 농사 일기 15―가뭄 48 시로 쓴 농사 일기 16―이사 50 시로 쓴 농사 일기 17―깨 농사 52 시로 쓴 농사 일기 18―초복初伏 54 시로 쓴 농사 일기 19―환상통 57 시로 쓴 농사 일기 20―냉면 59 시로 쓴 농사 일기 21―몸살 61 시로 쓴 농사 일기 22―중복 63 시로 쓴 농사 일기 23―호미 말 65 시로 쓴 농사 일기 24―허기 67 시로 쓴 농사 일기 25―거꾸로 처박다 69 시로 쓴 농사 일기 26―무심한 듯이 72 시로 쓴 농사 일기 27―대지의 몸 76 시로 쓴 농사 일기 28―뭐냐 78 제3부 가을 시로 쓴 농사 일기 29―너 미쳤냐 83 시로 쓴 농사 일기 30―야한 가을 85 시로 쓴 농사 일기 31―오이 1 88 시로 쓴 농사 일기 32―오이 2 90 시로 쓴 농사 일기 33―오이 3 92 시로 쓴 농사 일기 34―빨래 94 시로 쓴 농사 일기 35―고구마 1 96 시로 쓴 농사 일기 36―고구마 2 98 시로 쓴 농사 일기 37―고구마 3 99 바람 부는 날 100 추석 지난 102 제4부 겨울 농부 105 피서지에서 106 지갑 108 세습 110 기우祈雨 112 칠석 114 낙엽 지다 116 짚 한 베눌 117 빈 그릇 119 바느질하는 사람 120 농민전傳 121 감나무 123 대설 124 불목하니 126 동치미 128 장마 129 사월, 길을 잃다 130 2014 - 0416 132 꿈, 나무 133 해설 정도상 대지에서 길러낸 시 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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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쇠불알처럼 어쩐다더니 하루 종일 내 거시기도 늘어졌다 제 세상인 양 모든 것이 빳빳해지는 새벽 다섯 시, 하지만 내 자존심은 세울 새도 없이 콩밭으로 내달았다가 해님의 자존심에 풀이 죽어서 축 늘어져서 구부려져서 기어 들어온다 기어 들어와 씻고 늦은 아침이나마 자알 잡숴도 서지 않고 시원하게 내놓고 앉아있어도 사타구니에 사린다 하루에 두 번 세 번씩 마누라쟁이가 눈앞에서 물방울 뚝뚝 돋는 인어가 되어 화장실 거실을 헤엄쳐 다녀도 --- 「시로 쓴 농사 일기 22 - 중복」 중에서 더위가 하도 극성을 부려 하루의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낸다. 거실 한가운데 벌렁 누워 신문을 펼쳐 들거나 책을 읽거나 생각나면 간간 글을 쓰기도 한다. 물론 속옷 차림이지만 너무도 헐렁하여 거시기는 개방 상태다. 그러나 너무 더워서인지 너무 구속되지 않아서인지(!) 이놈이 용트림 한번을 하지 않는다. 걱정되어 가끔씩 옆에서 부추겨봐도 대가리를 톡톡 쳐서 화를 돋구어 봐도 처량할 정도로 늘어졌다. 제에미-밥값도 못 하고 이 무슨 허송세월이람! 몇 년 전부터 지역사회에서 뭔가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 하나 만들어보려고 고민해 왔는데 지지부진 답이 보이지 않는 것도 내 거시기와 꼭 닮은 꼴이다. 저녁때는 어디 외출이라도 하여 보리라. --- 「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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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진의 시는 그의 가슴팍만 한 밭에서 태어났다. 사시사철 밤낮없이 싹이 돋아나고 잎이 피어난다. 어린것들의 웃음소리가 참새처럼 날아간다. 세상을 향한 걱정과 분노는 그리움이 되어 밤마다 그의 콩밭 고랑에서 잠이 든다. 땅을 향해 숙였던 허리를 펴면 농사꾼의 땀 냄새가 시로 뚝뚝 떨어지기도 하고 수천 년의 가난과 남루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기도 한다. 제대로 된 농사일을 따라 살면서 터져 나오는 노래를 가슴 깊이 부르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 삶과 시는 자본의 질서와 상상력으로부터 등을 돌린 채 온전히 따로 살아가고 있다. 천박한 그것들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처절한 싸움이 그의 인생 안에 있었으리라. 그러니 박형진의 시는 나에게 귀하기 짝이 없는 노래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 가슴에 넣어두었다가 가끔씩 꺼내 보곤 한다. 나에게 다른 좋은 방법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 김영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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