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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전당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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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폭우반점(暴雨飯店) 13
컵 씨 14
파트리크 쥐스킨트 16
벨벳 문 18
태양계 가족 20
조우연 22
조우연 아재비 24
문의 말 26
마르코 폴로 28
접시 30
바느질의 달인 32
반구대암각화 34
조어(鳥語) 학원 36
말주머니 38
숟가락 40
자전거를 타고 굴렀어 42
나는 양말족 44
노르웨이 숲 46

제2부
관상용 49
약국(藥國) 50
만첩홍매(萬牒紅梅) 52
위신 54
나무의 무릎 56
진양조 해금 산조 58
달나라 배꽃이 필 무렵 60
섬 62
아버지 64
선비 김뢰진 66
생이기정 68
빗살무늬토기 70
나무 72
플랫이 붙은 어느 노동자의 악보 74
시 76
외떡잎 78
고래가 숨을 쉴 때 80
시의 수사법 82

제3부
밥 85
이녁 86
엄마 88
이사 90
철통 밥그릇 92
낙원寺93
전봇대 94
옹기들 96
지층 98
꽃값 99
강대나무 100
발목 102
멸치들 104
사랑 105
면목동 반지하 106
껌 씹는 염소 108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110

해설 | 검은 우울과 바느질의 수사(修辭) 111
신종호(시인)

저자 소개 1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2016년 《충북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폭우반점』과 『검정비닐새 요리』를 냈으며 ‘엽서시’ 동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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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86g | 148*210*9mm
ISBN13
9791158964450

책 속으로

주문한 비 한 대접이 문 밖에 도착
식기 전에 먹어야 제 맛
수직의 수타 면발
자작 고인 국물
허기진 가슴을 채우기에 이만한 요긴 다시없을 듯

빗발
끊임없이 쏟아져 뜨거움으로 고이는 이 한 끼
단언컨대,
죽지 말라고 비가 퍼붓는다

자, 대들어라
피골이 상접한 갈비뼈 두 가락을 빼들고!
--- 「폭우반점」 중에서

사실 참 다행이다
조우연이 비바람을 맞고 떨고 있을 때
나는 떠는 척만 해서
조우연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게거품을 물며 선두에 설 때
나는 그럴듯한 구호를 외치며 뒷줄에 서서 언제든 돌아설 수 있으니
아재비라서 참 천만다행이다
--- 「조우연 아재비」 중에서

생일에는 소금 간조차 뺀
찰찰 비린내 날리는 바람의 육회나 실컷 먹어봤으면
아, 접시는 필요 없어요
이렇게 수치를 공손히 내밀면 내 손바닥이 벌써 접시니까요
--- 「접시」 중에서

잠든 아들의 토기를 당신의 안으로 포개는
금 간 유물,
아버지
쓰러지지 않으려 더 단단히 박혔을 뿐

이제 민무늬 철제 밥그릇으로 저녁을 먹는 나
탕탕 양철 처마를 때리는 빗소리를
가끔 습관처럼 폭식한다
비에 젖으면 보이는 무늬가
내 밥그릇에 있다
--- 「빗살무늬토기」 중에서

몸을 못 삼아 붙잡고 살아온 그림자를
이제 놓아주려 합니다.

새들이 그러하듯이.

2019년 가을
조우연

--- 「시인의 말」 중에서

추천평

조우연의 시는 경쾌하고 재밌다. 우울과 슬픔도 짙게 배어 있다. 그녀의 첫 시집 『폭우반점』을 펼치면 엄마의 울음이 해금가락을 타고 빗물처럼 흘러나온다. 북풍에 흔들리는 마른 갈잎소리도 들리고 세상의 칼질을 온몸으로 받아 나이테를 만드는 도마의 숨소리도 들린다. 눈먼 노인의 눈동자에 스민 비애의 하늘, 안개 낀 숲의 비탈에서 홀로 천장(天葬)을 치르는 나무도 보인다. 이 모두가 시인 특유의 음(音)과 색(色)으로 변주된 생의 풍상(風霜)들이다. 그녀는 독특한 감각과 상상으로 고통으로 점철된 이 눈물의 세계를 놀이공간으로 변전시킨다. 관습적 사고에 길들여진 통념과 인식의 알을 깬다. 빗줄기는 죽음을 밀어내는 수타면발이 되고 아파트는 거대한 묘목이 되고 태양계는 모계중심 가족구성체가 된다. 그녀는 몸에 새겨진 비애의 문신들을 유머와 농담으로 풀어내는 감각파 리얼리스트 시인이다. 까불까불 아픈 기억과 놀고 말과 노는 들장미 소녀 캔디다. 어미의 둥지를 떠나 홀로 하늘에 깃드는 어린 새처럼 유년의 아픈 집을 떠나 세상에 깃드는 살 그림자들, 그것이 조우연의 시다. 조우연과 우연히 조우(遭遇)한 당신, 첫눈에 사랑에 빠져든 자의 눈빛처럼 당신의 심장은 필연의 빛과 감동으로 가득찰 것이다.

- 함기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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