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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숙
문학의전당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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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전당 시인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슬픈도형 13
낭만적 엉덩이 14
조카는 항해 중이다 16
자화상 17
불러봐도 없는 18
드라이플라워 20
골목의 깊이 21
꼬리에 대한 생각 22
은어 24
구멍가게 25
제일양장점 26
족보를 위한 변명 28
사라진 이불과 함께 29
애기똥풀 30
소(沼) 32

제2부

뇌신 35
신두리 사구 36
정전 38
남의 말 40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42
가정수도원 43
컴퓨터와 뭉그적거리며 놀다 44
골목에 고양이를 심는 까닭 46
뜀콩나방 유충 48
누대(累代) 50
간극 51
시체꽃 52
애(愛)쓰는 남자 54
이면도로 56
휴면 58

제3부

감기 61
등나무 변주곡 62
안구 건조증 64
사랑의 자세 65
염병이라는 사원 66
낮달 68
내가 나를 보았는가 70
부두 72
보라색 꽃무늬 원피스 73
불편한잠 74
밤을 굽다 76
화개(花蓋) 9호선 77
기억한 눈금 78
아늑한 셈법 79
녹색 손톱 80

제4부

품 83
봄볕 84
골짜기가 붉다 86
가을, poor 87
파이네페르네페르 88
스르르륵 90
고산병 91
노이즈 닷컴 92
봉만이 94
돈나무 픽업되다 95
귀향 96
성냥 97
앞뒤가 안 맞는다고요? 98
그래사막 100

해설 | 휴머니즘의 우울한 복원력과 무의식의 지평 101
진순애(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강원 속초에서 태어나 2003년 시집 『강물 속에 그늘이 있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물렁물렁한 벽』이 있으며,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다층] 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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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14쪽 | 127*203*20mm
ISBN13
9791158964764

책 속으로

어릴 적 산수시간
삼각형 사각형 다각의 뿔 달린
선을 그려나가다 보면
무덤처럼 닫히던 도형이 슬펐다

심장 속
스키드마크처럼 줄이 그어지던 폐곡선에
죽은 언니가 살고 있었다
--- 「슬픈 도형」중에서

먼발치에서 하늘다람쥐가 새끼를 눈으로 핥고 있다 따스한 눈빛을 끌어다 덮은 새끼 다람쥐가 졸고 있다 산목련 나뭇가지 옆구리가 파르르 떨린다 어미가 누군가를 향해 눈 화살을 쏘더니 잽싸게 새끼를 물고 달아난다 일순간 하늘이 푸른빛으로 찢어지고 구렁이의 날름거리는 혀가 들통 난다 저도 모르게 날을 세운 등뼈와 발톱을 더듬어보는 어린 눈꺼풀, 어미와 밀착되어 겪는 결행의 순간이 생의 결기이고 동력이다 어미의 잿빛 숨결 무늬 그대로 폐부에 새겨진다 한 움큼 빠져나간 숲이 헐떡거리다 다시 초록으로 돌아온다
--- 「품」중에서

페인트공이 줄에서 떨어졌다

아파트 외벽에서 세상과 소통하던 길이
눈 깜박할 사이 사라졌다

미처 펼치지 못한 날개인가

며칠째 부엌 창가에서
헤매고 있는 밧줄

거꾸로 매달린
찰나의 간극이

아찔한 한 줄의 유서가
세로로 새겨져 있다
--- 「간극」중에서

흔들리며 흔들며 홀로 멀리도 걸어왔다
어디에도 머물 곳이 없다
바람을 앞세워 나를 밀고 갈 뿐
내 문장이 다 녹이 슬 때까지,

--- 「시인의 말」중에서

추천평

보통의 시들은 언어를 통해 공간을 짓고 부풀리며 거기에 독자들을 초대하기 마련이다. 반면 김상숙의 시들은 여간해서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묘한 특질을 보인다. 대신에 그는 공간을 이루는 벽이나 벽의 질료인 낱낱의 벽돌들을 들추어 거론하는 것으로 소재를 제안하고, 그것들을 통해 시의 공간이랄 것을 독자들에게 직접 일으켜 세워보라고 권유한다. 이런 방법론은 자칫 시를 우리가 알던 기존의 시보다 평면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는 한계를 내포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기꺼이 위험 앞에 몸을 내던지는 시인의 도전정신과 과감함이 없다면 불가능한 시도가 될 터이다. 그렇기에 그의 시에 구미가 당기는 독자들이라면 ‘공간 짓기’라는 특별한 즐거움을 함께하자고 보채는 낯선, 우리가 채 알지 못하던 김상숙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 임재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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