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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백
차무진 | 요다 | 2019년 11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7건 | 판매지수 240
베스트
장르소설 top100 1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71g | 135*210*19mm
ISBN13 9791189099336
ISBN10 118909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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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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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운데 낀 아들이 두 사람 사이를 빠져나가지 않도록 배에 힘을 주며 목걸이를 잡았다. 아들 이마가 배에 닿았다. 아내 이마가 어깨에 닿았다. 그에게 전부인 그들의 이마가 그의 몸에 닿아 있었다.
--- p.12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에 이끌려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땅은 세상을 살라 먹기 위해 다가오는 그것들을 오늘도 당당하게받아들이려 한다. 펀펀하고 너른 논이 보인다. 불빛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은 마치 누군가 찍어놓은 흑백사진 같았다.
--- p.147

죽은 전나무 우듬지에 걸린 까마귀 둥지를 멍하게 바라보며 그는 가방에서 말보로를 꺼내 물었다. 매캐하고 풀 타는 냄새에 코가 아렸다. 2년 만에 피워보는 담배였다. 노곤한 방귀가 나왔다. 몇 모금 빨자 몸에 피가 도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뛰고 있는 심장이 한탄스러워지며 다시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담배 향이 좋았다.
그래, 이 정도면 되었다.
--- p.148

창을 보았다. 밖은 낙엽이 붕붕 날리고 있었다. 마지막 빛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종소리라도 들리면 좋을 텐데.
--- p.153

아들 입에 자신의 엄지를 물게 하고 연신 등을 쓸었다. 이렇게 두 몸이 딱 붙어 있으면 자신의 견고함이 저 작은 몸에 고스란히 전달될 것만 같았다.
--- p.211

세상이 이토록 지저분한 것은 각자 지켜야 할 것이 있기에 그런 것이리라. 만약 누군가가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한다면 그는 소중한 것을 지키고 있다는 뜻이리라.
선과 악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에게는 그저 각자 소중한 무엇만 존재할 뿐. 아이가 그에겐 그런 존재였다. 아무리 세상에 대고 대답을 물어도 세상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답했다. 아무리 원망해도 합리를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p.373

“아나카, 옳고 그름은 말이야. 지킬 게 있는 사람에게는 묻는 게 아니야. 왜 그런 줄 알아? 인간의 선은 각자 다 다르니까. 선을 묻는 네 질문에 내가 대답하지 않은 이유가 그거야.”
--- p.38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박력 넘치는 소설이다. 백두산 폭발과 식인 바이러스의 창궐,
두 사건을 교묘하게 엮어 한반도 전체를 흔든다.
근미래를 다루면서도 현대사를 소환하는 뜨거운 상징들이 곳곳에서 용천수처럼 솟구친다.”
_ 김탁환 (소설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매력을 최대치로 보여준다 .
그리고 그 야만의 세계에서 역설적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휴머니즘을 이야기한다 .”
_ 연상호 (〈부산행〉 감독)

단단한 문장, 과감한 서사, 빛나는 휴머니즘,
그 위에 펼쳐지는 묵직하고 처연한 세계

2010년 『김유신의 머리일까?』로 데뷔 후, 장편 『해인』으로 한국 장르문학의 또 다른 영역을 제시해온 차무진 작가의 네 번째 장편소설. 전작들이 미스터리적 색채와 문학적 깊이, 정밀한 역사성이 어우러진 작품이었다면, 『인 더 백』은 한반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을 박진감 넘치면서도 현실감 있게 묘사하며 거기서 헤매는 한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과감하게 녹여낸 소설이다. 서울 동호대교-잠실을 지나, 여주-충주-문경을 거쳐, 낙동강-금오산을 넘어, 마침내 대구에 이르기까지 40여 일간의 생존 여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백두산이 폭발하고 식인 바이러스가 퍼진 한반도. 아내와 여섯 살 아이를 데리고 서울을 탈출하려던 동민은 예고에 없던 포격에 맞닥뜨린다. 고성능 아웃도어 손목시계로 치밀하게 계산해 피난길에 올랐음에도 동호대교에서 아내를 잃고 만다. 소설은 동민이 아이만은 지켜내고자 시종 고군분투하는 길 위의 기록이며 탈출담이다. 125리터 캘티 배낭에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자신의 아이를 숨겨 청정 지대 대구까지 가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

여정은 보란 듯이 험난하다. 비감염자라면, 비감염자이고 더욱이 아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개개 식인자들, 반정부 단체를 표방하며 집단으로 살육 식인하는 일단, 감염자 색출이라는 명분으로 거침없이 민간인을 집단학살하는 정부군까지 동민이 넘어야 할 산은 끝이 없다. 그 여정에서 독자들은 한국 전쟁을, 한반도의 이데올로기 문제를, 참혹한 민간인 학살의 역사를 떠올리게 된다.

청정 지대에 다다라 동민이 아이를 무사히 대구까지 데려갈 수 있을지 가장 궁금해지는 시점에서 이야기는 독자를 큰 충격에 빠뜨리며 인간 내면을 정면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가족이란 정말 불굴의 힘을 주는 존재일까?
인간의 야만성은 어디까지 제 얼굴을 드러낼까?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절대적 외로움 상태에서 동료란 어떤 존재일까?
희망이 없다면 인간이 생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 인간이 지켜야 할 마지막 선(善)은 무엇일까?

“아나카, 옳고 그름은 말이야. 지킬 게 있는 사람에게는 묻는 게 아니야. 왜 그런 줄 알아?
인간의 선은 각자 다 다르니까. 선을 묻는 네 질문에 내가 대답하지 않은 이유가 그거야.” (388쪽)

결말을 쉬이 짐작할 수 없는 40여 일간의 긴박한 여정
한반도 특유의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휴머니즘

『인 더 백』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젊은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를 차용하여, 이제껏 작가가 선보여온 그 어떤 작품보다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이 제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감행하는 도덕적 일탈에 고개를 저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가 여정을 무사히 끝마치기를 응원하지 않을 독자가 있기는 할까. 이 시대의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보편적인 부성애가 위기를 만나 빛을 발할 때 안도하지 않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 작품은 부정(夫情 )의 깊은 시련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작가는 개인의 내면을 국가라는 거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피난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는 한국 전쟁과 겹친다. 이데올로기가 얹히고, 권력 집단의 부패가 얹히고, 참혹한 민간인 학살이 얹힌다”라는 김탁환 소설가의 평처럼 소설은 근미래를 다루면서도 현대사를 소환해내는 상징들을 곳곳에 숨겨두기도 했다.

이러한 묵직한 소재와 주제가 작가의 탄탄한 문장력, 탁월한 수준의 풍성한 어휘 사용, 박진감 넘치는 사건으로 전개되며 읽는 이를 시종 긴장시킨다. 독자는 원고지 1200매에 이르는 이 소설을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서야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고도 노련하게 긴 이야기를 설계했는지 이해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결말에 이르러 유독 전율이 이는 이유는 예상치 못했던 마무리란 점 외에도 “야만의 세계에서 역설적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휴머니즘을 이야기”(연상호 감독)하기 때문이다. 종말이라는 장르를 입고 있으면서도 휴머니즘이라는 주제에 단단히 발붙이고 선 탄탄한 얼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평범하고도 매력적인 주인공, 속도감 넘치는 호흡과 박진감, 놀라운 흡입력으로 정밀하게 설계된 소설가 차무진의 네 번째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는 가운데 낀 아들이 두 사람 사이를 빠져나가지 않도록 배에 힘을 주며 목걸이를 잡았다.
아들 이마가 배에 닿았다. 아내 이마가 어깨에 닿았다.
그에게 전부인 그들의 이마가 그의 몸에 닿아 있었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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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력 넘치는 소설이다. 백두산 폭발과 식인 바이러스의 창궐, 두 사건을 교묘하게 엮어 한반도 전체를 흔든다.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피난을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는 한국 전쟁과 겹친다. 이데올로기가 얹히고, 권력 집단의 부패가 얹히고, 참혹한 민간인 학살이 얹힌다. 근미래를 다루면서도 현대사를 소환하는 뜨거운 상징들이 곳곳에서 용천수처럼 솟구친다.”
- 김탁환 (소설가)

“이성이라는 단단한 골조로 만들어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그 이면에 도사리는 야만을 항상 느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인간의 야만성. 그것에서 공포가 시작이 된다. 수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이야기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던 야만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차무진 작가의 『인 더 백』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매력을 최대치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야만의 세계에서 역설적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휴머니즘을 이야기한다.”
- 연상호 ([부산행] 감독)

회원리뷰 (7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본격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지*공 | 2020.04.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표지만큼 강렬한 책. 바이러스 미사일이 떨어지며 감염된 자들은 인육을 먹기 시작한다.살기위해 아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고향의 어머니 집으로 목숨을 건 여행을 나선 주인공!책을 읽는데 영화 <부산행>이 생각난다. 자식을 살리기 위해 본인의 몸을 사라지않는 부모의 사랑.몇일씩 안먹고 그 먼길을 걷는 약간 비현실적이고 초인적인 힘이 있지만 정말 스릴있게 읽었다.책을 다 읽고;
리뷰제목


표지만큼 강렬한 책. 바이러스 미사일이 떨어지며 감염된 자들은 인육을 먹기 시작한다.

살기위해 아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고향의 어머니 집으로 목숨을 건 여행을 나선 주인공!


책을 읽는데 영화 <부산행>이 생각난다. 자식을 살리기 위해 본인의 몸을 사라지않는 부모의 사랑.

몇일씩 안먹고 그 먼길을 걷는 약간 비현실적이고 초인적인 힘이 있지만 정말 스릴있게 읽었다.

책을 다 읽고나면 표지와 책 제목을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던 요다출판사의 색깔을 잘 나타내는 것 같은 소설. 앞으로 많은 책 출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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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 최강 소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g | 2020.02.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두 번 울컥했다. 첫 번째는 서러움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두 번째는 그냥 눈물 펑펑이었다. 차무진 작가의 소설 <인 더 백>을 읽으면서...작년 가을에 사두었던 책을 이제야 펼쳤고, 차무진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부분 조금 읽다 말고 이 작가 뭐지? 싶었다. 책을 잠시 덮고 기사를 찾아보았다. 왜 대구로 가는 설정을 잡았는지, 그동안 소설가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리뷰제목

두 번 울컥했다. 첫 번째는 서러움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두 번째는 그냥 눈물 펑펑이었다.

차무진 작가의 소설 <인 더 백>을 읽으면서...

작년 가을에 사두었던 책을 이제야 펼쳤고, 차무진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부분 조금 읽다 말고 이 작가 뭐지? 싶었다. 책을 잠시 덮고 기사를 찾아보았다. 왜 대구로 가는 설정을 잡았는지, 그동안 소설가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반전! 다시 책으로 돌아오니 기사를 읽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작용하여 평소보다 더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소설의 묘사는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빠른 사건 전개와 긴장감 속으로 빨려들게 만들면서도 잠시잠시 숨돌릴 틈을 주며 완급조절을 한다. 400쪽 가까이 되는 분량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영화화 확정이라는 정보를 알고 읽어서인지 활자가 눈앞에 영상으로 펼쳐졌다. 물론 작가의 실력 때문이겠지만.

 

주인공 동민은 IT업계에서 근무하다가 작가를 하겠다고 회사를 그만두면서 가정경제가 점점 쪼그라들고 배관공 잡부로 일하게 된다. 작가 자신의 이력이 이 소설에서 아주 유사하게 펼쳐진 셈이다. 그리고 아들!

 

백두산이 폭발하고 식인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동민네 가족은 피란길에 오른다. 청정지대라고 알려진 그의 고향 대구로 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동호대교를 지나다 폭격을 맞아 아내를 잃고 아들 한결을 데리고 남하하게 된다. 여섯살짜리 아들을 120리터짜리 배낭에 넣어 메고 다닌다. 이제 동민의 목적은 단 하나! 아내 지연과의 약속대로 꼭 살아서 아들과 함께 대구에 도착하는 것이다. 작가는 60이후에 이 소설을 쓰려고 했다가 자신의 아들이 소설속 아이의 나이보다 더 많아지기 전에 써야겠다고 결심했고 결국 해냈다.

 

백두산 폭발로 북한은 초토화 되었고 그 여파가 남한까지 미치는데 식인 바이러스 감염까지 겹쳐 한반도는 아비규환 그 자체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까? 사람이 사람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윤리의식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데 나 혼자가 아니라면? 내 새끼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이 아이와 살아서 어딘가에 꼭 도착해야 한다면?

 

동민은 아들이 든 배낭을 메고 대구로 가야한다. 반군과 정부군, 식인자들을 피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해야만 한다. 며칠을 굶은 상태에서도 식인행위는 도저히 허락할 수가 없었다. 아직 새끼 손가락 손톱만큼의 도덕심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먹을 수밖에 없도록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고, 그는 아들을 위해서! 목숨을 부지해야만 했다. 아들과 함께 대구에 가야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으니까.

 

오늘이 소설 속 재난상황과 똑같지는 않아도, 자식과 가족을 위해 뼈빠지게 일해야만 하는 아버지의 숙명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존속될 것이다. 동민의 가방은 아버지들이 짊어진 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짐이 너무 무거워 걷기 힘들다면, 숨쉬기조차 버겁다면 벗어버리면 될 일이다. 벗어던지면 홀가분하게 걸을 수 있다. 소설 속 동민에게 찾아온 몇 번의 고비는 그 짐을 버릴 수 있는 기회였다. 같이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다가도, 식인들에게 아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용을 쓰다가도, 아이가 갈기갈기 찢기는 꿈을 꾸면서도 그는 끝끝내 아들을 놓지 못했다.

 

인간이란 이기적이고 나약하기 이를데없는 존재라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작가가 부여잡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았다. 아들 한결과 떨어질 수 없는 동민은,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인간이다. 가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비는 계속 바위를 지고 산을 올라야하는 시지프스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아버지의 굴레를 거역할 수 없는 본능으로 생각한 것 같다. 죽을 것 같이 힘들어 벗어나고 싶은 유혹에 몸부림치다가도 유전자에 각인된 아비의 업을 실행하기 위해 몸이 움직이도록, 동민을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

 

반전을 기다렸다. 끝날 때가 되어 가는데도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끔찍한 이 모든 상황들이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기대했다. 주인공 동민이 꿈을 꾼거라고, 무시무시한 악몽을 꾼 것이니 깨어나면 된다고. 컴퓨터 게임 같은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넘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초딩같은 상상을 하는 내게, 작가는 얼얼한 강펀치를 날렸다. 그 한 대는 바로! 눈물샘을 폭발시켰다. 자동으로 풍풍 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몇 장을 넘겼다. 제발 대구에 무사히 도착하길 빌었다. 마지막 한 장에는 또 다른 결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반전은 독자 맘대로 상상하도록 하는 열린 결말, 아니 열린 반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을 리뷰에 쓰면 혹시라도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것 같아 생략한다.

 

처음 내가 울컥했던 페이지를 다시 넘겨서 읽고 또 놀랐다. 이것은 무엇인가? 작가의 트릭에 내가 제대로 말려든건가? 아니면 나만 이 장면에서 감정이입 심하게 한건가? 다시 돌아와 읽어보니 반전의 전주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p. 269

 

“아빠가 그랬어요.”

메어린이 동민을 보았다.

동민은 울음을 참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벅참이 올랐다. 아들이 자신 외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었다. 둘만 있었던 이 깊은 어둠에서 다른 대상에게 아이를 건넸다. 오래전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아이를 안고 어두운 동굴을 걷는다면, 서로만을 의지하고 깊은 심연을 걷고 있다면, 그는 그래왔다. 공기도, 형태도 느끼지도 못할 아들의 두려움까지 모두 혼자 흡수해야 했고 격정과 시선도 대신 감내해야 했다. 그것이 너무 어려워 지친 나머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지금, 그 다른 이가 잠시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는 식인자였고 적이었다.

동민은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

 

“당신 그간 외로웠군.”

동민은 주먹으로 눈을 닦았다.

아이는 그런 아빠를 한번 쳐다보기만 했고 장난감 로봇의 팔을 끼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소설은 재난영화에 피칠갑 좀비물이 뒤섞인 것 같지만 사회성 짙은 내용을 여럿 내포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이념 갈등, 종교, 구원, 도덕, 계급, 자본주의 등등... 어떤 하나의 키워드에 천착한다면 그 하나만으로 긴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

오늘 내 리뷰는 뒤죽박죽인데 이 소설 판권이 팔렸다고 하니 주인공을 누가 맡으면 좋을지 나혼자 캐스팅 중이다. 동민을 하정우나 이병헌이 한다면 그간 맡아온 역할들 때문에 동민의 예민함을 살리지 못할 것 같다. 공유나 이동욱 같은 키 큰 남자도 안 어울릴 것 같다. 30대 중후반에 키는 크지 않아도 몸은 다부지고 얼굴은 평범한데 섬세한 눈빛을 가진 남자여야 한다. 박해준 배우의 얼굴과 표정, 눈빛 연기가 이 역할에 어울릴 것 같긴 한데 키가 좀 크다. 그리고 메어린이 중요하다. 그는 거구인데 운동신경이 뛰어나야 하고 얼굴이 우락부락한데 착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마동석이 떠오르긴 하는데 <부산행>에서 비슷한 역을 했기 때문에 식상하다. 엄태구와 박훈이 떠오르는데 메어린은 그들보다 좀 못생겨야 한다. 혼자 캐스팅 놀이하느라 심각했던 리뷰를 가볍게 마무리했다.

 

아, 소설 속에서 동민은 영화화 판권비를 받지 못했으나 차무진 작가는 받았다고 하니 내가 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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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구원은 셀프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미*빠 | 2020.01.2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20200123 #구원은셀프다!백두산 화산 폭발. 거기다 식인바이러스의 창궐. 피난 길에 아내를 잃고, 여섯 살 아이를 배낭에 메고 청정지역 대구로 향하는 한 아빠의 처절한 생존 여정. 식인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는 인육을 먹어야 하고. 정부군은 식인바이러스는 북한의 소행이라며, 추후 해독제를 미끼로 감염자들을 북한의 끄나풀로 활용할 것이라며 감염자 색출, 처단에 나섬. 이에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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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구원은셀프다!

백두산 화산 폭발. 거기다 식인바이러스의 창궐. 피난 길에 아내를 잃고, 여섯 살 아이를 배낭에 메고 청정지역 대구로 향하는 한 아빠의 처절한 생존 여정. 식인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는 인육을 먹어야 하고. 정부군은 식인바이러스는 북한의 소행이라며, 추후 해독제를 미끼로 감염자들을 북한의 끄나풀로 활용할 것이라며 감염자 색출, 처단에 나섬. 이에 감염자 반군이 생겨남. 감염자 보호 및 치료에 나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감염자를 마구잡이로 죽이고 있다며 반군 결성. 그러나 이들 역시 명분만 그럴 듯, 결국은 자기 잇속을 채우려는 이들. 비감염자에게 정부 편인지, 반군 편인지 진영 확인 후 정부 편일 경우 사살 후 먹이로 삼음. 그 아비규환 속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대구로 향하는 피끓는 부성애. 마지막의 반전. 그렇게 갈등하고 싸우던 '둘'은 결국 '하나'였다. 그리고 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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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좀비물'이 그렇듯이 이 소설 역시 '#은유'가 넘쳐남. 식인바이러스는 결국 사상과 이념. 정부군이나 반군이나 사리사욕을 토대로 '동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무장. 지금껏 '#좀비'는 '#진영논리'를 중심으로 한 '선동적 폭력'에 대한 은유였다면. '#식인바이러스'는 같은 진영 내에서도 또 다른 적을 끊임없이 양산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보여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피해자는 결국 우리 모드. 작금의 정치상황과 맞물려 읽게 되는 절망의 끝. 구원은 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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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는 전개. 무릎을 치게 만드는 인문학적 은유와 상상력. 마지막 장까지 한달음에 가게 만드는 흡인력. 간만에 읽은 소설, <#인더백(In the Bag)>. 내 마음 속 별점은 최근에 읽은 또 다른 소설 <#회색인간>과 함께 별 다섯 개. 읽은 걸로 끝이 아니라 무언가를 자꾸 생각케 하는 소설이라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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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할 이유가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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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자* |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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