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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자기 목소리를 내기 쉬운 세상. 하지만 제대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김하나 작가의 ‘말하기’에 관한 책이 출간됐다. 지독하게 내성적이었던 아이가 어떻게 말하기를 업으로 삼는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그의 말하기의 경험을 들려준다. - 에세이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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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내성적인 아이 너는 말하는 사람이 될 거야 배역과 진짜 잠깐 멈춤의 기술 말하기 선생님들 화분에서 숲으로 말에서 힘 빼기 〈세바시〉 강연록: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강연에서 떨지 않는 법 〈책읽아웃〉을 시작하다 내 목소리가 이렇다고? 양질의 대화를 위한 생각들(음악으로서의 말하기 / 듣고, 그 순간에 있기 / 대화의 에너지 뱀파이어들 / 집중력의 한계 알기 / 나의 말하기 도구: 마인드맵)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 단군 이래 가장 큰 여성 작가 모임 여성들에게: 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 쪼란 무엇인가 에 예 네 음 최고의 안주는 대화 침묵에 대하여 그런 것까지 굳이 말로 해야 됩니다 설득은 매혹을 이기지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말들 대화의 희열 목소리를 냅시다 김하나의 마인드맵 |
저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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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인생은 레벨 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라고 믿는데, 옛날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레벨 업한 버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옛날의 나로부터 지금의 나까지를 모두 다 품은 내가 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더 넓어진 나야말로 더 나아진 나일지도 모른다. --- p.30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마음을 열려는 태도다. 미리 재단하려는 마음 없이. 여기서 세계를 파악하는 두 태도의 차이를 읽을 수 있다. 즉 세계를 화분들의 집합으로 파악하느냐, 아니면 하나의 거대한 숲으로 이해하느냐. 좁은 화분을 벗어나 울창한 숲속으로 나아가려면 우선 내 마음이라는 화분부터 깨버려야 할 것이다.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된다는 건 내게 그런 의미였다. --- p.56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의 질문에 내가 대답하는 중인데 상대가 건성으로 듣고 있다고 느낀 적 말이다. 내게 집중하지 않으면 누구나 바로 그걸 느낀다. 누가 그런 상대에게 자신에게 소중한 것, 이를테면 진심을 꺼내놓겠는가. --- p.115쪽 팟캐스트를 통해 작가 인터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책과 작가의 남다른 장점을 찾아내 칭찬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새 ‘칭찬폭격기’라는 별명이 내게 붙어 있었다. 작가가 미처 겸양을 차릴 새도 없이 면전에서 칭찬을 퍼부어 ‘초토화(?)’해버린다는 의미다. 작가님들은 곧잘 말씀하기를, 자신이 책을 쓸 때 알아봐주길 바라며 공들였던 부분을 내가 정확하게 끄집어내 칭찬해줘서 놀랐고 고맙다고 한다. 나는 그럴 때가 참 즐겁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데 에너지를 쓸 때가. --- p.130 언젠가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며 늦도록 얘기를 하던 중에, 내가 예전에 했던 얘기를 다시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 이 얘기 내가 너한테 하지 않았던가?”라고 물으니 친구가 “응, 했어” 한다. “왜 말 안 해줬어? 지겹잖아, 들었던 얘기. 이러다 나 나이들면서 했던 얘기만 하고 또 하게 되면 어떡하지? 무섭네.” 나는 이때 친구가 취해서 어눌한 말투로 했던 대답을 잊지 못한다. “야…… 그러면 좀 어떠냐?” 그 말이 그렇게 따뜻하고 고마울 수 없었다. --- p.164 여러 조건이 잘 맞으면 이야기는 자연스레 생겨나고 사이를 오가게 된다. “어디, 자네도 얘기 한번 해보게” 한다고 해서 소통이 일어나는 게 결코 아니다. 빛과 온도와 습도가 잘 맞으면 흙속의 씨앗들이 너도나도 싹트듯이, 편안하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면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이야기꽃’이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 p.138~139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는 참 소중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침묵을 나눌 수 있는 사이다. 이런 침묵은 몇몇 가깝고 특별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한 형태다. 함께 나눈 수많은 대화와 함께 보낸 수많은 시간의 결과로, 우리 사이에는 실핏줄을 닮은 무언의 통로 같은 것이 생겨나 있다. 적어도 서로를 오해하지 않으리라는 신뢰와, 무언가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거기 있음을 안다. --- p.167 관계를 정말로 존중한다면 그에 들여야 하는 노력은 예의를 갖춰 정확히 말하려는 노력이지, 참고 또 참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게 전자는 느슨해진 나사를 조이고 기름을 쳐서 관계가 오래가게끔 정비하는 것이고, 후자는 쉽게 나을 수도 있었던 상처들을 덮고 덮어 곪게 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은 착각일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대부분 상대도 나를 참아내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아느냐고? 예의를 갖춰서 정확히 말을 꺼내보라. 그럼 당신도 알게 될 것이다. --- p.175 |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말한다는 것
“기억해, 너는 말하는 사람이 될 거야” 『말하기를 말하기』는 말하기 마음가짐에서 시작해 누구보다 내성적이었던 작가가 어떻게 말을 업으로 삼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담담히 보여준다. 구체적인 말하기 지침이 아닌, 말하기에 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이것을 시작으로 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말하기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작가는 지독하게 내성적인 아이였다. 친척들을 만나도 인사도 잘 못했고 새 학년이 시작되면 어색함과 부끄러움에 곤혹스러웠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반장을 맡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이 청소 시간에 문득 이런 말을 건넨다. “김하나, 기억해, 너는 말하는 사람이 될 거야.”(21쪽, 「너는 말하는 사람이 될 거야」 중에서) 수줍던 그 아이는 자라서 카피라이터가 되었고 광고를 만들면서 만난 한 성우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목소리가 참 좋으시네. 성우를 한번 해봐요.”(33쪽, 「잠깐 멈춤의 기술」 중에서) 이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성우 공부를 했고,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책을 내고 이제는 도서 팟캐스트 진행자까지 되었다. 나는 늘 두려웠다. 목소리를 내기가, 낯선 사람을 대하기가, 나의 이야기를 꺼내기가.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초현실적이다. 세월이 흘러 말하기에 대한 책을 쓰게 되리라고 어린 날의 내가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고 종종 낯선 사람들로부터 “잘 듣고 있어요”라는 인사를 받게 될 날이 올 줄 알았더라면, 어린 나는 그 모든 것이 좀 덜 당혹스러웠을까? - 15쪽, 「내성적인 아이」 중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해 담아낸 말하기 경험담은 작가가 ‘말하기’로 수많은 청자를 만나기까지 어떤 행로를 거쳐왔는지 보여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말하기를 돌아보게 한다. 더불어 말이 칼이 되는 세상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서도 상처 주지 않고 말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팟캐스트를 하면서 내가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칭찬은 ‘무해하게 재미있다’는 말이다. 남을 공격하거나 비하하는 농담을 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다는 뜻이다.(…) 앞으로도 나아갈 길이 멀지만, 그날 팟캐스트를 들을 때처럼 내 말을 점검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어휘사전을 수정할 것이다. 내가 좀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나의 말이 더 나은 세상을 반영하는 말이 되기를 바란다. - 192~193쪽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말들」 중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때로 목소리의 힘은 그의 온 인생으로부터 온다” 책에 파묻혀 즐겁게 ‘읽기’만 하던 아이가 자라나 책을 ‘쓰게’ 되었고, 공감력이 뛰어나 다른 이의 말을 잘 ‘들어주던’ 아이가 다른 이의 생각을 끄집어내고 정리해 ‘말해주는’ 사람이 되었다. 『말하기를 말하기』는 결국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누구나 하는 말하기에서 나아가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이제는 마이크를 쥘 기회가 많아진 작가가 “약자, 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질병을 앓는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담은 책이다. 나는 마이크 앞에 선 여자가 더 많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자, 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질병을 앓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마이크들을 더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읽고 쓰고 들어야겠지. 내게 마이크가 있는 한, 아니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더 많이 말하고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 지금껏 들리지 않았던 수많은 목소리들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싶다. 한없이 내성적이었던 나에게 용기를 주셨던 분들처럼, 나도 편견 앞에 주눅든 많은 사람들에게 목소리 낼 용기를 주는 말을 건네고 싶다. _205~206쪽, 「목소리를 냅시다」 중에서 그 시절 선생님이 건넨 “기억해, 너는 말하는 사람이 될 거야”라는 말은 작가에게 가닿았고, 다시금 수많은 독자와 청자들에게 “목소리 낼 용기를 주는 말”로 전해진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