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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구픽 콤팩트 에세이-01이동
이경희 | 구픽 | 2020년 09월 0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10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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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22쪽 | 212g | 115*188*15mm
ISBN13 9791187886525
ISBN10 1187886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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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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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체인질링』에서는 기술 문명이 발달한 세계의 아이와 용과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의 아이가 서로 뒤바뀌고, 아이들은 각자 과학자와 마법사로 자라나 서로의 운명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이 작품은 판타지로 분류해야 할까? 아니면 SF로 분류해야 할까? 만약 내가 이 책의 작가이거나(그랬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출판사라면 이렇게 할 것이다. 판타지 팬덤에게는 정말 멋진 판타지 작품이 나왔다고 소개하고, SF 팬덤에게는 정말 대단한 SF가 나왔다고 소개하면 된다. 가능하면 서점에도 양쪽 다 꽂아놓고.
--- p.15

‘엘프’라는 판타지 규칙 덕분에 우리는 엄청난 분량이 필요한 설명을 딱 한 단어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이야기의 모든 세부 사항을 새롭게 구성한다면 판타지 소설 한 편에 얼마나 많은 분량이 필요할까.

창작자가 규칙을 활용하는 것은 독자/시청자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질적인 세계는 오히려 피로감을 불러올 수 있다. 습득해야 할 정보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장르에 익숙한 독자마저 입문자와 같은 위치로 떨어뜨려 버리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이 『실마릴리온』이라는 거대한 부록을 필요로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굳이 ‘엘프’를 두고 새롭게 ‘깐프’를 창조할 필요는 없다.
--- p.27

사람들은 SF를 좋아한다. 다만 그게 SF라는 사실을 모를 뿐이다. 하긴, 어떻게 이 사랑스러운 장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 곁엔 언제나 엄청난 규모의 SF 팬덤이 존재해 왔다. 다만 각자의 방에 앉아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작품과 저 작품이 실은 같은 장르이며, 같은 즐거움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지 못했을 뿐이다.
--- p.36

세대 우주선 이야기의 가장 대표적인 패턴은 여행이 너무 길어져 자신들이 우주선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문명이 퇴화하는 것이다. 『조던의 아이들』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경우는 기나긴 여행을 견디지 못하고 미쳐 버리는 것이다. [팬도럼]에서는 우주선이 마치 [매드맥스]의 아포칼립스 세계처럼 변해 버리고, 《클리셰》의 승무원들은 길고 긴 세월의 지루함 때문에 결국 (스포일러!)를 하기에 이른다. 물론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처럼 멀쩡히 아이돌 공연이나 즐기며 살아가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 「부록1. SF 소백과 사전 ‘세대우주선/씨앗우주선’」 중에서

『이상한 존』은 초인 성장담 이야기의 원형 중 하나다. 서로를 낯설게 바라보며 이해하지 못하는 초인과 인간,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신인류와 기존 인류 사이의 갈등, 초월적 존재들이 만들어 가는 유토피아의 경이감 등 이 서브 장르의 주요한 재료가 모두 담겨 있다. 『아직은 신이 아니야』, 『민트의 세계』 연작에서는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부여하는 ‘배터리’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점차 초능력이 일상화되는 세계를 그린다. 청소년 소설답게 아이들의 성장담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점차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인류의 성장 이야기로, 종국에는 인류조차 넘어선 지성 그 자체의 성장으로까지 확대된다.
--- 「부록2. SF 소백과 사전 ‘초능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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