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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총량
허향숙
천년의시작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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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녀 목소리에 손을 대면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명랑 13
외출 14
기억은 물과 같아 15
그냥 16
‘첫’에 대하여 17
한통속 18
순리 19
넝쿨장미 20
귀가 21
잠과 잠 사이 22
고요에 대하여 23
마음은 아메바다 24
모든 것은 존재하기 위하여 살아간다 25
소년 26
습관 28
문장을 먹는다 29
허기 30

제2부 세상의 그을음을 닦는 영혼의 슬픈 눈

한 장의 묵화 35
옹달샘 36
햇살 38
엎지르다 39
노동자들 40
신의 꽃 42
운수골의 여름 44
애인 45
적선 48
나무 49
밤비 50
소랑리小浪里에서 51
물거울 52
흑염소 54
부부 55
바람은 소리의 바다 56

제3부 매일 아침 나는 너로 태어나 너로 죽는다

해바라기 59
소리의 귀소歸巢 60
너를 꿈꾼다 62
통점 63
너에 갇히다 64
마트료시카 65
에이와나무를 찾아서 66
눈 감으면 67
용화여고 앞을 지나다 68
홍매화 69
그리움의 총량 70
슬픔은 늙지 않는다 72
나프탈렌 냄새 73
너를 부른다 74
숨 75
오르골 76
피우다 78
울음통 79
슬픔을 키우다 80
개미귀신처럼 81

제4부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85
고사리 86
아버지의 구두 88
민들레 89
염력 90
모정탑 91
안개꽃 92
모서리 94
노숙자 96
세일즈맨의 생존법 97
착한 성형외과 98
불암산 99
탄생 100
찰칵, 몰카 102
돌멩이 103
근황 104

해설

김경복 상처 입은 영혼이 부르는 구원의 노래 105

저자 소개 1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2018년 계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저서로는 시집 『그리움의 총량』, 『오랜 미래에서 너를 만나고』, 전자 소시집 『슬픔은 늙지 않는다』가 있다. 시인이자 시낭송 문학가로 활동하며 문학과 예술의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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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04g | 128*208*9mm
ISBN13
9788960215610

책 속으로

그리움의 총량


무언가를 간절히 생각하고
슬퍼하는 시간의 총량이
고작 한 시간 정도라는 어느 시인의 진술을
수정하고자 한다
내 그리움의 총량은
의식과 무의식의 총체다

잠잘 때도
밥 먹을 때도
책 볼 때도
페북질할 때도
걸을 때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유행가를 부를 때도
온통 너이기 때문이다

해가 뜨는 이유도
새가 지저귀는 이유도
바람이 동으로 가는 이유도
비가 사선을 긋는 이유도
구름이 하늘을 흐르게 하는 이유도
별빛이 어둠 가르며 내리는 이유도
풀벌레 우는 이유도
꽃이 피고 지는 이유도
슬픔이 내 몸을 지나는 이유도
웃음 한 말 빌려 오는 이유도
숨을 고르는 이유도
온통 너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대기
낙엽처럼 깔려 있는 침울한 적요
흐느끼는 산길
널브러진 이끼들
어스름을 흔드는 개 짖는 소리
홀로 사그러지는 메꽃

매일 아침 나는 너로 태어나 너로 죽는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허향숙 시인의 시집 『그리움의 총량』이 시작시인선 0379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충남 당진 출생으로 2018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그리움의 총량』은 이별 혹은 사별로 인한 그리움의 정서가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세계와 사물에 대한 웅숭깊은 철학적 인식과 사색, 나날의 구체적 일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주목을 끈다. 시인은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감정을 통해 순도 높은 감성을 이끌어 내는데, 이는 타락한 세계에서 벗어나 생의 진정성과 존재의 지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인의 시적 태도에서 발원한다. 시인은 자신의 삶 깊숙이 의미의 성채를 건설함으로써 참된 존재자로 나아갈 토대를 갖추고자 하는 의지를, 슬픔 속에서 영혼의 힘으로 세계의 진실을 발견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참된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열망을 시에 투영한다. 해설을 쓴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의 말에 따르면, 허향숙의 시는 궁극적으로 “존재의 구원 문제”에 천착하여 “영혼의 발견과 그에 대한 각성”을 통해 “이 세계가 결코 평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의 차원을 넘어선 어떤 영원하고 아름다운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적 전망”을 제시한다. 그리하여 “그 전망 속에 놓인 인간은, 인간뿐 아니라 그 지평 속에 놓인 사물은 제 존재성의 의미를 획득하여 지고한 세계로 나아가”며, “존재의 구원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추천사를 쓴 오세영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철학적 사유에 목마른 시인”의 “깊은 고뇌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고 평했으며, 이재무 시인은 “대체로 사물과 세계와의 동일성을 추구하는 시편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존재의 기원인 고향에 대한 회감 어린 정서의 시편들에서는 애틋한 향수를, 예기치 않게 찾아와 실존의 뿌리를 사납게 흔들어대는 참척의 슬픔이 짙게 밴 시편들에서는 먹먹한 통한을 느끼게 한다”라고 평했다. 요컨대 이번 시집은 혈육과의 사별로 인한 존재의 슬픔과 체념의 정서를 영적 깨달음과 구원의 형식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자신의 존재성을 피우는 일, 그리고 그 피움을 통해 ‘너’를 다시 살게 하는 일은 ‘시 쓰기’의 과정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시인은 ‘시 쓰기’를 은유하는 ‘영혼에의 눈뜸’을 지속적으로 행하면서, 이를 통해 ‘너’로 집약된 존재성을 되살리고 ‘나’의 존재성을 성화시킴으로써 존재의 구원에 다다르게 된다.

"그날 이후, 옷처럼 생을 벗고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밤마다 생을 벗어 옷장에 걸어 두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다가, 십여 년 전에 벗어 놓은 생 꺼내 입으면 소원이 없겠다 생각하다가, 갑자기 복받쳐 오르는 설움 한 채 토해 내다가, 그 집에 들어 풀피리처럼 울다가, 다 해지고 헐거워진 생 무슨 미련을 두나 생각하다가, 네가 남기고 간 마지막 말 때문에 석회질에 뻑뻑해진 발목 끌며 날마다 산에 오른다.

너는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애써 웃으며 말했지.
“빨리 나아서 친구들보다 더 먼저 대학에 갈 거야.
그러니까 엄마, 울지 마!”

매 순간 돌아봄과 넘어짐의 연속이었다.
너 없는 세상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 일은 용광로에 던져지는 형벌과도 같았다. 죽여도 죽여도 사그라지지 않는 숨 때문에 천년의 잠을 청하며 잠들곤 했었다.

그래, 이제 울지 않을게.

2010년 3월. 열여섯 번째 봄을 뒤로하고 와병 백일 만에 생을 벗어 놓은 채 영영 돌아오지 않는 나의 큰 달 수야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추천평

허향숙은 여성 시인답지 않게 철학적 사유에 목마른 시인이다. 그래서 그녀의 시에는 깊은 고뇌의 아픔이 있다.
허향숙은 요즘 문단에서 유행을 좇는 시인들과 달리 자신만의 시를 쓰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청순하다.
허향숙은 시인이기를 바라지 않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아름답다.

“산간 마을에 부는 바람”(「명랑」) 같은 시인,
“허공을 가로질러 맞닿은 마음”(「그냥」) 같은 시인,
“영혼의 슬픈 눈”(「옹달샘」)동자 같은 시인 허향숙. - 오세영 (시인)
허향숙 시인의 시편들은 최근 범람하는 유행 시편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전통 서정 문법에 충실하다. 그녀의 시에는 가슴 아픈 가족 서사가 있고 세계와 사물에 대한 철학적 인식과 사색이 웅숭깊고 나날의 구체적 일상 세목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주목을 끈다.
또한 그녀의 정제된 언어미학의 시편들은 순도 높은 감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적시는 시적 아우라와 마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데 이는 요 근래 보기 드문 귀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집은 대체로 사물과 세계와의 동일성을 추구하는 시편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존재의 기원인 고향에 대한 회감 어린 정서의 시편들에서는 애틋한 향수를, 예기치 않게 찾아와 실존의 뿌리를 사납게 흔들어대는 참척의 슬픔이 짙게 밴 시편들에서는 먹먹한 통한을 느끼게 한다. - 이재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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