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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 The Teenager
01 마요르카 촌놈 02 황제의 천적 납시오 03 흙신의 탄생 04 난 왼손잡이야 챕터 2 The No.1 01 윔블던의 클래식: 권좌에 오르다 02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03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다 챕터 3 The Rivalry 01 천적을 만나다 02 천적을 극복하다 03 부상 그리고 슬럼프 챕터 4 The Greatest 01 라 데시마 02 나달의 비밀 병기 03 마침내 페더러를 넘어서다 04 the G.O.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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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이 12세 이하 스페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축하 파티를준비할 때, 토니는 스페인 테니스 연맹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요청했다. 그동안 12세 이하 챔피언 25명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나달은 바로 옆에서 그 통화를 듣고 있었는데, 토니는 25명의 이름을하나하나 받아 적은 뒤 나달에게 물었다. “25명 중 지금 네가 아는 이름이 한 명이라도 있냐?” 토니는 진정한 하드코어 코치였다.
--- 「마요르카의 촌놈」 중에서 2005년에서 2007년까지 3년의 시간동안 나달이 흙바닥에서 일군 성취는 과거 레전드들과도 비교불가다. 나달은 2006년 클레이 코트에서 열린 모든 대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이 연승 행진은다음 해에도 이어져 2007년 5월 함부르크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페더러에게 패할 때까지 3년에 걸쳐 81연승이라는 거짓말 같은 기록을 남겼다. 나달이 이 기간 보여준 영웅적인 서사시는 테니스 역사책에 기록될 만했다. 2006년 로마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페더러와 5시간이 넘는 대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한 것은 그 가운데 백미였다. --- 「흙신의 탄생」 중에서 나달의 마지막 퍼즐이 풀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2003년 첫 US 오픈 도전 이후 7년의 기다림이었다.2005년 롤랑 가로스, 2008년 윔블던, 2009년 호주 오픈에 이어 US 오픈까지. 이제 더 이상 나달은 ‘클레이 코트 스페셜리스트’가 아니었다. 클레이와 잔디, 하드에서 두루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역사 속 테니스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나달은 2010년 US 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통산 9번째 트로피를 수집하며 당시 16회 우승의 기록 보유자인 페더러를 향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나달이 한 해 메이저 대회를 3번 우승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다」 중에서 나달은 커리어 초창기 누구보다 많이 뛰는 이른바 ‘노가다 테니스’의 전형이었다. 베이스라인 한참 뒤에서 상대의 공격을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막아낸 뒤, 역습으로 포인트를 따내는 유형이었다. 이러다 보니 무릎이 남아나질 않았다. 특히 딱딱한 바닥의 하드 코트 경기에서 후유증이 심각했다. 그래서 나달은 커리어 중반부터 자신의 테니스 스타일을 바꿔나갔다. 보다 공격적인 선수로 변모해 긴 랠리보다 짧은 5구 이내의 스트로크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스타일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의 디펜스 능력은 여전히 이롭기 그지없어, 사람들은 나달이 수비 지향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나달은 지극히 공격적인 선수다. --- 「부상 그리고 슬럼프」 중에서 나달의 2020년 프랑스 오픈 우승은 단순히 클레이 황제의 제위 수성이란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테니스 황제가 누구인가라는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나달과 페더러 모두 메이저 20회 우승 동률이다. 다른 종목과 달리 가장 위대한 선수를 선정하는 기준이 테니스는 비교적 간단명료하다. 선망의 대상인 그랜드슬램 대회를 누가 더 많이 우승했느냐가 으뜸가는 기준점이다. 나달은 페더러보다 더 어린 나이에 메이저 20회 우승 고지에 올라섰으니 시간은 나달 편일 뿐 아니라, 나달에게는 앞으로 수년간 롤랑 가로스라는 확실한 텃밭에서 우승 타이틀 횟수를 더 늘릴 수 있는 기회마저 열려 있었다. 메이저 우승 횟수가 같다면, 나달과 페더러 누가 더 위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마침내 페더러를 넘어서다」 중에서 |
'선수選手’ 시리즈
우리 시대 각 분야의 진정한 ‘선수’들을 더 깊숙이 탐구하고,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합니다. 책을 ‘읽는’ 행위 이후에, ‘소장하는’ 팬시적 욕망에 다가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흠뻑 빠져 있는 ‘최고의 선수’들을 제보해주세요. 선수選手는 출판사와 저자, 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책을 지향합니다. 나달의 위대함은 우승 트로피 개수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의 테니스에는 다른 선수의 경기에서 느끼기 어려운 특별한 감동이 있고, 그 감동은 온전히 땀과 노력, 투지와 정신력이 결합된 산물이다 그동안 테니스 역사를 빛낸 훌륭한 챔피언들은 많았다. 4대 메이저 대회를 한 해에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드 레이버, 윔블던 단식을 9차례나 평정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그리고 테니스의 품격을 한 차원 끌어올린 교과서적 마에스트로 로저 페더러. 또 테니스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지금도 최고, 최다 기록 제조에 여념이 없는 완벽함의 상징, 레코드 브레이커 노박 조코비치. 그들의 재능과 탁월함은 경외의 감탄의 대상이지만, 나달에게는 그보다 훨씬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한마디로 나달은 감동이다. 『라파엘 나달 - 선수 14』는 그의 테니스 인생을 전부 보여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국 독자들에게 그거 어떤 선수였는지, 왜 전 세계의 테니스팬들이 그에게 열광하고 찬사와 사랑을 보냈는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브레인스토어 편집부는 나달을 주인공으로 선수 시리즈 신작을 함께 만들 저자로 김기범 기자를 선택했다. 나달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는 테니스 마니아나 기자가 적잖이 있겠지만, 나달을 넘어 테니스 전반에 대해 대중에게 쉽고 재밌게 전달해줄 수 있는 메신저로 김기범 기자 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가 갖고 있는 테니스에 대한 애정과 지식, 그리고 동호인 선수로서, 취재 기자로서, 중계방송 해설자로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경험한 모든 테니스 안팎의 인사이트가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랐다. 김기범 저자는 나달이 얼마나 훌륭하고 우수한 선수였는지 그가 이룬 결과들에 집중해서 글을 쓰지 않았다.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수행해내기까지의 준비, 노력,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이 책의 주인공이 라파엘 나달이고, 가장 큰 매개가 되는 것은 테니스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뭔가를 느끼고 깨달아 나달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추구할 수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마음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라파엘 나달 - 선수 14』가 됐다. 사실 과거 나달은 ‘최고의 선수’라기보다는 ‘2인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선수로서의 업적과 인기, 두 측면에서 모두 그랬다. 페더러의 아성은 넘볼 수 없는 것처럼 높아 보였다. 하지만 나달은 2017 년부터 5년간 무려 8번의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만년 2인자라는 대중에게 각인된 인상을 지워가며 아예 허상으로 만들어버렸다. 2017 년 이후의 메이저 우승 타이틀 성적만 놓고 따져본다면 페더러(3회)보다 훨씬 무려 2배 이상 많다. 8번의 메이저 타이틀도 밸런스가 비교적 잘 잡혀 있어 윔블던을 제외하고 호주 오픈 1회, 프랑스 오픈 5회, US 오픈 1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스포츠는 결국 승자를 위한 무대다. 1등을 기억한다. 커리어 후반부, 말년에 감동적이고 기념비적인 승리를 계속 추가해나간 나달이 이제는 어느덧 페더러를 추월했다는 느낌을 준다. 20대 시절의 나달은 엄밀히 말하면, 테니스 세계에서 황제 페더러에 대한 ‘안티테제’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완전무결하고 고결하고 품격 높은 테니스 황제에 거의 유일한 흠결로 여겨졌다고 해야 할까? 그가 보여주는 테니스 역시 전문가와 팬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이나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라켓을 머리 위까지 올리는 리버스 포핸드는 정석과 거리가 멀었고, 당시만 해도 전체 테니스 시즌의 30%를 넘지 못하는 클레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또한 탄성을 자아내는 화려한 기술보다는 끈질긴 수비와 왕성한 체력으로 상대를 질식시키는 선수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미디어와 팬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이끌어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달은 30대에 제2의 전성기로 접어들며 더욱 풍부한 이야기들을 썼다. 2인자 시절 자신에게 씌어졌던 온갖 고정관념을 무너뜨렸고, 클레이 코트에서만 강한 선수가 아니라, 하드와 잔디에서도 충분히 압도적으로 강력한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나달표 테니스는 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보기 좋게 깨트렸다. 그를 제외하면, 36세가 넘은 나이에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건 캔 로즈웰과 로저 페더러, 그리고 노박 조코비치뿐이다. 나달도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선수다. 이제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된 나달은 커리어 후기에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롭게 추가한 우승 횟수 같은 업적이나 더욱 완성도를 높이고 테크닉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팬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나달의 승부에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철저하게 땀과 노력, 그리고 투지와 정신력이 결합되어 만들어낸 쓰디쓰고 짭조름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페더러와 조코비치의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색깔이 다른 독특한 매력이다. 메이저 트로피를 기준으로 하면, 나달은 페더러를 넘어섰고, 조코비치는 그런 나달을 또 넘어섰다. 하지만 나달의 위대함은 단순히 메이저 트로피 개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 투혼의 상징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황제라는 칭호가 가장 잘 어울리는 테니스 선수는 분명 페더러였고, 김기범 저자 역시 그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달은 페더러가 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테니스의 경지를 열어젖힌 인물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낸다. 테니스 실력을 넘어 인성과 매너, 품격과 운동을 대하는 자세까지 모든 면에서 가장 위대한 챔피언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 바로 라파엘 나달 아닐까 생각한다. 나달은 2024년이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미리 은퇴 의사를 전한 바 있다. 그의 테니스를 더 볼 수 있는 1년은 슬픔, 아쉬움, 안타까움이 아니라 또다른 감동, 감탄, 감사의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1년 이후에도 이 책 『라파엘 나달 - 선수 14』는 테니스 팬들을 비롯한 독자들의 곁에 남아 나달이, 나달의 경기가 그리워질 때마다 펼쳐보는 평전으로 자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