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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산수시와 은일의 정신
서정시와 정신주의적 극복 사실과 변혁 그리고 예술적 감동 동양의 시학과 현대시 소묘된 풍경의 여백과 기운생동의 시학 생태적 상상과 문명사적 전환 디지털 코드와 도깨비의 시학 서정시의 구조와 갈등의 삼각형 해설 최동호는 해설자 이상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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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시인 바에는 어쩔 수 없이 그 자체가 갖는 언어적·형식적 엄격성이 요구된다. 물론 전통적 의미에서 엄격성이란 1980년대의 해체주의와 민중주의에 의해 상당 부분 와해되어 버렸지만, 이제 1990년대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것의 창조 정신으로서 엄격성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시의 엄격성을 유지시키는 것은 언어나 형식만이 아니다. 외적 형식을 가능케 하는 절제된 정신을 기반으로 한 확고한 세계관이 이를 떠받치고 있어야 한다. ---「서정시와 정신주의적 극복」중에서
동양의 시학은 가까이 있었지만 가까이할 수 없었고, 서양의 시사 주간지들은 멀리 있지만 가까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김수영을 포함한 당대 지식인들의 자기 한계였을 것이다. 김수영이 전통에 대해 각성하기 시작한 것은 4·19를 겪고 난 <巨大한 뿌리>(1964) 이후부터인 듯하며 전통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불과 몇 년 후에 <풀>(1968)이 쓰였다는 것은 우연이면서 우연이 아닐 것이다. ---「동양의 시학과 현대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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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평론선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했습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한국 근현대 평론을 대표하는 주요 평론가 50명을 엄선하고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와 해설자로 추천했습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습니다. 우리 문단은 평론가 최동호를 정신주의 시론, 극서정시론을 주창한 시론가로 평가하고 그의 시와 평론은 그 증명의 산물이다. 그의 시와 평론들은, 개인의 신경증적 감정에 몰입하여 서정의 깊이와 소통이라는 문학의 본질을 잃은 최근 시에 대한 반성과 대안이며 그가 주창한 정신주의와 극서정시에 대한 시적 실체이자 비평적 실체로 제시되었다. 응축된 서정과 언어의 미학을 강조하는 시인이며 평론가, 동서양의 시학을 아우르는 연구자, 대중과 소통하는 고민하는 문학인으로 드러나는 다면적인 최동호의 모습은 견고하고 성숙한 서정주의자의 일관성 있는 정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의 문학적 행보는 시, 시인, 시학이론, 문학사 서술, 문학적 소통이라는 다섯 개의 중추 위에 서정시, 정신, 동양 시학이라는 균형 잡힌 첨탑을 세우는 과정으로 요해할 수 있다. ‘서정’이나 ‘언어’ 혹은 ‘정신’은 시의 본질(本質)이다. 본질은 누군가의 새로운 이해와 인식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최동호가 인식하는 서정과 정신 또한 시(詩)와 시학(詩學), 모든 시인과 독자가 공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가 주장하는 ‘정신’, ‘서정시’는 시학의 본질적 의미에 충실하고 시의 창작과 향유의 현장을 포용하는 개념이다. 그는 서정시의 생명이 ‘서정시의 내적 구조’, ‘서정시를 완결시키는 구조적 견고성’에서 발원하고 이를 ‘서정시에 나타나는 갈등의 삼각형’ 구도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서정시에도 ‘주체?매개자?대상’을 꼭짓점으로 하는 ‘갈등의 삼각형’ 구조가 존재하며 이 세 요소가 형성하는 극적 긴장과 감정의 밀도가 시적 성취를 가늠한다고 했다. 서정시에서 시적 성취란 호소력, 생명력, 공감, 예술성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윤동주, 김소월, 조지훈, 김춘수와 같은 대표 시인들의 시 분석을 통해 ‘갈등의 삼각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살피고 서정시의 갈등 구조와 극적 효과가 미학적 완결성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논증한 <서정시의 구조와 갈등의 삼각형>은 최동호의 서정시 개념을 이해하는 바탕이 된다. 서정시는 주체의 자기동일성에서 출발한다는 시학의 고전적 정의에 기반하고 있지만 주체, 화자, 대상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대의 서정시를 분석하는 그의 독자적인 입론이 드러난다. 갈등의 삼각형이 구현하는 현대 서정시의 또 하나의 요건으로 최동호는 ‘정신주의’를 제시한다. 한용운, 조지훈으로 이어지는 불교적 현실참여, 황매천, 이육사의 유교적 저항주의, 신석정, 김달진의 노장적·은둔적 초월주의, 윤동주, 김현승의 기독교적 정신주의, 김수영, 김지하, 황동규의 현실비판적 서정주의와 모더니즘적 서정주의, 이용악, 신경림으로 이어지는 토착적 서정주의 등이 현대시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신주의적 시의 계보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최동호는 자신의 정신주의가 특정 시인이나 계통을 지칭하기보다 시대정신을 포착하고 시화(詩化)시킬 수 있는 ‘힘’, ‘능력’이라고 했다. 생태주의의 1990년대와 디지털·사이버 현실의 21세기를 지나며 그는 새로운 정신주의, 새로운 서정주의로서 개념적 내포와 창작적 외연을 마련하고 있었다. “인간 부정의 위기에서도 그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인간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하”며 “자신의 본성을 극진히 실험함으로써 그 인간적 품격을 되찾을 때 주체적 인간이 구현”되고 “이지러진 인간의 욕망을 순화하고 절제시키는 힘”으로서 시인의 “생태적 상상의 힘은 어쩌면 그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문명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마지막 원천”(<생태적 상상과 문명사적 전환>)일 것이라는 진술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인간의 정신은 인간적 품격과 주체적 인간, 욕망을 절제시키는 힘, 문명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힘이다. 그가 말하는 인간의 정신은 시에 담긴 정신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동서양의 고전을 종횡하여 자연, 인간, 본성을 고구(考究)한 그는, 한계에 부딪힌 인간 중심의 서구적 이성과 천지화육(天地化育)의 동양 사상이 인간에게 주어진 ‘책임의 원칙’에서 조우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지극한 성실함을 행하는 이상적 인간형이 우주, 지구, 생태를 위해 필요한 시대에 이상적 인간을 실현하는 시인에게 중요한 것은 시대의 핵심을 간파하고 용기 있게 시화하는 시인의 정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