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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구
드디어 이사 새 집에 온 일곱째 날 가구를 찾습니다 공터 아이들 유모차 할아버지 방방 뛰는 아줌마 화가 아저씨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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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이찬실 아줌마는 낡은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새 가구, 새 살림살이로 가득 채운 새 집에서라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한 것. 하지만 새 집에서 맞는 첫날밤, 이상하게도 전혀 행복하지가 않다. 오히려 어색하고 겉도는 느낌에 불편하기만 한데……
한 달이 지나도록 새 집에 적응하지 못하고 점점 기운을 잃어가던 아줌마는 마침내 내다버린 가구를 되찾기로 마음먹는다. 손수 그린 가구 찾기 벽보를 들고 옛 동네로 간 이찬실 아줌마, 아줌마는 과연 손때 묻은 가구들을 찾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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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통해서 길들임과 관계에 대해 말하는 새로운 창작동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연결성에 관한 실험에 의하면, 대략 여섯 단계만 거치면 지구상의 60억 인구가 모두 연결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로 계산을 해 보면 3.6단계로 줄어든다. 물론 평균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이 수치만 놓고 보자면 모든 인류가 촘촘한 그물망으로 엮여 있는 셈이다. 이거야말로 말 그대로 지구촌이 아닌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정치적 동물이니 하는 정의를 빌려오지 않더라도,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약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따로 떨어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이찬실 아줌마의 가구 찾기』는 바로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함께 살던 어머니 송정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이찬실 아줌마는 낡은 집, 낡은 살림살이, 낡은 생활을 떨쳐 내기로 결심한다. “모두 새 걸로 바꾸고 말 거야. 그러면 달라진 인생이 내 눈앞에 펼쳐질 거야.” 새 집으로 이사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맞는 첫날밤, 그런데 이상하다! 꽃무늬 벽지, 새하얀 가구들, 새 그릇이 가득한 주방, 그 동안 꿈꾸어 온 모든 것이 실현되었건만 하나도 기쁘지가 않다. 기쁘기는커녕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안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밤잠을 설치니 늦잠을 자고, 늦잠을 잤으니 아침밥도 못 먹고, 아침밥을 거르니 기운이 없고, 기운이 없으니 꼬박꼬박 졸고, 꼬박꼬박 졸고 나니 밤잠이 안 오고. 새 집으로 이사한 지 한 달 만에 이찬실 아줌마의 생활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새 집에서 새 삶을 꿈꾸었던 이찬실 아줌마는 이제, 헌 가구들을 되찾아서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아보기로 결심한다. 오래 전에 내다버린 가구가 후딱 찾아질 리 만무하다. 하지만 이찬실 아줌마는 가구를 찾아 헤매는 동안 야채 가게 아줌마와 가까워지고, 유모차 할아버지와 사귀고, 공터 아이들하고도 친구가 된다. 그뿐 아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어렸을 적 기억도 떠올리고, 잊고 있던 그림에 대한 재능도 발견하고, 노인의 말벗 잘하는 재주가 있다는 것도 새로이 알게 된다. 마침내 화가 아저씨를 만나 함께 그림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 이찬실 아줌마. 그러고 보니 아줌마는 그 동안 외로웠던 것이다! 송정 할머니하고 단둘이 보낸 세월이 너무 길어서 자신이 혼자라는 것도, 외롭다는 것도,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지 못했던 아줌마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나서야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새 가구를 사들이면서 얻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은 내다버린 가구를 찾는다고 해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공터 아이들을 빼놓고는 이렇다 할 어린이 주인공이 없는 작품이지만『이찬실 아줌마의 가구 찾기』는 그어떤 동화보다도 동화적이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리얼리즘이든 판타지든 동화가 절대로 놓지 말아야 할 알맹이를 ‘사람에 대한 희망’이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 또렷하게 들려주기란 어려울 테니 말이다. 작가 박미라는 작품 후기에서 어느 날 뉴스에서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을 듣고 ‘세상이 커다란 곰의 입 속’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한다. 우리나라에도 등교 거부를 하는 학생 1만 명 가량이 은둔형 외톨이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니 과연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 그물에서 코가 하나 빠지면 구멍은 점점 넓어지게 마련이다. 그건 아무리 굵고 튼튼한 줄로 만든 그물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물코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매일매일 그물을 깁는 어부처럼 옆사람, 앞사람, 뒷사람을 돌아볼 일이다. 그 순간 바로, 새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