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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나야
가시나무 숲의 괴물 떡갈나무 목욕탕 놀이동산의 꼬마 유령 살쾡이 양의 저택 꽃을 삼켜 버린 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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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상하다구?”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흰구름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대꾸했어요. “그래. 난 확실히 너희들하고 다른 거 같아.” 친구들이 말했어요. “같아지려고 애써 봐, 흰구름아.” “왜 그래야 하지?” “그야…… 우린 전부 비슷한데 너만 다르니까…….” “하지만 난 이대로가 좋은걸?” “그렇담…… 너 좋을 대로 하렴.” 친구들은 조용히 문을 닫아 주었어요. “저 애는 참 이상해. 왜 우리와 다르지?” “그러게 말이야. 하지만 다른 게 잘못은 아니잖아.” “그건 그래.” --- pp.1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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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쉬게 하고, 꿈꾸게 하는 동화를
“더불어 살아갈 줄도 알아야 하지만, 누구든 먼저 자기다운 자기가 되어야 합니다.” 《떡갈나무 목욕탕》은 이러한 소망을 담아 쓴 동화입니다. 쓴지 십 년이 다 되었지만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이 이어져 새롭게 꾸며서 펴내게 되었음을 밝힙니다. 이 책이 한 영혼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된다면 동화작가로서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 머리말 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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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나야〉
숫산양 흰구름은 여느 산양들과 많이 다르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산양이라면 누구나 쉽게 타는 바위를 못 타며, 추위도 심하게 탄다. 이런 흰구름을 이상하게 여기고 자기들끼리 어울리던 친구들은, 흰구름의 숨겨진 재주를 보고는 대단하다고 감탄한다. 그러나 흰구름은 자신이 이상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면서 말한다. “나는 그냥…… 나야!” 〈가시나무 숲의 괴물〉 어른 산양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가시나무 숲엔 무서운 괴물이 살고 있으니 절대 가면 안된다고. 하지만 흰구름이 보기에 가시나무 숲은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일 뿐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괴물에 대해 수소문해 보지만, 괴물을 진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괴물을 직접 보기 위해 용기를 내어 가시나무 숲에 간 흰구름은, 그곳에서 온몸이 숯처럼 새까만 동물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떡갈나무 목욕탕〉 눈이 푸지게 내리던 겨울날, 떡갈나무 목욕탕 주인 노마 씨는 총에 맞은 어린 너구리를 발견한다. 너구리를 목욕시켜 주고 상처를 치료해 주지만, 다음날 너구리는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다. 며칠 뒤 노마 씨는 이상한 목소리의 손님에게서 단체 예약 전화를 받고 서둘러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시간이 흘러도 손님들은 오지 않고, 기다리다 지친 노마 씨는 잠이 든다. 그러다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잠이 깬 노마 씨는, 목욕탕 안을 엿보고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떡갈나무 목욕탕을 찾은 손님들은 과연 누굴까? 〈놀이동산의 꼬마 유령〉 꼬마 유령은 살아 있을 때보다 유령이 된 후가 훨씬 좋다. 신나는 놀이동산에서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하며 영원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자 놀이동산에서 노는 것도 시시해진다. 심심한 꼬마 유령은 유령 소동을 벌이고, 사람들이 놀라는 것을 보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유령 소동 탓에 놀이동산은 결국 문을 닫게 되고, 꼬마 유령은 혼자가 된 걸 두려워하는데…… 〈살쾡이 양의 저택〉 아빠와 단둘이 사는 분이는 요즘 양말이 왜 자꾸 없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도 한 짝씩만 말이다. 분이는 양말 도둑을 잡기 위해 양말을 몽땅 빨랫줄에 널어놓고 지켜본다. 그런데 분이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양말은 또 한 짝씩 사라졌다. 이때 초록색 옷자락의 꼬마가 도망치는 걸 본 분이는 아빠와 함께 꼬마를 쫓아간다. 막다른 골목에서 다른 세상으로 들어간 분이와 아빠는 드디어 꼬마의 정체를 알게 된다. 〈꽃을 삼켜 버린 천사〉 새내기 천사의 첫 임무는 세상을 떠날 때가 된 사람들의 가슴에 핀 꽃을 거두어 하늘나라로 가져가는 것이다. 가져간 꽃은 분석해서 그 사람이 착하게 살았는지, 나쁘게 살았는지를 판단한다. 새내기 천사는 새까만 꽃을 단 할머니를 보고, 힘든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나쁜 짓을 저지르며 살았음을 알게 된다. 새내기 천사는 그런 사람들에게 다시 태어날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의 법을 어기고 흉한 꽃들을 먹어버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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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이런 내가 바로 나인걸. 그냥, 받아들여!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 다음엔 또 다른 학원으로…… 어른들이 짜놓은 일정에 맞춰 매일 비슷비슷한 하루를 보내며 비슷비슷해지는 어린이들에게, 선안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누구든 먼저 자기다운 자기가 되어야 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그래서일까? 《떡갈나무 목욕탕》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자기 멋대로’ 살고 있다. 〈나는 그냥 나야〉의 ‘흰구름’은, 친구들이 보기에는 같이 어울리기 힘든 유별난 산양이다. 자신과 친구들이 왜 다른지 고민하던 흰구름은 스스로 이렇게 결론 내린다. “난 말야, 이상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아. 나는 그냥…… 나야!” 어린이들은 친구들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들을 발견하면서 동질감, 안정감을 느낀다. 반면 자기와 많이 다른 친구를 대했을 때는 낯설어하고 적응하기 힘들어한다. 그런 어린이들에게, 또한 어른들에게, ‘다름’은 ‘틀림’이나 ‘위협’이 아님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 그만큼 다양한 빛깔을 누릴 수 있음을 억지 없이, 재치 있게 전하고 있다. 일상에 묻은 환상을 보여주는, 보랏빛 안경 같은 상상력 〈살쾡이 양의 저택〉의 살쾡이 양은, 양말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서 훔치기까지 하는 양말 도둑이다. 이제 양말을 그만 훔칠 거냐는 질문에, 살쾡이 양은 ‘그건 장담할 수가 없다, 자신도 어쩔 수가 없다’고 답한다. 이런 발칙한(?) 대답을 듣고도, 정작 양말을 도둑맞은 분이와 아빠는 그럼 자신들이 조심하겠다고 순순히 물러난다. 이 작품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 그저 상상의 세계를 긍정하고 즐기면 된다. 짝이 맞는 양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정신없고 어수선한 일상에서, 혹시 양말 도둑이 양말을 한 짝씩만 훔쳐가는 게 아닐까 하는 유쾌한 상상력의 발로인 것이다. 바쁜 일과에 쫓기는 어린이들에게 딴 짓, 딴생각 할 기회를! 〈놀이동산의 꼬마 유령〉은,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았지만 미처 이 세상을 떠나지는 못한 꼬마 유령의 이야기다. 그러나 꼬마 유령은 살아 있을 때보다 유령인 지금이 훨씬 좋다고 말한다. “가고 싶은 어디에나 갈 수가 있고, 하고 싶은 무엇이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부를 할 필요도, 일을 해야 할 의무도, 누구의 참견이나 간섭을 받을 필요도, 아프거나 늙을 걱정도 없”다. 작가는 꼬마 유령을 통해 어린이들의 마음을 대신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작가의 말처럼, 요즘 어린이들은 “공부에 더 많이 시달리고, 뛰어놀 시간도 장소도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정해진 일과를 바삐 따라가는 동안 포슬포슬 지쳐버린 우리 아이들에게, 《떡갈나무 목욕탕》은 마음의 숨을 돌릴 휴식처가 되어 줄 것이다. 따스한 색감, 경쾌한 필치의 파스텔 톤 그림과 함께 하다 보면, 어느새 보랏빛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