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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과장이 노량진으로 간 까닭
심은섭
문학의전당 200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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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전당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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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나를 돌아보는 나선형 계단
신발장에서 사라진 범선
어떤 손수건
누드와 거울
본적
늙은 호박의 학명을 묻는다면
해발 680m의 굴뚝새
공룡의 마지막 탱고
K에게 보낸 e-mail
나를 돌아보는 나선형 계단
내비게이션
물방울의 춤
밤 9시, K 과장이 노량진으로 간 까닭
목관 악기

2부 거울 앞에서 탈 쓰는 여자
봄의 소묘
겨울 몽타주
아득한 알타미라 동굴
빗살무늬 아내
통점의 저녁 뉴스
生의 주어를 찾다
판화처럼 사는 모래여자
A4 용지의 프로필
겨울 도마뱀
두부
북쪽 새 떼들
거울 앞에서 탈 쓰는 여자
갱부
노인과 그 가문
낙타

3부 비에 사람들이 젖다
달의 뒤편
녹등길 25-1 사람들
뚝섬을 지나 구로디지털역까지
단오별곡
백야, 까레이스끼의 아리랑
뭉게구름의 기원
암컷모기들의 축제
산 667번지
분수
성산포 은갈치
쉼표 없는 모정의 강
‘비’에 사람들이 젖다
‘비’에 사람들이 젖다 2

4부 집을 허물며 산다
연탄재
12월의 바캉스
음주운전
장미축제
조르바의 춤
주홍거미
쥐포
집을 허물며 산다
취화선 2
해우소
DMZ의 침묵서약
자목련
가시연꽃 2
삼겹살 집 환풍기
겨울 나비
용접공의 딸꾹질
자동차가 엎드려 받아 쓴 말
한 끼가 비어 있는 하루
전자공문
한양고물상의 史記

해설 박동규/표상과 의미의 혼재를 사물의 새로운 창조로

저자 소개 1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2004년 [심상]으로 등단,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8년 [시와세계] 겨울호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었다. 2006년 제1회 5·18문학상, 2006년 제1회 강릉정심문학상, 2009년 제7회 강원문학작가상, 2013년 제6회 세종문화예술대상, 2018년 제60회 강원도문화상(문학부문) 등을 수상하였으며, 제1회 상상인 시집창작지원금을 받았다. 문학박사학위를 위득하였으며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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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1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3481297

책 속으로

밤 9시, K과장이 노량진으로 간 까닭

1.
누가 그 까닭을 물어본 적도 없거니와 그가 그 까닭을 말한 적은 더욱 없다 천둥오리 떼가 언 발로 한강을 건널 때부터라는, 고드름처럼 서 있는 지하철 사람들 숲에 끼어 “내 그림자가 밤(夜) 나무의 잎인가”라는 독백의 전설쯤으로 생각했다 이방인을 극히 경계하는 도시, 물렁한 어둠을 자꾸 뱉어낸다 단단한 가식이다

2.
노량진으로 간다 고층빌딩 속 미래는 만년 과장의 화석시대인 까닭에, 새벽마다 어물전 시장바닥을 유영하는 물이끼인, 시간이 멸종된 기록은 어떤 책갈피에도 끼어 있지 않는, 직선 먹줄 따라 걸어야만 하는, 영면의 잠 속으로 퇴각하는 늙은 군인들의 군화발소리에, 밤(夜) 나무의 잎이 될 수 없는 까닭에 학원으로 밤 9시,

3.
가족사 안쪽을 서성이며 목 메이던 누대(累代)는 떠나갔다 마감소인이 찍힌 아내의 젖무덤에 만발하는 패랭이꽃, 핵융합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폭발한다 철모를 눌러쓰고 철야기도를 떠났던 완행열차, 도시로 망명했던 누이 편물 짜는 소리 싣고 돌아온다 빨간 신호등이 우글거리던 지갑 속, 푸른 지폐들이 목회를 하고 있다

--- p.30

출판사 리뷰

심은섭 시인은 우리의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평범한 사물들을 통해서 그의 시에 담고 있다. 평범한 사물이라는 말은 그의 일상성에 매달려 언제나 그의 주변에 머무르고 있는 사물들이라는 뜻도 된다. 그는 이러한 사물들에 의도된 상상의 방법을 통해서 하나의 사물에 담겨진 굳어 있는 의미의 형태를 새롭게 포장하는 특별한 상상의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 예이지만 그가 살아가는 강릉의 바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다와 다른 일상의 시야에 잡혀지는 수평의 선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다를 찾아 갔을 때 느끼는 놀라움과는 달리 그는 이 일상의 바다에서 수평을 벗어나 거품과 흔들림과 배와 그리고 일출과 노을의 변화를 찾아내고 이 변화의 발견을 통해 다양한 사물의 의미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시에서 얻는 빠른 이해의 지름길을 따라 그가 드러내고자 하는 시적 환상의 세계를 추적해보면 두 가지의 큰 설정된 무대를 만나게 된다. 첫 번 째는 그의 시에는 수많은 은유들이 담겨 있다. 이는 오늘 그가 사용하는 언어가 일상에 젖은 손때 묻은 익숙한 것이기에 그의 의식에서 생겨나는 낯선 형상을 그려낼 수 없다는 전제로 해서 새로운 표현의 양식을 찾아보려는 시도라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는 사물의 다양한 의미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서는 놀라움이라는 무대를 만나게 된다. 사물이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밝혀내는 그런 무대이다. 둘째는 그의 시에서는 자아와 타자가 하나의 틀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그가 기술하는 방식이 화자가 ‘나’라는 주제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과의 관계에서 비롯하고 있다. 이 무대는 그의 다양한 표현기법이 주는 현란함 속에서 그만의 독특한 지적 상상의 충족을 맛보게 하는 것이 되어 있다.

추천평

그의 시적 동력은 日常이다. 다만 그 일상에 안주하거나 일상을 평면적으로 형상화하는 대신 그 일상을 일탈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끈질기게 계속하는 데서 그의 시는 출발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는 靜的이지 않고 動的이며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무엇인가를 향해 늘 움직인다. 현대문명에서 비켜가거나 멀리서 바라보지 않고 그 한복판에서 뒤섞이고 맞부딪치고 충돌하면서 수용하고 비판하는 것도 그의 시가 가진 매력이다. 그의 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동시대의 것과 다른 것은 여기서 오는 것일 터이다.
신경림(시인)
강릉 시인 심은섭의 첫 시집 발간을 축하한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는 자주 전화를 하고 이번에도 첫 시집을 낸다고 선생님 서평을 받고 싶다고 전화가 오고 원고까지 보냈다. 지난해 가을 저녁 바람 불던 영월에서 그를 만나고 갑자기 사는 게 쓸쓸해 그가 모는 차를 타고 강릉으로 가던 생각이 난다. 송준영과 함께 강릉에 도착한 건 늦은 밤. 우린 케냐의 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오늘은 바람도 안 불고 이른 여름햇살이 너무 곱다. 그가 이번에 펴내는 시집에서 내가 읽는 건 강릉 바다가 아니라 도시에서 자아를 상실하고 사는 현대인의 내면이다. 그것은 열차가 떠날 때마다 흔들리는 램프, 탈진한 건조대의 빨래들이 방출하는 투명한 기호, 주가 600선이 무너진 삶, 도심의 회색 빌딩, 정신의 실밥이 터진 날의 울음소리로 노래된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강물의 발정이, 여우비의 인기척, 동굴이 되는 자아를 노래한다. 그러므로 그가 노래하는 자아는 왜곡된 자아이고 나의 본질은 없고 나는 계속 왜곡되고 왜곡이 고향이고 본적이다. 우린 그렇게 한 세상 산다.
이승훈(시인,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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