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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나이 오십 겨울밤 부엉이 소리 나이 오십 살구꽃 핀 마을 겨울산 겉절이 그믐달 개화·1 개화·2 눈물꽃 산국 무화과·1 무화과·2 무화과·3 무화과·4 무화과·5 무화과·6 무화과·7 무화과·8 여승46 바람꽃 제2부 만다라화 연꽃 백련화 만다라화 수련 물매화꽃 벚꽃 억새꽃 흰나리 할미꽃 산철쭉 부처꽃 목백일홍 구절초 장미 노루귀꽃 꽃무릇 입산 원추리꽃 각시꽃 제3부 목탁 접선 매장 환생 백짓장 탱자꽃 매화 복수초 쑥부쟁이 달개비꽃 망초꽃 민들레 들꽃·1 들꽃·2 꽃놀이패 목탁 금계화 사데풀꽃 벚꽃축제 달맞이꽃 동자꽃 치자꽃 제4부 봄비 내리는 밤에 사금파리 진달래길 괴화 봄비 내리는 밤에 생무 매화차 저 달 어리굴젓 꼬리탕 하늘님 단풍 겨울나무 반달 동굴 마르지 않는 샘 어머니 눈물 ■ 해설┃ 꽃, 일상의 긍정성과 아름다움 · 박두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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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며, 일상의 긍정성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최기종 제2시집『만다라화』의 시적 성과 전국국어교사모임 전남회장 및 전교조 목포 · 신안지회장 역임하고, 현재 목포공업고등학교 교사, 한국작가회의 회원,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 목포민예총 및 목포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의 최기종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최근 출간했다. 최기종 시인은 그간 시보다는 자신의 일상에 열중한 사람이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상을 온몸으로 살기에 바빴던 사람이다. 교사가 되어서는 교육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오랜 해직의 아픔을 겪었으며, 젊음을 고스란히 바쳐 교육적 자기 일상에 집중한 사람이다. 어쨌거나 그는 자신의 주어진 현실을 비껴가거나 비웃거나 건방을 떨며 살아온 사람은 아니며 좀 표현을 달리 하자면 자기 현실, 자기 일상의 삶을 오롯이 잘 모시며 살아온 사람이다. 하루를 살아도 백년을 산 것과 같다고 어느 스승이 말씀 하신 것 같다. 삶의 무게를 말씀하신 것이다. 목숨의 무게를 말씀하신 것이다. 시간의 무게도 마찬가지이리라. 어느 누구인들 어느 무엇인들 오늘 하루라는 시간은 절대의 시간이며 삶의 전부일 수도 있는 것이리라. 다만 문제는 주어진 나의 24시간이라는 일상을 내가 어떻게 눈 떠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해가 뜨는 순간 해와 함께 이루어지는 우주의 모든 조화로움에 나를 편입시켜 스스로 일상이 되어 그 일상을 살 수 있다면, 진정으로 내가 ‘참된 나’를 살 수 있다면 하루면 족하리라. 그래서 오늘 도를 깨우치면 내일 죽어도 좋다고 하신 것 같다. 최기종 시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다고 하니 그저 그런 줄 알고 죽어라고 개똥밭을 굴러다니는 사람, 남들이 생각하는 하찮은 일상도 죽어라고 열심히 사는 사람, 어쩌면 그야말로 참된 일상을 사는데 근접해 있는지도 모른다. 작고 사소하고 못나고 유치하고 흔해빠진 그런 자질구레한 것들로 가득한 그래서 하나도 가치 없게 느껴지는 일상을 온몸으로 살아내며 그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성자라고 어떤 스승이 이야기 했을 것이다. 최기종 시인의 시는 그렇게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 낸 자의 시다. 그리고 어떤 무엇을 꿈꾸며 좇아가기 보다는 현재의 나를 자꾸 나무라며 일상보기를 부추긴다. 그리고 그 일상을 꽃으로 승화시킨다. 그에게는 어떤 사소한 일상도 꽃이다. 일상을 꽃으로 피워내는 일상에 대한 긍정성, 그것은 삶에 대한 긍정성이고 주어진 현실에 대한 긍정성이다. 삶이 아름답다고 그냥(?) 믿고 가는 것이다. 꽃 한 송이 들면 그대가 저절로 다가올 줄 알았습니다. 꽃 한 송이 들고서 미혹의 그대를 기다리면 그대가 새처럼 날아올 줄 알았습니다. 극락강 푸른 바람처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그대를 연줄에 꽁꽁 잡아 맬 줄 알았습니다. ? 꽃 한 송이 들었어도 그대는 여전히 저만큼 서 있었습니다. 꽃 한 송이 들고서 강 건너 그대를 황홀하게 불렀어도 그대는 미동 하나 없었습니다. 꽃 한 송이, 사랑의 표지 삼아 이렇게 우뚝 들었지만 그대는 저녁놀처럼 사라질 뿐이었습니다. ? 꽃 한 송이 들면 마음결의 미소가 저녁 극락강을 건너갑니다. 등불처럼 꽃 한 송이 들고서 미혹의 나를 기다리면 부나비도 날파리도 하루살이도 날아들고 그대,?등롱 밑에서 날개짓 합니다. 이렇게 꽃 한 송이 들고서 불혹의?그대를 기다리면 극락강 비오리가 먼저 깨춤을 춥니다. ―「만다라화」 전문 꽃을 통해 번뇌한 마음을 다독이고, 씻고, 비우다 그는 꽃 한 송이 들면 그대가 저절로 다가올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는 일상의 긍정성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 한 송이를 들고 그대가 저절로 다가올 거라는 긍정의 믿음으로 현실을 살아낸다. 하찮고 약하고 사소하고 가치 없는 부나비 날파리 하루살이들과 함께 현실을 살아내며 기다린다. 그대는 그가 세상을 살며 간절하게 바라는 무엇이다. 종잡을 수 없는, 늘 저만큼 서 있는 ‘미혹의 나’가 그대이다. 그는 참된 나, 참된 세상을 기다리며 세상으로 나와 꽃 한 송이 들고 서 있는 것이다. 반드시 올 거라는 믿음 하나로. 그 믿음은 그냥(?) 믿는 것은 아니다. 대중에 대한 자비심과 스스로의 부단한 성찰적 일상에서 부상한 것이며 순정적인 심성을 바탕에 깔고 현실을 성실하게 살아내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이 믿음이다. 손익을 끊임없이 계산하며 쌓아온 불신의 관습이 체질화 된 현실과 일상을 그냥(?) 믿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내공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음의 시를 보면 그가 일상을 살며 치열하게 자기성찰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안거에 들어 용맹전진을 해도 꽃을 피우지 않는 무화?처럼 초록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자신이 아니라 높이 나슴 새들이 그렇다고 말하지만 그 새들이 마음자리 서럽게 비우니 내 집 요람도 흔들린다고 말한다. 새와 자신을 크게 구별할 것도 없이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그는 이미 재가 수행자이다. 작고 사소하고 못난 일상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다 최기종 시인은 그래도 이 둘을 조화롭게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축에 낀다. 다르게 말하면 바탕이 순정적인 사람이어서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눈을 돌리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기 눈앞의 현실을 늘 보듬고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 타고난 성정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자기완성과 사회적 실천의 눈높이가 깊고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기 현실의 모든 일상을 포용하면서. 다음 시들을 보면 그런 그의 시선을 짐작할 수 있다. 「억새꽃」에서는 작고 사소한 것들의, 상처받은 것들의, 서민들의 아픈 일상을 노래하고 있고, 그리고「生무」는 현재 자신의 일상에 오버랩 되는 과거의 일상들이다. 시인은 이처럼 이 세상과 자신의 모든 일상들에게 꽃 이름을 갖다 붙였다. 다시 말하면 꽃으로 승화된 일상이다. 작고 사소하고 못난 하나 하나의 일상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의 눈앞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의 모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삶에 대한 긍정성이고 주어진 현실에 대한 긍정성이다. 또한 꽃은‘아름다움’과 ‘절정’이라는 일반적 상징을 가지고 있는 단어다. 물론 여기서‘아름다움’은 시각적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존재’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리라. 세상의 모든 존재는 시각적인 미추를 떠나서‘존재’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만물일화(萬物一花)라는 말이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하나이며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뜻이다. 최기종 시인의 꽃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꽃의 만개는‘절정’이다. 절정은 곡진한 마음의 끝자락에 위치한 것이며 간절함의 결정체라 할 것이다. 꽃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며 고뇌어린 현실을 포용하다 최기종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하여 이러한 꽃을 피우려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삶의 일상을 짐작하건데 그가 일상 속에서 피워낸 꽃들이 이런 의미를 지향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 그것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그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고뇌하는 그 아픔을 피하려는 것보다는, 정면으로 맞이하여 포용하려는 수행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 깊은 아픔도 긍정성을 가지고 아름다운‘꽃’으로 피워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시집의 미덕이다. 그의 세상과 민초들에 대한 순정한 사랑과 자기 고뇌와 그 성찰까지 모두를 짐작하게 해주는 다음과 같은 시편은 우리에게 넉넉한 감동을 안겨준다. 땅에 떨어진 핏덩이 도솔천 건너서 서천꽃밭 간다던데 산마루 가르매 길 흐드러지게 구절초 피었는가 예기치 못한 탄생이라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죽어간 꽃맹아리 눈 맑은 박새가 삼칠일을 울었었지. 광천못 생명수 받아 살살이꽃, 숨살이꽃, 피오름꽃 향 맑은 구절초로 환생했을까 섬광처럼 죽비 내리고 해묵은 생채기만 도지니 구천을 떠돌던 바람 따라 상심한 강물이 흔들리고 땅거미 지는 하산 길에 뒷덜미 서늘하게 하는 것들 흰옷 입고 떼 지어 저렇게 ―「구절초」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