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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엮어내며 008
오래된 욕망이 나를 사로잡았다 어느 고양이의 일기 중에서 에드위나 스탠턴 밥코크 013 릴리안 데이몬 러니온 023 캘빈-품격 탐구 찰스 두들리 워너 041 어느 영국 고양이의 비애 오노레 드 발자크 055 피터, 꼬리가 하나인 고양이 찰스 몰리 077 고양이, 나의 아버지 헨리 슬레사 101 고양이와 큐피드 아널드 베넷 113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일 빗속의 고양이 어니스트 헤밍웨이 133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파멜라 사전트 139 박애가와 행복한 고양이 사키 159 더 캣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167 딕 베이커의 고양이 마크 트웨인 177 P. G. 우드하우스의 웃기는 고양이들 이야기 네 편 고양이를 싫어한 남자 185 고양이들아, 잘 있거라 209 웹스터 이야기 233 고양이가 다 그렇지, 뭐 261 실눈을 뜨고 삶을 보라 도약하는 자를 위한 시공간 프리츠 라이버 293 율타르의 고양이들 H. P. 러브크래프트 311 대나무 숲 고양이 프레더릭 스튜어트 그린 317 앤 부인의 침묵 사키 333 여자와 고양이 마르셀 프레보 339 딕 던커맨의 고양이 제롬 K. 제롬 351 고양이들의 왕 스티븐 빈센트 비네이 361 타다 남은 불씨 앞에서 고양이가 들려준 이야기 고양이 앤드류 바턴 ‘반조’ 패터슨 385 플라토-어떤 고양이 이야기 A. S. 다운즈 391 흰 고양이 에디스 네스빗 395 고양이의 천국 에밀 졸라 405 |
Honore de Balz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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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est Heming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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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Twain,トウェイン,マ-ク,새뮤얼 랭혼 클레멘스 Samuel Langhorne Clem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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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Slesar
Pamela Sargent
Fritz Leiber
Frederick Stuart Greene
Stephen Vincent Benet
Andrew Barton ‘Banjo’ Pat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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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닫혀 있는 환경을 견딜 수 없는 데다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잠시 머물게 해줘도 예외 없이 거리의 마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마법은 근심 걱정 없는 안락한 생활로부터 나를 빠져나오게 하고, 방랑하는 삶이 얼마나 신비롭고 긴장감이 도는지를 실감 나게 해준다. 바로 어제만 해도 그랬다. 다과로 내온 아주 맛있는 커스터드와 차가운 간 요리를 먹은 뒤 어린 소녀의 무릎 위에서 깜빡깜빡 졸고 있는데, 어디선가 불현듯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지붕의 사막’이나 ‘조용한 자갈길’과 같은 드넓은 고독한 공간에 있고 싶다는 오래된 욕망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고독한 밤으로 가는 길이 쭉 펼쳐지는 어렴풋한 지붕의 홈통과 잊혀지지 않는 오래된 굶주림, 바깥으로 나가서 무언가를 찾아야겠다는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혔다. 나는 어린 소녀의 무릎에서 내려와 거리로 이어지는 문밖으로 나섰다.
---「어느 고양이의 일기」중에서 친구와 있을 때는 늘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우리 서로 인격을 존중하자고. 우정을 ‘개똥’으로 만들지 않도록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서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에머슨의 말처럼 “하찮은 편의주의적인 관계”로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보았다. ‘왜 무분별하게 친구들을 사귀려고 하는 거지?’ ‘만지지도 말고 할퀴지도 마’라고 말하는 듯 말이다. 하지만 나는 녀석의 초연함,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해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녀석의 섬세한 감각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캘빈-품격 탐구」중에서 토끼고기가 익어가는 냄새가 오두막을 채우자 남자와 캣은 굶주린 늑대 같았다. 남자는 한 손으로는 토끼고기를 뒤집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몸을 숙여서 캣을 토닥거렸다. 캣은 남자가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캣은 남자가 진심으로 좋았다. 비록 남자의 얼굴이 몹시 애처롭고 모나게 생겨서 누구 못지않게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지만 말이다. 꼬질꼬질한 회색 머리털을 가진 얼굴에는 세월이 내려앉아 있었고, 뺨은 열병에 걸려 움푹 패였으며, 칙칙한 눈에는 부당하게 취급당한 기억이 담겨 있었지만, 캣은 아무 망설임 없이 남자를 받아들였고 좋아했다. 토끼고기가 반쯤 익었을 때는 남자도 캣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남자는 토끼고기를 가져와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 반은 캣에게 주고 다른 반은 자신이 차지한 뒤에라야 먹었다. ---「더 캣」중에서 그는 인간의 자식이었으므로 ‘맛있는 말고기’ 아빠가 말했던 성숙한 시기에 도달했을 때 골난 듯 뚱하게 변하는 게 아니라 현재 털 색깔인 붉은 황금빛 머리를 가진 존엄한 청소년으로 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커피를 따를 수도 있고, 즉시 모든 언어를 다 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 씨씨는(이제는 얼마나 사악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대략 거의 비슷한 시기에 몸을 웅크리고는 털 바깥으로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자기 머리색깔 만큼이나 음흉하고 포악한 암고양이 성질을 드러낼 것이다. 씨씨가 관심 있는 거라곤 오로지 교미와 자기애, 그리고 아슈르바니팔의 후처들과 클레오파트라의 암컷 떼들과 어울리는 것뿐일 것이다. ---「도약하는 자를 위한 시공간」중에서 그날은 네 마리 고양이가 싸우고 있었어. 털과 꼬리가 공중에 바짝 곤두선 채 환희에 찬 욕설을 내뱉으며 햇볕이 흠뻑 내리쬐는 푸른색 슬레이트 지붕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어. 나는 그토록 놀라운 광경을 본 적이 없었어. 그때부터 신념이 확고해졌지. 진정한 행복은 저 지붕 위에 있는 거라고, 사람들이 아주 세심하게 꼭꼭 걸어 잠그는 창문 앞에 있는 저 지붕 위에 있는 거라고. 나는 그에 대한 증거를 고기를 숨겨놓는 찬장의 문을 꼭꼭 닫아버리는 것에서 찾았어. ---「고양이의 천국」중에서 어린 암고양이조차도 인간에 비해 헤아릴 수 없는 우월함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평평한 지붕에서 팔다리를 큰 대자로 쫙 편 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싸우면서 질투심, 증오심, 적개심을 해소한다. 모든 고양이들이 싸움질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가 어렸을 때 스스로 훈련을 한다. 당신의 고양이는 어쩌면 그의 구역에서 인정받는 경량급 챔피언일지도 모른다. 고양이 링 위의 그리포 말이다! 당신이 당신의 삶에서 얻는 것보다 고양이가 그의 삶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얻는지 생각해보면 당신은 낯이 부끄러울 것이다. 고양이의 삶은 얼마나 격렬한 싸움이고 얼마나 열렬한 구애런가! 당신은 겨우 하나의 작은 연애 사건밖에는 겪지 않은 데다 살면서 전력을 다해 싸워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고양이」중에서 나는 고개를 숙여 심원한 초록빛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그 동물은 눈꺼풀을 한 번도 깜빡이지 않고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는 시간의 근원에 빨려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표정 없는 둥그런 구체 앞에서 시대의 전경이 재검토되면서 지나가는 것 같았다. 인류의 모든 사랑과 희망, 욕망이. 거짓으로 판명되었던 모든 영원한 진리가. 구원해주리라 발견했던 모든 영원한 믿음이 결국엔 지옥일 뿐이라는 것을 발견한 그 모든 것이. 그 기이한 검은 동물은 방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보일 때까지 점점 더 커져갔다. 딕과 나는 공중에 떠다니는 그림자일 뿐이었다. ---「딕 던커맨의 고양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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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으로 만나는 ‘고양이 세계문학 단편집’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이유를 지녀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것들은 그저 목적도 없이, 그러므로 의미도 없이 살아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들이란 것이 요즘 세상의 시선이다. 하지만 어쩌랴. 세상은 그저 그냥 거기 그대로 있을 뿐인 하찮은 존재들로 가득한 것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네가 존재해야 할 이유를 네가 증명해 보이라고 세상이 각박하게 우리를 다그치는 이 시대에, 가장 하찮은 존재인 고양이가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영미권에서는 개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 에세이집이나 시집, 소설집들을 곧잘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처음 시도하는 ‘고양이 세계문학 단편’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출간된 영미권의 단편집을 수입하는 대신, 2년여에 걸쳐 인터넷과 도서관을 뒤지며 자체적으로 ‘고양이 세계문학 단편집’을 완성시켰다. 2. 대문호의 작품들과 낯선 작가들 처음 이 책을 기획할 당시, 국내에 이미 여러 번 번역되어 익히 알려진 목록은 제외하자는 게 엮은이의 방침이었다. 당연히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라든가 사키의 『토버모리』 같은 작품은 처음부터 제외되었다. 따라서 대문호지만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 혹은 낯선 작가지만 문학적 수준을 높이 갖춘 작품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선, 대문호의 작품으로는 오노레 드 발자크에서부터 에밀 졸라, 마크 트웨인, 사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이들은 모두 작가이기 전에 애묘가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발자크의 『어느 영국 고양이의 비애』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발자크 특유의 문체가 살아있다. 또한 여러 소설에서 인간세계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 에밀 졸라는 『고양이의 천국』에서 동화 형식을 빌려 ‘인간조건’과 한치도 다를 바 없는 ‘고양이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문호의 작품만큼이나 문학적인 면에서 도드라지는 여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 에드위나 스탠턴 밥코크의 『어느 고양이의 일기 중에서』라든가, 파멜라 사전트의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더 캣』, 프리츠 라이버의 『도약하는 자를 위한 시공간』, 프레더릭 스튜어트 그린의 『대나무숲 고양이』, 마르셀 프레보의 『여자와 고양이』 등은 문체나 주제, 내용 면에서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목록이다. 3. 유머에서부터 공포, 판타지, 로맨스, 동화까지! 고양이라는 존재 자체가 어찌 보면 서글프고, 하는 짓을 보면 웃기고, 생각할수록 매혹적인 존재이다. 이 책에 담겨 있는 단편들 역시 고양이들의 그런 특성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가 “영어로 가벼운 희극을 쓰는 작가들 중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칭송한 P. G. 우드하우스의 글 네 편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가벼운 대화체와 산문체의 글쓰기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았으나 평단에서는 별 평가를 받지 못했던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이제 여러분이 직접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전직 도박가였던 데이몬 러니온의 『릴리안』이라든가 tv 드라마에서 맹활약한 극작가 헨리 슬레사의 『고양이, 나의 아버지』를 통해 ‘우스운’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판타지 소설의 대가라 불리는 프리츠 라이버의 『도약하는 자를 위한 시공간』은 역대 고양이 단편 중 최고라고 불리는 단편이다. 역시 판타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H. P. 러브크래프트의 『율타르의 고양이들』과 제롬 K. 제롬의 『딕 던커맨의 고양이』, 스티븐 빈센트 비네이의 『고양이들의 왕』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고양이들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또, 아널드 베넷의 『고양이와 큐피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자로서 고양이의 역할을 그리고 있으며, 호주의 시인 앤드루 바턴 ‘반조’ 패터슨(『고양이』)과 에디스 네스빗(『흰 고양이』), A. S. 다운즈(『플라토-어떤 고양이 이야기』), 에밀 졸라(『고양이의 천국』)는 동화 형식의 글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물론 이 이야기들은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들이지만, 동시에 우리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