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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온 「한 폭의 빛」
인터뷰 김수온X김신식 백수린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인터뷰 백수린X이광호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인터뷰 장희원X조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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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창가에 놓인 일인용 소파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 여자의 작은 몸집이 소파에 다 가리어져 있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거라곤 소파 바깥으로 나와 있는 팔과 다리가 전부다. 마른 팔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고 다리가 벌어져 있으며 고개는 뒤로 꺾여 등받이 위에 놓여 있다. 그 상태로 슬며시 눈을 떠 천장을 빤히 응시한다. 여자는 며칠째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잠에서 깨어난다. 하루의 피로가 한순간에 몸을 덮치고 혼곤한 잠으로 끌고 들어간다. 아무리 떠올려보아도 잠들기 직전의 기억이 없으며 매일 낯설고 두려운 기분에 사로잡혀 하루를 시작한다.
--- 「한 폭의 빛」 중에서 여자는 그의 옷을 벗기기라도 할 것처럼 남자를 맹렬히 쳐다보았다. 창틀 아래로 드러나지 않은 남자의 몸을 상상했다. 그녀는 이토록 더럽고 위험한 곳에서 낯선 남자에게 성적인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에 당혹감과 수치심을 느꼈다. 아이를 낳은 이후, 남편이 손을 뻗어올 때도 무언가를 느낀 적은 없었다. 나체의 집 위로 오후의 햇살이 쏟아졌고 지붕은 불타오르는 듯 이글거렸다. 최초의, 최연소, 국내 초연. 그는 틀림없이 욕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어봤겠지? 불현듯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누구에게도 떼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일찍 철이 든 척했지만 그녀의 삶은 그저 거대한 체념에 불과했음을 ---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중에서 그러니까, 이 집에는 아들과 흑인 노인, 어린 여자애가 함께 사는 셈이었다. 재현과 아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내는 아들이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에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민영에게 옆자리를 내주며 앉으라고 권했다. 민영은 다리가 저리는지 가는 다리를 쭉 뻗었다. 허벅지에 있는 문신이 또렷하게 보였다. 아내는 조심스럽게 민영에게 말을 걸었다. 주저하는 태도였지만 그는 충분히 그 속에서 이 어린 여자애에게 이것저것을 묻고 싶어 하는 아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우리[畜舍]의 환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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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 계절의 소설
김수온은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 )」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행렬」 「음,」 「한 겹의 어둠이 더」를 발표하며 대표적인 차세대 작가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소설 「한 폭의 빛」은 ‘빛’과 ‘물’의 이미지를 서사화해내는 일에 몰두하면서 동시에 여자, 아이, 어머니, 도시, 방, 문 등의 재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합함으로써 실험적 서사를 완성적으로 구성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도시와 숲/안과 밖/빛과 어둠 등 대비되는 재료들을 끌어와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를 좀더 명료하게 보여준다. 제8회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백수린은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로 다시 한번 이름을 올렸다.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한 주인공 ‘나’는 오랜만에 만난 단짝 친구와 그의 세상을 엿본 뒤로 잊고 있었던 내면의 욕망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느 누구의 삶이 옳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작품은 ‘나’의 잊혔던 욕망 쪽에 좀더 손을 들어주며, 미묘하게나마 갈라진 삶의 균열이 초래할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케 한다. 마지막 작품은 올 초 『동아일보』에 「폐차」가 당선되어 등단한 장희원의 「우리[畜舍]의 환대」이다. 이야기는 호주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고 있는 아들 영재를 방문한 부부에서부터 시작된다. 밝고 건강하게 잘 자란 아들이지만 과거의 어느 순간 틀어져버린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처음 방문한 영재의 호주 집에서 그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낯선 이들과 함께 사는 영재의 모습을 통해 전통적 가족의 형태가 깨어지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꾸리고 사는 현대적 개인들의 삶에 주목하며, 그사이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구성원들의 내면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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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온 「한 폭의 빛」
김수온의 글쓰기는, 한때 존재했으나 이제는 흔적으로만 간신히 스스로를 증명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적 감각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까지 나아간다. - 강동호 (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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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일상의 안온함이 여성의 ‘몸’과 욕망의 포기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그 집은 폐허다. 그러나 이 단편의 결말은 말한다. 집은 곧 새로 지어질 것이라는 걸. - 김형중 (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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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자신을 두근두근 기쁘게 하는 일을 하며 탈주하는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환대의 방정식을, 신예 장희원은 활달하게 그려냈다. - 우찬제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