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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동안 도서관이라고 했다
늙은 은행나무 옆에 어린 사과나무가 있었다 오늘의 일이라고 사과나무는 꽃을 피워서 흰빛을 막 넘기려 하고 있었다 씨앗도 생기고 꼭지도 생길 거야, 흰빛을 엿듣는 푸른 귀가 있어 세상 모든 중심이 꽃으로 몰렸다 열람실의 흰 손들이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백 년 동안이라고 했다 --- 「열람」 중에서 새가 운다 안 보이는 곳에서 새는 새가 아니지만 새다 이런 명제는 새의 울음을 그치게 할 수 없다 새를 불러낼 수도 없다 새는 어디에 있습니까 추측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새를 키우고 있는 사람입니까 새를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입니까 날아가고 있는 새를 보았다 새의 한계를 보았다 새를 보지 않고 새만 보았다 오직 새만 바라보았는데 허공을 참 많이 닮았습니다 없는 새를 날려 보낼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이 새 때문이라고 나는 구름 속에 부리를 묻고 울었다 깃털을 적시며 울었다 가장 높은 곳을 생각하며 날 수 없는 곳에 오래도록 떠 있었다 날개도 없는데 난해한 문장들이 자꾸 떠올랐다 그만 멈추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 「새는 어디에 있습니까」 중에서 태어나자마자 눈이 내렸다고 했다 흰색이 뭐라고 눈이 오면 우리는 흰색보다 더 크게 크게 고함을 질러댔다 흰색이 우리를 자꾸자꾸 밀어내니까 우리는 마지막으로 가출한 사람 같고 검은 발자국 위에 양초를 꽂는 사람 같고 머리카락이 녹고 눈썹이 녹고 마지막 남은 입술의 말로 하얀색을 지우며 우리는 오늘은 처음 태어나는 첫 번째 날 처음으로 고아가 되는 날 하늘 아래 나의 두 번째 사람이 서 있었다 기다리던 사람이 탄생했는데 다시 폭설이 시작되었다 --- 「나의 두 번째 사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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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내용이 뭔데. 너는 물었다. 나는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음] 아무 [할 말 없음] 고백을 하려는데 습관적인 슬픔이 찾아왔다. 2020년 5월 변희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