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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여는 글 - 재난을 좋은 삶의 기회로 | 박복선
특집 코로나 이후의 전환 08 코로나19 사태에서 기후 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찾다 | 김현우 13 기후 재난, 사회적 참사, 감염병X 시대의 재난 대응 | 김동훈 20 새로운 기술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 오영진 26 코로나 바이러스가 펼쳐 놓은 유쾌한 ‘놀이’의 세계 | 김종구 37 부정한 동맹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 정용주 삶의 기술 50 사무실 안의 페달, 발로 작동하는 문서 세절기 | 강신호 59 새와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어요 -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치지 않게 하는 버드 세이버 | 괴물(정수운) 64 똥오줌 순환의 적정기술과 도시의 전환 | 김성원 기획 만나지 않고 배울 수 있는가 90 코로나 시대, 한 교사의 응전 일기 | 김진우 101 우리는 그런대로 닿아 있어야 한다 - 코로나19 속, 작업장학교 교실의 혼자 아닌 함께 | 찬스, 윤슬 109 학교가 쉬는 동안, 우리에게 다가온 질문들 | 김하늬 116 때로 ‘열악함’은 새로운 시도를 만든다 | 이은진 연재 122 최원형이 만난 사람 ④ ㈜쌈지농부 대장농부 천호균 - 가장 앞선 것은 가장 오래된 것 | 최원형 135 놀이해부도감 ③ 베네치아 - 당신은 베네치아를 아십니까? | 물고기(박지은) 특별 게재 148 전환을 위한 마그나카르타, 가난한 민주주의 - 코로나19 전령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 | 채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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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반 영국 루카스 항공사에서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의미심장한 실험을 추진했다. 전투기 엔진 같은 군수 무기를 만들던 루카스 항공사에서 잉여노동력 구조 조정을 예고하자 노조 활동가들은 파업으로 맞서는 대신에 회사의 설비와 노동자들의 기술로 생산할 수 있는 대안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히트펌프, 궤도와 도로 겸용 차량 등 150가지에 이르는 제품들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루카스 플랜’이라는 보고서로 정리되어 세상에 드러났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 운동으로 명명되었다. 군수 무기를 만들지 않아도 지역 사회와 환경을 지키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많은 이윤을 거둘 수 없다는 이유로 자본이 외면했던 생산 품목들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는 주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김현우, 코로나19 사태에서 기후 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찾다」중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서 민주적 기술의 추구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여기서 민주적 기술의 추구는 기술 발전의 과정에 시민이 무작정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가 용이한 기술로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랭던 워너는 민주적 기술의 추구를 설명하기 위해 핵 발전소를 예로 든다. 핵 발전을 통해서는 대량의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지역에 기반을 둔 민주적인 관리 체계가 형성되는 것이 불가능하여 핵 발전소는 중앙 집권적인 권력 구조와 결합하기가 더 쉽다. 그렇기 때문에 핵 발전 기술의 발달 과정에서 관련 사회 집단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기술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기술의 민주화는 핵 발전소가 장래에 초래할 사회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그러한 미래를 원하는지에 대해 토론과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기술 민주화의 개념은 단순히 시민이 참여한다는 사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개발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정용주, 부정한 동맹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중에서 내가 찾은 답은 〈EBS〉도 아니고 동영상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하던 일을 온라인 공간에서 계속 하면 된다는 평이한 결론이었다. 동영상 대신 강의안과 학습지를 제공하고, 평소처럼 화상 수업에서 이야기하면 된다. 칠판 대신 화이트보드에 필기하고. 내가 새롭게 발견한 것은 숙제와 피드백의 가치였다. 그리고 묻고 답변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교사의 고유하고도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자각이었다. 학생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은 교사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하고 답변하고 피드백하는 상호 작용은 적당한 숫자의 학생들과의 만남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김진우, 코로나 시대, 한 교사의 응전 일기」중에서 그의 자리가 ㈜쌈지에서 ㈜쌈지농부로 바뀐 데에는 아프고 안타까운 스토리가 있다. 쌈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무척 가깝게 지내던 최정화 작가에게서 어느 날 ‘더 이상 쓰레기를 만들지 말라’는 충격적인 조언을 듣는다. 쌈지에서 만드는 많은 소품이며 물건을, 그것도 친하게 지낸 작가가 쓰레기라고 표현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그런 이야길 듣고 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최원형, 최원형이 만난 사람 ④ ㈜쌈지농부 대장농부 천호균」중에서 피터 라인보우는 《마그나카르타 선언Magna Carta Menifesto》에서 영국에서 ‘법에 의한 통치’를 수립할 때, 왕과 시민들 사이의 사회 협약인 마그나카르타 이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숲의 협약’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당시 마그나카르타가 귀족-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하는 사회 계약으로서 왕권을 제약한 ‘시민헌장’이라면, ‘삼림헌장’이라고 불리는 숲의 헌장은 공유지인 숲에 대한 민중의 권리를 확인하는 ‘민중헌장’이었다. 그것은 인간을 포함하여 숲에 사는 모든 생명들이 삶을 보장받을 권리에 대한 인정이기도 하다. ---「채효정, 전환을 위한 마그나카르타, 가난한 민주주의」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