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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다는 것

곁에 있다는 것

[ 양장 ]
김중미 | 창비 | 2021년 03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6 리뷰 30건 | 판매지수 1,434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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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68g | 134*195*24mm
ISBN13 9788936434472
ISBN10 8936434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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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장편소설] 책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무대인 은강을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변화한 풍경과는 다르게 여전한 사회의 면면과 이웃의 얼굴을 조명하며, 당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곳에서도 삶은 흐르고, 그 모두를 함께 이야기하고 나눌 때 비로소 다른 내일이 오리라는 희망의 목소리를 전한다. -소설MD 박형욱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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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 너 그거 알아? 별은 정면으로 볼 때보다 곁눈질로 볼 때 더 반짝인다. 이렇게 별 하나를 골라서 똑바로 보다가 곁눈질을 해 봐. 그럼 별이 정면으로 볼 때보다 더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여. 한번 해 봐.”
“됐어. 난 별 따위엔 관심 없어. 우주나 천문학 같은 건 몰라.”
“별 보라는데 웬 우주, 천문학? 그냥 별을 보라고. 2학년 때 수학여행 가서 우연히 발견한 건데 곁눈으로 보면 별이 더 반짝이는 거야. 되게 신기했어. 우리는 뭐든 똑바로, 정면으로 봐야만 더 잘 보인다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가끔 이렇게 가장자리로 볼 때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어. 신기하지 않아?”
“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사람들은 주변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잖아.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거지. 눈길의 가장자리가 더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우리처럼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보고 더 빛날 수 있잖아.”
나는 지우 말에 대답을 하는 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 하나를 골랐다. 그리고 그 별을 곁눈질로 보았다. 정말 별이 더 반짝이기는 했다.
--- p.241

강이는 이 촛불이 모두 다 같은 곳을 향하고 있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무리 촛불을 들어도 진짜 어두운 구석까지 밝힐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진짜 빛이 절실한 사람들은 여기에서 촛불을 들 수 없다. 오늘처럼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강이도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촛불을 들어 봤자 뭐가 달라지느냐고 냉소하고 싶지는 않았다. 강이는 후원금 상자가 자신의 앞에 왔을 때 집에서부터 챙겨 온 3만 원을 아낌없이 넣었다.
--- pp.365~366

은강동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타인과의 어깨동무로 살아남았다. 슬픔이든, 기쁨이든, 노동이든, 공간이든, 무엇이든 나누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은강동이다. 그 가난을 모르는 이들이 쪽방 체험관 따위의 터무니없는 구상을 만들어 냈다. 가난은 진열대 위에 전시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 pp.371~372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출간되고 20년이 지나는 동안 주변의 이웃들은 정규직 노동자에서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었다. (…) 나는 그들이 기어코 외면하려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변두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의 눈길로 볼 때 더 빛나는 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 역사 속 어떤 시대도 가난한 이들의 편이었던 적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 미래도 가난한 자들의 편이 아닐 거라고 체념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우리는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
--- pp.377~379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두운 곳에서 더 빛나는 별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를 비추는 연대의 목소리


열아홉 살 지우, 강이, 여울이는 인천 은강구 한마을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무대인 은강은 소설 속 1970년대 풍경과 달리 이제는 판자촌 대신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도시의 중심부로부터 더 멀리 밀려났다. 성공을 좇는 사람들은 은강을 떠나 신도시로 터전을 옮겼고, 은강에는 오늘도 여전히 ‘난장이 가족’과 다름없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산다.
고3을 맞은 지우에게는 은강방직 투쟁을 이끈 해고 노동자였던 이모할머니의 삶을 소설로 남기겠다는 꿈이 있다. 은강방직에서 일하던 엄마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 외할머니와 살아가는 강이는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호조무사를 꿈꾼다. 여울이는 가난한 은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대에 진학하고자 입시에 매달린다. 각자 가정 환경도, 꿈도 다르지만 세 친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구청에서 은강구를 ‘관광 자원화’하겠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의 생활 공간을 침해하는 ‘쪽방 체험관’을 추진한다. 자본의 논리 앞에 가난마저 상품화하고, 삶의 터전을 전시하겠다는 발상에 지우, 강이, 여울이는 주위 친구들과 함께 뜻을 모아 맞선다.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할머니 때부터 이어져 온 은강의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자신들을 둘러싼 사회와 마주하며 현실을 깨닫는다. 한 걸음 성장한 세 친구는 10대의 마지막 날인 2016년 12월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며 벅찬 마음으로 스무 살을 맞는다.

“김여울, 너 그거 알아? 별은 정면으로 볼 때보다 곁눈질로 볼 때 더 반짝인다. 이렇게 별 하나를 골라서 똑바로 보다가 곁눈질을 해 봐. 그럼 별이 정면으로 볼 때보다 더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여. 한번 해 봐.”
(…)
“사람들은 주변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잖아.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거지. 눈길의 가장자리가 더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우리처럼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보고 더 빛날 수 있잖아.” ―본문 241면


슬픔이든, 기쁨이든, 무엇이든 나누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우리 동네, 우리 이웃 이야기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 그랬듯, 작가의 눈길은 여전히 ‘사람’에게로 향한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인물들은 혼자서는 돋보이지 않더라도 함께라면 빛날 수 있는 밤하늘의 별자리와 같다.
은강방직 해고 노동자인 지우 이모할머니 옥자의 싸움은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부당한 탄압에 대한 회사의 사과를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중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70년대 여성 공장 노동자를 지나간 사건 속 잊힌 인물이 아닌 끊임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주인공으로 호명한다. 옥자의 싸움은 자신과 동료들의 삶을 증명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같은 싸움을 하고 있는 젊은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이기도 하다. 서로의 곁에 있을 때, 이들은 더 이상 노인과 청년이라는 세대 구분으로 단절되지 않고, ‘동지’라는 이름 아래 연대한다.
지우 엄마 경순은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던 지우 아빠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다. 지우는 시민운동을 계속한 아빠와 달리 결혼 후 육아와 생계에 몰두한 엄마가 안타깝다. 그러나 경순은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의 소중함, 그 일을 지키기 위한 노력 역시 시민운동과 동등한 무게를 지닌다고 믿는다. 지우 또한 그런 엄마의 모습을 통해 빛나지 않더라도 값진 ‘생활’의 의미를 배운다.
그런가 하면 영화감독을 꿈꾸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진로를 바꾼 지우 언니 연우나, 큰 성공보다 안정을 바라는 여울이, 오직 명문대와 아파트만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여울이 엄마 은혜는 등장인물 사이에 긴장과 균형을 불어넣으며 작품이 입체감을 띠도록 돕는다.

은강동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타인과의 어깨동무로 살아남았다. 슬픔이든, 기쁨이든, 노동이든, 공간이든, 무엇이든 나누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은강동이다. 그 가난을 모르는 이들이 쪽방 체험관 따위의 터무니없는 구상을 만들어 냈다. 가난은 진열대 위에 전시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본문 371~372면


파수꾼처럼 우리 곁을 든든히 지켜 온 작가 김중미,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다


『곁에 있다는 것』은 70년대 여성 공장 노동자들의 투쟁에서부터, 현재 한국 사회가 빈민을 대하는 민낯을 드러내는 도시 재생 사업,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월호와 촛불 집회까지,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김중미 작가 특유의 믿음직한 목소리로 옮겨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이 소설은 『괭이부리말 아이들』 출간 이후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변함없이 그대로인 빈곤 문제와, 달라진 가난의 양상을 그리며 긴요한 화두를 던진다.
지우의 이웃에 사는 보호 종료 청년 영민이는 국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나 외롭게 살아왔는지 소명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 천막 농성을 하던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수찬이는 집회에서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펴는 또래들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밝은 앞날을 선뜻 기대하지 못한다. 하지만 동시에, 강이는 베트남에서 온 란이와 가까워지며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서로 통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지우 역시 함께 촛불을 들지 못하는 수찬이와 영민이를 기억하며 마음을 나눈다.
『곁에 있다는 것』은 다시 한번 가난을, 그러나 그보다 굳센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아직 희망을 선택할 기회가 남아 있다. 이제 독자들이 이 씩씩한 희망에 곁을 내어 줄 차례다.

“엄마는 왜 안 떠났어?”
“포기가 안 되더라고.”
“뭐가?”
“가난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갖는 거.” ―본문 281면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글을 읽는다는 건 ‘나’가 ‘너’가 되어 보려는 시도일지도 모르겠다. 가난과 불평등 속에서 희망을 심는 일, 누군가는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하겠지만 책을 읽고 나면 지우와 강이, 여울이처럼 정말로 해낼 수 있겠다고 믿게 된다. ‘자본’만이 최고 가치가 되어 버린 지금, 공동체를 통해 연대하기를 선택한 이 책의 청년들 곁에 있고 싶다.
- 이길보라 (영화감독, 작가)
가난한 사람은 목소리가 없다,고 쉽게 말해 왔으나 그건 말하려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들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었다. 가난이 사라진 사회는 불가능해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는 가능하며, 서로 곁을 지킨다면 가난해도 살 수 있다고, 그렇다면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라는 것을 이 놀라운 소설은 이야기한다.
- 은유 (작가)
여기 열아홉 살 세 친구가 있다. 저마다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분투하면서, 마침내는 서로 다독이면서 어두울 때 더 빛나는 별처럼 미래를 열어 가자고 손을 맞잡는다. 이 씩씩한 희망을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 교사 들과도 함께 읽고 싶다. 한결같은 걸음으로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그 이후 성장 이야기를 귀한 작품으로 완성한 작가에게 고맙다. 한국 문학사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곁에 나란히 꽂아 둘 작품이다.
- 박종호 (서울고등학교 교사)

회원리뷰 (30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최고의 문학, 찐문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21.04.28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김중미의 소설 『곁에 있다는 것』을 흡입하듯 읽었다. 보던 드라마도 팽개쳐둔 채 말이다. 시작부터 나를 압도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인용한 첫 부분을 보고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의 인생 책 불멸의 1위인 최애 책. 난쏘공의 배경인 은강이 『곁에 있다는 것』에 다시 등장한다. 작가의 말에는 김중미 작가가 조세희 작가를 만난 이;
리뷰제목






 

김중미의 소설 『곁에 있다는 것』을 흡입하듯 읽었다. 보던 드라마도 팽개쳐둔 채 말이다. 시작부터 나를 압도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인용한 첫 부분을 보고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의 인생 책 불멸의 1위인 최애 책. 난쏘공의 배경인 은강이 『곁에 있다는 것』에 다시 등장한다. 작가의 말에는 김중미 작가가 조세희 작가를 만난 이야기가 나온다. 허락을 받아 난쏘공의 은강을 소설로 가지고 왔단다.

 

소설은 은강에 사는 아이들의 시점에서 그린다. 고3 지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강이, 여울이, 우리의 이야기까지 소설은 먹먹한 감동을 준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과 시차를 두고 쓴 『곁에 있다는 것』은 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여준다. 1970년대에서 2021년까지 한국 사회는 정작 바뀌어야 할 것은 그대로인 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겉모습만 풍요로워졌을 뿐 그 안은 텅 빈 채 말이다.

 

은강방직 해고 노동자 이모할머니를 만나러 간 지우는 그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 한다.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은강에서 살아간 그들이 외치고 싶었던 진짜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알리고 싶다. 지우의 엄마는 돌봄 교사로 일하면서 보육 종료 아이들의 일상을 지켜봐 준다. 아빠는 은강 인터넷 신문의 객원 기자로 일하면서 은강에서 일어나는 일을 글로 쓴다. 지우는 부모님을 보면서 은강에서 살아가는 일원으로서 은강을 사랑하고 아낀다.

 

모든 이가 지우처럼 은강을 애정 하지 않는다. 강이는 외할머니와 살면서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은강을 끔찍해하지는 않지만 은강에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친구들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한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알아보지만 학원비가 비싸 고민한다. 강이에게 국비 지원이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다. 현실의 내가.

 

여울이는 공부를 잘해서 교육 대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다. 야무지고 똑똑하다. 지우와 강이와는 절친이지만 약간의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은강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엄마는 아빠와 이혼해 따로 산다. 엄마와 만나면 공부와 가치관 때문에 다투기도 하지만 엄마를 좋아한다. 은강에 빈민 체험관이 들어설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 자신이 살아가는 곳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소설 속 아이들의 고민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 나의 상황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부끄러웠다. 나의 문제만 문제로 여긴 지금의 시간 역시. 며칠 전에는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웃었다. 방이 추워서 이불 밖으로 얼굴만 내밀고 숨을 쉬면 입김이 생겼던 그때를. 그때 추위에 단련되어서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겨울을 지낼 수 있다고. 대학을 가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조언을 해주거나 관심을 가져주는 어른은 없었다. 그저 내가 결심하고 결정했다.

 

다행히 문학을 알게 되어서. 책으로 도망칠 수 있어서. 나는 비뚤어지지 않았다. 어렵고 힘든데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학에 있었다. 가난한데 남을 미워하거나 자기 비하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때론 냉소와 적대감을 가진 인물들에게서는 세상을 마냥 착한 사람의 시선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위로가 되었다.

 

그때랑 다르지 않은 현재. 아이들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을 『곁에 있다는 것』을 읽고 나서야 새삼 깨달았다. 어른인 나보다 더한 짐의 무게를 인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은강을 개발하면서 원주민의 삶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어른들에 맞서 은강의 아이들은 연대한다. 손을 내밀고 힘을 모은다. 촛불 집회에 나가 하루 일당을 모금함에 넣고 당당하게 1인 시위를 한다.

 

『곁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오늘의 소설이다. 최고의 문학이다. 찐문학이다.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거의 내가 문학을 읽으며 꿈을 다졌던 것처럼 『곁에 있다는 것』을 읽으면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안다. 절망의 상황에서 용기와 희망을 가지라는 말이 한심하고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어설 수 있는 힘은 누구에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버티면서 스스로 쌓아야지 얻을 수 있는 삶의 내공 같은 것이다, 용기와 희망은. 문학은 절망을 가진 나를 토닥여주는 작은 손이다. 『곁에 있다는 것』은 그 몫을 톡톡히 해낸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곁에 있다는 것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22.01.19 | 추천4 | 댓글6 리뷰제목
가난은 나랏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나도 부자는 아니었기에 가난한 게 싫다. 우리 때는 육성 회비라는 것이 있었는데, 나는 한 번도 제날짜에 돈을 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4남매였으니 부모님은 그걸 한 번에 준비하지 못하셨던 것 같다. 별 게 아닐 수도 있지만 느껴지는 불편한 시선.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런 기분을 내 아이들에게는 남겨주고 싶지 않았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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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나랏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나도 부자는 아니었기에 가난한 게 싫다. 우리 때는 육성 회비라는 것이 있었는데, 나는 한 번도 제날짜에 돈을 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4남매였으니 부모님은 그걸 한 번에 준비하지 못하셨던 것 같다. 별 게 아닐 수도 있지만 느껴지는 불편한 시선.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런 기분을 내 아이들에게는 남겨주고 싶지 않았던 그때 그 느낌. 다행히도 울 아이들은 나와 같은 기분으로 학교에 다니지는 않았을 것 같다. 배우고 싶은 것은 배웠고, 남들이 못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부자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모르겠다. 나는, 우리 아이들은 그냥 중간의 보통 가정이니까.

 

인천 은강구에 열아홉 살 지우, , 여울은 친구들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무대인 은강. 소설 속 은강은 1970년대 풍경과는 달라졌지만 도시의 중심부에서 더 멀리 밀려났다. 성공을 향해 사람들은 은강을 떠났지만 여전히 이곳에서 남아 삶을 꾸려나가는 이도 있다. 3 지우는 은강방직 투쟁을 이끈 해고 노동자였던 이모할머니의 삶을 글로 쓰고 싶은 꿈이 있다. 강이는 은강방직에서 일하던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외할머니와 살고 있으며 치킨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호조무사를 꿈꾼다. 여울이는 교대에 가기 위해 입시에 매달린다. 어느 날 구청에서는 은강구를 관광화하겠다면 주민들이 생활하는 곳에 쪽방 체험관을 추진한다. 가난을 상품화하는 은강구에 맞서기로 하는데..

 

세상은 태어나면서부터 불공평하다고 했던가? 이만큼 살아보니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게 계층 사다리는 무너졌고,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더 가난하게 살게 된다. 내 아이들이 나보다 부자가 되어 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부모들은 더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도 대물림되는 세상이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갖는 것 (281)

 

모두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은 미래에도 없을 것 같다. 그 옛날에도 부자는 부자였고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했다. 그 격차가 더 벌어지면 벌어지지 좁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보다 나아질까?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이 느낌은 뭔지. 내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좋겠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은 세상. 왠지 그런 세상은 올 것 같지 않아 씁쓸할 뿐이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6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위안이 됩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치**N | 2021.07.1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김중미 작가님 책 '괭이부리말 아이들' 아직 읽어보지 않았어요. 이 책으로 작가님을 처음 접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채널 예스 인터뷰 글을 읽어보니 삶 자체가 글인 것 같았습니다. 인천 만석동에서 아이들 '기찻길옆공부방'을 33년째 운영하시며 '큰 이모'라고 불리우신답니다. 김작가님은 어린 시절 동두천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조세희 작가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리뷰제목
김중미 작가님 책 '괭이부리말 아이들' 아직 읽어보지 않았어요. 이 책으로 작가님을 처음 접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채널 예스 인터뷰 글을 읽어보니 삶 자체가 글인 것 같았습니다. 인천 만석동에서 아이들 '기찻길옆공부방'을 33년째 운영하시며 '큰 이모'라고 불리우신답니다.

김작가님은 어린 시절 동두천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조세희 작가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그 이전에는 '분노의 포도'를 읽고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무다섯살 때 후배와 함께 인천 만석동에서 신문배달하며, 일곱살 미만의 아이들을 돌봐주었다고 해요. 1988년도에 어느 날 초등학생이 학교가 끝난 후에도 오고갈 수 있는 공부방을 만들어줄 수 없냐는 말에 기찻길옆공부방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초등학생은 현재 공부방 상근자로 일하고 있다네요. 선생님은 얼마나 뿌듯하실까요. 그 어려운 시절, 부모님은 모두 공장에서 부두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데 어린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 편안하게 지낼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할까요? 그 공부방이 애틋한 사랑방이며 아이들을 위한 작은 학교네요.

'곁에 있다는 것'은 처음에 제목과 표지만 보고 수필집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소설이고요. 1부~4부로 나뉘어져 있고 만석동에 사는 청소년, 청년들의 이야기 모음집이에요. 김작가님이 그 지역에 살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잘 쓸 수 있으셨을 거라 믿고요. 이 책에는 여러 노동자의 모습이 나옵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생, 보호종료 청소년(이 단어도 쓰기에는 참 딱딱하지만 현재는 이 말밖에 없네요.), 이주노동자의 자녀, 어린 시절부터 섬유공장에서 하루종일 갇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화장실에 제때 가지도 못하고 일하다 노동조합 활동했다 부당해고를 당한 할머니들, 다채로운 인물의 삶과 역사가 드러납니다.

김작가님이 직접 보고 들었던 이야기도 섞여 있기에 현실감 있는 소설이고요. 특히 2015년도에 실제로 만석동에서 있었던 사건을 소설에 넣어서 정말 분개했습니다. 그 사건은 만석동에 쪽방체험관을 만든다는 지역 정치인의 기가 막힌 발상에 지역 주민들이 반대했던 일입니다. 공부방 아이들이 강화로 놀러간 날, 관광 버스 서너 대가 가족들이 데리고 와서요.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동네를 둘러보면서 주민이 마늘 까는 모습, 공중화장실 사진을 찍었대요. 왜 사진을 찍냐고 항의했더니 부모가 "공부 안 하면 이렇게 산다."고 했다네요. 그 날 이후로 만석동을 빈민 체험하는 곳으로 바꾸려는 정치인들의 수작은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일단락되었답니다.

참.. 별 일이 다 있습니다.
가난을 상품화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만석동 동네에 쪽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쪽방이 있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협박하는 수단이 된다니요. 소설을 읽으며 화가 났어요. 이렇게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어떻게 세상 중요한 정치를 하겠다는 거죠?

김작가님의 말씀대로 2001년 '괭이부리말 아이들' 출간 후 20년이 지난 오늘, 가난을 혐오하기까지 하는 세태가 이어집니다. 가난은 무조건 보이지 않아야 한다, 가난은 겪지 말아야 할 몹쓸 체험으로 어떻게 해서는 땅을 갈아엎어 재개발 아파트를 들어서게 하고 쪽방과 달동네는 허물게 합니다. 연연세세 대물림되어온 가난은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사회 구조의 공동 책임이죠. 그런데도 마치 개인이 게을러서, 공부를 안 해서 라고 사람 탓을 합니다. 가난과 빈곤한 사람은 혐오의 대상이 안됩니다. 가난을 이상화하고 축복이라고 과장해 말할 것도 없지만 가난은 그저 가난일 뿐입니다. 꼭 없애야 할 상태가 아니라. 자발적인 가난, 빈민운동을 하는 활동가들도 계시는데요. 빈곤한 상황이 부끄러움, 수치심을 개인적으로 느낄 수는 있지만, 개인의 원인으로 쉽게 치부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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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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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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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이*미 | 2022.03.03
구매 평점5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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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s******3 | 2022.02.06
구매 평점5점
좋아하는 작가인 데 재미있다고 해서 구입했어요. 기대되네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s****0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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