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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봄이 오는 길섶에서
정인에게 모감주나무 아쪼그리 여든 앞집 사람 나의 첫 trouble maker 사마르칸트의 처용 삼인행 내가 좋아하는 여자 길고양이처럼 여차에서 센티멘탈리스트 벨 에포크 2부 | 모든 고독사는 심연이다 나무도 고독사 한다 달개비꽃 도토리거위벌레 겨울숲 앞산 능선 한 자락 능소화 질 때 자귀나무 대명 유수지에서 청설모에게 끼어들기 신불산에서 행로 감 연가 어쩌다 그 때 그곳에 바람이 불었을까 3부 | 어떤 어떤 사랑 어떤 품격 어떤 쓸모 어떤 사과 어떤 민원 어떤 산 어떤 꿈 어떤 질문 어떤 만남 어떤 시간 어떤 가을날 어떤 나라 어떤 직업 4부 | 얼마나 운이 좋은가 지구를 웃게 하는 한 방법 발랄한 공 기다림을 맛보다 기대에 대하여 그해 폭염 집 지도를 위하여 탑과 돌 예순에 대하여 계란 후라이 하나 우체국 가는 길 일기에 대하여 얼마나 운이 좋은가 발문 | 시인은 센티멘탈 밸류를 사랑하는 사람_차미영(문학평론가, 수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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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누구나 자기 ‘쪼대로’ 살고 자기 ‘쪼대로’ 시를 쓴다. 읽히지 않는 시가 무슨 의미가 있나?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비교적 짧고, 쉽게 읽히면서, 나름 의미 있는 시를 지향하고 있다. 조재도 시인은 이런 경향의 시를 대중시라고 부르고 있다. ‘대중’이라는 말이 탐탁지 않지만 더 적당한 용어도 없어 보인다. 나는 최근에 이런 시를 쓰는 것이 아니다. 난 처음부터 이런 시밖에 쓸 줄 몰랐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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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현 시인의 『나무도 고독사 한다』에 속한 시편들을 읽는 동안, 여고 교정에 울려 퍼지던 ‘눈장난’ 선율이 가슴을 스쳤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는 「나의 첫」 「벨 에포크」 「자귀나무」 「예순에 대하여」 같은 작품들인데 이번 글에 언급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 기회로 미룬다.
그의 시는 일상에서 출발해 삶의 태도와 윤리를 묻고, 센티멘탈 밸류를 지키고, 마지막에는 삶을 긍정한다. 센티멘탈 밸류에 대한 관심은 결국 약자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지구생명체에 대한 관심 말이다. 앞선 두 시집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았다』와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에서 보여 준 생명에 대한 태도는 감상으로 머물지 않고 삶을 버티게 하는 태도로 확장되었다. 신작에서도 그 결이 이어지며, 현실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단단해졌다. 사소한 존재들의 존재 이유를 밝힌 것이 이번 시집이 아닐가 싶다. 또한 이것이 그의 시의 존재 이유가 될 것이다. - 차미영 (수필가,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