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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흔들리는 미어캣 쉰다섯은 이렇게 간다 죽음의 목적 이러하다 달고나에 대한 순수기억 하얼빈 당고개행 비둘기는 아침에 죽었다 황태 덕장 가는동자꽃 배웅 깊은 곳 복성재 보정산방 미간 꽃 제2부 장항읍 순라길 달력 오십 환승 눈금 글피 떴다방 농어를 먹다 물회, 안티테제마이신 갈곶리 거제 빛난 얼 독구 망통 팽목 내 정직한 원더 걸스 열흘 제3부 서거리깍두기 즐거운 나의 집 개구리참외 봄 틀니 수제비 언 두부 숟가락 새벽 일상 눈 동치미 손 주름 언덕, 1975년 피정 아버지 해설 | 조성순 (시인)·낙백한 영혼에서 떠도는 몸으로 살아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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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읍
1983년식 흐린 알전구 등 아래에서 올려다볼 것이라곤 제련소 굴뚝뿐이었다 개흙 속 펄 짱뚱어만 튀던 읍 돌이키면 선착장 눅눅한 바람 속 폐선 위 웅크린 갈매기들이 치켜든 손가락을 향해 몰려들었지만 손가락이 게워낸 흔적들을 찍어 삼키고는 이내 허공에서 멈춰 돌아섰다 말린 박대들만 읍에 주저앉아 말벗을 청했다 처음 본 청보리밭의 너울거림이 읍 비바람만큼 비리다고 중얼거리면 버짐이 앉은 학생들은 날 신기해했고 역 앞 공터에는 본드 봉지가 뒹굴었다 저녁 둑방 잔새우들만큼 마른 삶들이 하루를 감아 등 휘어지던 곳 생선 몇 마리 배를 가르던 늙은이들과 하구 펄을 넘는 바람은 어김없이 구름 갈매기로 튕겨나갔다 하숙집 무기력한 마루와 대문 앞에서 난 색싯집 화려한 간판보다 홀로 사치스러웠다 골목 진창길에 내리꽂던 삿대질과 배추뿌리만한 허영을 잘라내기 위해 뱃속 개흙들을 또 얼마나 게워내야 했는지 눈밭을 기던 외진 항구 뒤에서 팽목 이제 너와 나의 경계가 아름다워야 할 이유는 없다 두 눈 먼저 찌르고 빗방울이 닿기 전 모든 꽃들은 제 목을 날려버려야 한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