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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거미
고집쟁이들
구조
그곳에서 그곳까지
낙엽 독설
등짝
디테일
똥이구나
마임
박제 거리
비문론
사앧
선량한 사람들
선악과
순수성
시론-비문론
시법
시인의 말
아버지
아이들
아침
앙상한 둔부의 노래
억지스러운 시간들
엄마
염료 단편
옛날 사과
웃음
응용
이를테면
장악
제1묘지
종결 차트
창조
축일 전야
충만
폐곡선의 밤
표치
허공은 허공
현기증 비교
환장

문예지 게재작

저자 소개

저자 : 김록
1968년 서울 출생. 1998년 《작가세계》신인상으로 등단. 2003년 시집 『광기와 다이아몬드』출간. 2005년 장편소설 『악담』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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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15쪽 | 170g | 124*195*20mm
ISBN13
9788925511351

책 속으로

거미

이 거미만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실현하고 있다. 거미가 그렇다고 알 수 있겠는가. 거미가 될 수 있는 게 있다면 거미는 어느새 지랄스럽다. 그 맥락에서, 거미는 일부러 보이게 했다. 못생겨 보이게. 평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것이 마침내 찾아와서가 아니라 그것이 간절할 때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많은 마음 중 어떻게 아름다운 마음만 붙든 마음이 평화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은 그 두려움에 대해 어떤 욕망을 가지고 차라리 고의로 저질러지는 게 더 낫다. 현실을 공격하는 심리는 간명하다. 현실이 보고 싶어서 잠들 수가 없다. 그로써 현실이 실현된 것은 아니다. 고통이 고통이 될 수 있다면! 하지만 현실성이 강해지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거미가 예상한 일이기도 했다. 현실이 죽는 것은 죽는 순간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거미가 실현하고 있는 것은 애달픈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김록은 죽고 김록주의자만 살아 있다!

시인은 무언가 강한 불만이 섞인 듯한 단언으로부터 이 시집을 열고 있다. 이해받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안타까운 항변 같은 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시인 김록. 첫 시집 『광기의 다이아몬드』를 펴냈고 장편소설 『악담』 또한 써냈지만 우리들의 각인 속에 시인은 ‘다이아몬드’보다는 ‘광기’, ‘담’보다는 ‘악’에 치우쳐 이해되거나 혹은 외면당해왔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펴낸다. 제목은 『총체성』.

첫 시집에 이어 이번에도 ‘거미’, ‘고집쟁이들’, ‘구조’… 이런 식으로 제목에 따른 배열이다. 제목 때문에 시를 썼다고는 생각지 않게 시인이 일관되게 고집하고 있는 것은 “거미가 실현하고 있는 것은 애달픈 것이다.” 라는 시의 한 대목으로 요약된다 하겠다. 곡선으로 휘어지는 법을 배운 적 없어 직선주로만 달릴 줄 아는 탓에 겉보기엔 고집 세고 단단하고 거침없어 보이나 실은 너무 말랑하고 여린 속살을 가진 탓에 제 스스로 그물 갑옷 속에 자신을 감추고 있는 시인 김록.

시인은 너무도 예민한 촉수다. 아주 소소한 데까지 미쳐 있는 감성이란 회로장치는 언제나 새 건전지처럼 충만하다. 그래서 시인은 피로하다. 그러나 시인 한 사람만을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이다. 때문에 타인과 접합하려거나 교신하려 하지 않는다. 아니 그럴 여유가 없다. 시인이 외로운 이유이다. 제가 풀어놓은 전선 속에서 홀로지만 자유로운 탓에 여러 개의 손을 애써 뻗지 않는 것이다. 악수하는 순간 시인은 녹아 합하여지고 그렇게 하나이면서 모두가 될 때 우리는 무로 소멸되어버릴 거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탓이다. 시인 김록이 『총체성』을 펴내며 밝힌 변인 “내가 없는 곳에서 내가 없음을 아는 그대 곁에 나는 있다.”를 참고해보면 더욱 분명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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