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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과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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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우는 아이
슈퍼맨 리턴즈
동물의 왕국-가족
늑대가 나타났다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들
식탁의 영혼
재난 문자 방송
기침 사나이
괜찮은 생각
개츠 아이
훌라후프를 돌리는 여자
근황 공무도하가
기침의 영혼
동물성
간지럼증을 앓는 여자와의 사랑

제2부
도망자
세렝게티의 물소리
해변의 여인
백서
결혼한 여자들
문제는 바나나
소리 지르지 말아요
애완 시대
한여름밤의 꿈
주름의 왕
서사에 대한 모욕
걱정이 걱정이다
배드민턴 다이얼로그
고양이
경험주의자와 함께
창피하다 창피해
뚱뚱한 그녀, 혹은 비둘기에게
밝은 방
하루키를 읽는 오후
미래의 소년

제3부
꼬리-용의자 p
아이스크림과 늑대
모래알은 반짝
찰리의 저녁 식사
게으름에 대한 찬양
타이어
이 동네는 주차할 데가 없어
중추(仲秋) 부근
단풍길
경계에서
풍란의 귀(耳)
춘설(春雪)
술 권하는 사회
그 집 앞 능소화
피터팬과 몽상가들의 외출
태풍은 북상 중
철거 시대
최초의 관객
모든 것에 대해 긍정하는 마음을 당신은 설탕에게서 배울 것인가

작품 해설 |강계숙(문학평론가) 늑대는…… 사라진다

저자 소개

저자 : 이현승
1973년 전남 광양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199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2002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99g | 124*195*20mm
ISBN13
9788925512600

출판사 리뷰

199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2002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현승 시인의 첫 시집을 펴낸다. 총 3부로 나누어 담은 이번 시집의 제목은 ‘아이스크림과 늑대’, 시인이 줄곧 고집한 대로다. 그의 말을 빌자면, 시집 전체를 아우르는 뜻이기도 하단다. 얼핏 무슨 연관이 있을까 궁금하여 동일한 제목의 시를 찾는다.

도망을 이해하려면 말야/아이스크림을 봐/(중략)/아이스크림은 도망을 이해할 수 있지/동물원을 탈주한 늑대처럼/아이스크림은 도주하지/아이스크림은 사라지지/(중략)/어느 날 위치가 바뀌어 있는 책상 위의 물건들처럼/혹은 아이스크림처럼, 또 늑대처럼 나는 사라지지/ -「아이스크림과 늑대」중에서

‘도망’, ‘탈주’, ‘도주’, ‘사라짐’이란 단어에서 스파크가 인다.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과 그만큼의 혀를 길게 뺀 늑대라는 데서 묘하게도 겹침이 인다. 아이스크림의 미지근한 눈물과 늑대의 뜨거운 혀가 욕망의 소멸과 욕망의 생성이라는 데서 한 유턴 지점으로 만나는 것이다. 그를 휘돌아 우리는 삶이거나 죽음이거나 둘 중 하나의 과정이다. 그렇게 극과 극은 원으로 하나 되기에 시인은 삶이란 걸 무상으로 포장하는 듯 보였으나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 매번 그 포장지를 새로 사들이고 정성들여 가위질한 뒤 리본을 매는 마무리를 잊지 않는다. ‘상투적이고 반복적인 벽지 무늬처럼’이라 생을 정의한 시인이 그럼에도 눈감아버리지 않고 우리들의 내부를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이유다. 그러니까 그는 끝을 알기에 약해지는 이가 아니라 그로써 그 끝의 다음으로 향하는, 무엇보다 머리가 아닌 손과 발이 분주하고 바쁜 시인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식탁’의 등장은 의미심장하다. ‘식사로부터 시작되어 식사로부터 완성되는 저녁’, ‘너무 흔한 것’이라지만 식탁 없는 삶이 시작이라면 이는 삶에서 빗겨나기 시작한 것, 하여 그는 스스로를 ‘식탁의 영혼’이라 칭하고 우리에게 식탁을 차려주고 먹게 하고 또한 치우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그가 차린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처럼 사라졌다가 트림과 동시에 늑대처럼 다시 나타나 먹기를 반복할 수 있는 것이다.

부서지는 것들 파기되는 것들은 모두 찬란하다/도공들은 빚어 구운 그릇을 망치로 내려치고/연인들은 헤어지면서 사랑을 이해하고/지도는 만들어지면서부터 틀리기 시작하고//손깍지를 풀면서 기도는 완성된다/탈영병들은 노래한다/총성처럼 울려 퍼지는 사랑/분해는 조립의 역순이라고 가르치지 않듯/되돌릴 수 없는 것들의 노래만이 찬란하다 -「모래알은 반짝」중에서

시인이 어떤 의미에서든 북을 때리는 자라면 그는 중심을 울리면서 변죽 또한 슬슬 때려줄 줄 아는 여유를 가졌다. 이때 터지는 자잘한 폭소, 유머는 우리의 몫으로 돌아와 그 중심을 우리가 두드리게끔 북채를 넘겨주기도 한다. 그 스스로 사라지기는 하나 슬쩍 뒤척이는 꼬리는 방향을 암시하며 채찍처럼 우리를 친다. 때린 것은 없는데 아픈 것은 왜일까, 사랑하는 너를 만지듯 나를 뒤적거려보는 시간 속에 시인의 시가 자리한다.

추천평

여기 한 권의 식사생활지침서가 놓여 있다. 책을 펼치면 누구나 육식동물로서의 고독과 식사의 수치, 비애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시인은 ‘칫솔 가득 치약을 짜서 오른손에, 왼팔엔 공손하게 타월을 접어건’ 웨이터처럼 우리의 식탁 곁에 서 있다. 그가 우리의 ‘식탁의 영혼’을 주문받고, 진설한다. 그는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우리의 트림을 분별하고, 우리의 식사를 완성해 준다. 그러나 그가 차린 밥을 먹으면 누구나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게 된다. 투명인간이 된다. 그렇게 사라졌다가는 구름처럼 돌아와서 늑대처럼 다시 먹게 된다. 그러나 알고 보면 타자들의 소멸로 잠시 발광하는 생명의 식탁은 ‘누우는 물을, 악어는 누우를 놓지 않듯이’ 태양과 풍경이 우리를 먹는 식탁이다. 구름과 짐승들로 차린 식탁. 소멸과 식사를 동시 진행하는 외로운 밥통의 식탁. 시인이 그 식탁 곁에서 ‘모든 사랑은 다 질투고’, ‘모든 식욕은’ ‘자기 몸무게보다 무거운 식욕’이라고 말하면서 칫솔을 건넨다. 그 칫솔로 이빨을 닦고 있으면 ‘선량한 식사’, ‘굶주림을 정갈하게 가꾸’기라는 식사생활지침이 바로 육식동물인 우리들의 ‘시’라는 생각이 입속의 거품처럼 피어난다. - 김혜순(시인)

이것은 어떤 식탁의 기록, 식탁이란 내내 텅 비어 있다가 문득 가득 차는 공간, 가득하다가 또 조용히 텅 비어버리는 시간, 말하자면 일종의 음악과도 같은. 그러므로 누구에게나 말없이 밥을 먹는 저녁은 온다. 숟가락을 들어 입을 크게 벌리는 순간, 우리는 홀연히 이해한다. 익숙하고도 낯선 시간을. 혹은 익숙하기 때문에 낯선 일상을. 늑대의 식욕과 포유류의 갈증으로 가득 차 있는, 그래서 스르르 녹아가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그런 인생을. 말하자면 이것은 식탁의 유물론이라고나 불러야 할 어떤 세계. 웃는 사람은 웃음에 지배당하고, 연인들은 헤어지면서 사랑을 이해하고, 지도는 만들어지면서부터 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우리의 식탁에서 유리병은 떨어진다. 둘러앉은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묻는다. 그런데 깨진 유리병은, 어디에 저렇게 많은 금들을 감추고 있었을까요?……라고. 오해와 오인과 어긋남을 그윽한 진실로 삼아 흘러가는 삶. 그러므로 매혹이자 그리움인. -이장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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