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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즐거운 소풍 코 없는 방에서 Hi! High Hill 눈 뽈랑 공원 오렌지 축제 꽃밭 초콜릿 초콜릿 미스 애플 양의 디저트 타임 차분한 야식 요리사를 요리하는 요리사 글자들이 타고 다니는 기차 배꼽 파는 가게 양파쿠키 요리 학원이 보이는 육거리 높이뛰기 선수를 위한 말랑말랑한 피아노곡 뷰티숍 낱말 과일들 말과 섹스하는 남자 석기함 공기놀이 ●제2부 만약 하모니카 부는 참새 나른한 비 3인의 행동대원 낯선 방문자 딤섬 3일간의 악몽 붉은 벽돌집 살인 사건 히스토그램 daly에 관해 궁금해하는 그녀를 위한 daly의 오랜 친구인 체체 고양이의 답변 조롱 속의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뚱딴지 씨 핫도그 리그 털을 위한 미사곡-음향 연상을 통한 이미지 곡 실험 날씬한 왈츠 목욕을 안 하는 남자의 몇 가지 변명 오토바이 청보 해수욕장 당신을 위한 수탉의 모닝콜 ●제3부 너의 작은 숨소리가 너의 눈-석현에게 포파 아저씨가 선물로 준 작은 상자엔 편지 튜닝 첫 키스 한 여자를 보았네 미켈란이 젤로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 방화범 사랑 영혼 4B연필이 내게 한 말 연필 그림 앵두나무 생은 다른 곳에 없는 시 뽈롤롱 코코 파스칼 아저씨네 과자 가게 evaporating-w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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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말과 섹스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의미 있는 시가 하도 지겨워’ 의미 없는 방정식을 푼다. 우리는 각각의 시편의 단어, 문장, 연들처럼 윤회의 수레바퀴에 바쳐진 제물이다. 여기 ‘언어 자체의 유희에 빠진 세상’의 방정식을 이미 풀어버린 시인이 있다.”
시인 김혜순이 표사의 글로 남긴 일부다. 시인 함기석을 일컬음에다. 1992년 『작가세계』로 데뷔하였으니 올해로 시작 17년째, 그간 꾸준한 시작 활동을 해왔으나 그렇다고 나태하거나 안일한 시세계로 자신을 끌어내린 바 없으니 그 정신은 늘 처음이고 긴장이고 그만큼 재미고… 그러니까 시를 시로 높이지 않고 시를 가지고 ‘동요를 부르며 방귀를’ 뀌며 놂을 아는 데서 함기석의 시는 시작되고 끝이 나지 아니한가. 하여 여기 놓여 있는 시집을 들춰보니 함기석의 세 번째 시집 『뽈랑 공원』이다. 그에 따르자면 길은 행이 될 수 있고, 과일의 씨는 마침표가 될 수 있으며, 계절을 균형 잃은 문장에 비유할 수도 있다. 언어와 이미지들이 한 데 뒤엉킨 이 서사를 우리는 어떻게 읽어내야 할 것인가. 그의 서사는 단순히 우리 살아가는 얘기를 진술하거나 재구성하는 선에서의 타협이 아니라 눈이 달린 언어들이 제각각 원하는 위치로 가 새 삶에 눈을 뜨면서 저절로 살이 붙고 살이 오르는 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일단 보여준다는 데서 새로움과 그 차이가 있다. 물론 이때 시인이 그려내는 세계는 일단 말이 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그 안에서 나 또한 내 짐을 부릴 수 있을 만큼 믿을 수 있는 단단한 골격구조를 자랑해야 하는 것인데 다행히도 시인의 집짓는 솜씨가 제법 그럴싸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을 닫고 나올 때까지 하등의 불안감 없이 그 안에서 놀기 좋으니 말이다. 그리스어로 메타포란 짐꾼을 뜻한다. 꿈과 상상력 속에 발송과 전달이라는 운송의 행위가 얼마나 깊이 내재되어 있는가를 일깨워주는 단적인 예일진대 이 시를 보면, 그리고 이 시집을 보면 그렇다. 아무런 욕심 없이 아무런 계산 없이 그저 당당히 제 동화적인 발상에서 비롯한 서사를 펼치고 있는데 이에 뜨끔한 칼날이 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서 느닷없이 허를 찔리는 질문 같은 걸 받아들 때의 심정이랄까. 때가 묻어야 하는데 때 묻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아직 건강한 시, 그러나 그만큼 아픈 시, 그래도 자랄 여지가 있어 희망인 시. 이렇게 ‘말놀이하는 소년 함기석’이 ‘석기함’으로 역전을 감행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그의 시는 여전한 춘, 봄이다. 즐겁다. 그렇게 ‘뽈롱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