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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황학주
195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87년 시집 『사람』으로 등단한 이래 『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 『갈 수 없는 쓸쓸함』 『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 『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 『루시』 등의 시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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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4쪽 | 183g | 124*195*20mm
ISBN13
9788925501505

책 속으로

침대처럼 사실은 마음이란 너무 작아서
뒤척이기만 하지 여태도 제 마음 한번 멀리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만이 당신에게 다녀오곤 하던 밤이 가장 컸습니다
이제 찾아오는 모든 저녁의 애인들이
인적 드문 길을 한동안 잡아들 수 있도록
당신이 나를 수습할 수 있도록
올리브나무 세 그루만 마당에 심었으면

진흙탕을 걷어내고
진흙탕의 뒤를 따라오는 웅덩이를 걷어낼 때까지
사랑은 발을 벗어 단풍물 들이며 걷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어디 있는지 나를 찾지도 않았을
매 순간 당신이 있었던 옹이 박인 허리 근처가 아득합니다
내가 가고,
나는 없지만 당신이 나와 다른 이유로 울더라도
나를 배경으로 저물다 보면
역 광장 국수 만 불빛에 서서 먹은 추운 세월들이
쏘옥 빠진 올리브나무로
쓸어둔 마당가에 꽂혀 있기도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올리브나무로 내 생에 들러주었으니
이제 운동도 시작하고 오래 살기만 하면,

-「저녁의 연인들」전문

추천평

황학주의 시가 변했다. 이제, 어디서도 언어를 비틀고 왜곡하고 차단하는 불화의 테크닉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상처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어떻게 상처가 완전히 가실 수 있겠는가!) 어두운 숲이나 깊은 구멍 문고리 어머니 같은 은유적 언어들이 이를 감싸고 가린다. 그래서 그의 언어들은 읽는 이의 가슴으로 흘러들어와 기억의 풍경들을 밝혀주고 땡그렁땡그렁 울린다. 우리는 풍경에서 왔으며, 지금도 풍경 속에 있으며, 앞으로도 풍경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슬픈 그 풍경이 우리 마음을 울리고 우리 이마를 세차게 때린다. -최하림(시인)

황학주 시인을 뵙지 못한 것이 10여 년은 되었는가. 가을날 그의 새 시집 원고 『저녁의 연인들』이 도착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마음은 붉어진다. 언제나 그러하듯 이 시집에서도 황 시인은 무척 말을 아낀다. 그리하여 한 줄 한 줄 숨을 죽이며 천천히 읽어나가야 한다. 읽다가 책장을 가끔은 접고 숨을 한번 내쉬어야 한다. ……내가 국경을 넘어 떠돌아다닐 동안 황 시인 역시 국경을 넘어다닌 흔적이 역력하다. 그 밑은 그리고 고즈넉하고 검고 따뜻하다. 서울 방학동 시절의 다정하나 스스로를 몰락 지경으로 이끌 것 같은 서정이 긴 세월 동안 따뜻하게 뭉쳐 있다가 너무 세게 펴 보이면 들킬세라 조용하게 숨죽여 있다. 서늘한 서정이라는 비수가 세계의 빛
과 어둠을 향하여 은은한 빛을 보내고 있다. 『저녁의 연인들』이 당신에게 수줍은 말을 계속 걸어온다면 당신도 어쩌면 국경을 넘은 자인지도 모르겠다. 지정학적의 국경이 아니라 마음의 어느 국경. 그 안에서 견디는 자. 그 견딤의 순간들. 당신, 그리고 우리들 모두가 그리하여 이 시집의 동반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허수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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