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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동생이 태어날 거라는 소식에 필립은 뭔가 달라진 기분에 당황한다. 그러나 곧 그 당혹감이 아기에 대한 설렘과 기다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여동생 테레제 역시 갑자기 부산을 떨고, 막내 파울도 곧 태어날 아기에 대한 질투심과 불안감을 엉뚱한 상상력으로 해소한다. 쇼이러 씨네 가족은 모두 집안의 기운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이렇듯 아기의 출현은 모두에게 평범했던 일상을 ‘특별한 하루’로 바꿔 놓는다.
가족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필립은 파울과 방을 함께 써야 하고, 엄마 아빠가 여행간 사이 아이들은 고모 할머니 두 분과 함께 지내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언제나 떠들썩한 쇼이러 씨네 집에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빠는 취재를 핑계로 여행을 떠나는 등, 엄마와 마찰을 자주 일으켜 아이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가족들은 아기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한마음이 되어 간다. 그러던 중 엄마의 감염으로 아기가 장애를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심한 충격에 휩싸인다. 아기 클라라가 태어나고, 병마와 싸우는 아기를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며 가족들은 어떤 장애를 갖게 되더라도 클라라는 ‘우리들의 클라라’이며 ‘우리 가족’임을 믿으면서 아기가 집에 오는 날을 기다린다. 결국 아기는 한쪽 시력을 잃은 것으로 밝혀지고, 엄마는 “살아가면서 겪을 일을 총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 자그마한 눈 하나 안 보이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하며 가족을 위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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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한 가족 구성원-‘아이들’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가정에서의 ‘아이들의 역할’을 경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쇼이러 씨네 아이들은 주요 가정사에 있어 어른들과 동등한 발언권과 참여권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이 집에서는 “애들은 몰라도 돼.”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가족의 일원으로서 집안의 급박한 문제에 대해 어른들과 모든 지식을 공유하고, 떳떳이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하면서, 쇼이러 씨 부부의 행동을 통해 이를 보여 주고 있다. 엄마 아빠는 클라라의 건강 상태에 대해 상담하는 자리에 필립과 테레제를 합석시키고 싶다고 의사에게 말한다. 엄마는 아이들을 무척 존중하고 있음을 교수에게 행동으로 보여 주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은 의논 상대인지를. 엄마가 병원에 다녀와서 얘기를 들려주려 할 때도 아빠는 이렇게 말한다. “잠깐! 병원에 관한 얘기라면 필립하고 파울도 함께 있을 때 하기로 하지.” 아이들은 가족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엄마와 아기의 소식을 아빠가 솔직히 말해 주는 장면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준다. 아빠가 자기와 필립을 믿고 솔직하게 얘기해 주어서 테레제는 매우 좋다. 아빠도 테레제와 필립처럼 초조해하고, 엄마 일도 테레제와 필립이 아는 만큼, 꼭 그 만큼만 알고 있다. 아기의 이름을 정하기 위해 아빠와 필립, 테레제가 함께 투표하는 장면에서도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아기의 탄생은 부모뿐 아니라 다른 자녀들에게도 큰 사건이기에,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클라라가 자기들이 함께 기다리고 노력해 얻은 귀한 동생임을 마음 깊이 새긴다. 작가는 아이들이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최초의 장소인 가정에서 자기의 문제를 직시하고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체험이며 교육임을 《우리들의 클라라》에서 보여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