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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창비 200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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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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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민둥산/단단한 고요/어느날 석양이/나생이/신(神)의 방/빌려줄 몸 한채/
완경(完經)/귀/탁란/어리고 푸른 어미꽃/능소화/고요한 필담/오동나무의 웃음소리/너의 똥이 내 물고기다/소 발자국을 보다/매발톱/자작나무 봉분/
개부처손

제2부

물로 빚어진 사람/흰소가 길게 누워/무서운 식사/백설기/감자 먹는 사람들/
도화 아래 잠들다/불경한 팬지/철로변의 봄/우리 동네엔 산부인과가 다섯 개나 있다/내가 죽어지지 않는 꿈/범람/요실금/절벽을 건너는 붉은 꽃/맑은 울음주머니를 가진 밤/다래사리

제3부
오후만 있던 일요일/태실(胎室)/거꾸로 가는 생/69-삼신할미가 노는 방/
늙지 않는 집/짜디짠 잠/유령 난초/소낙비/연못을 들고 오신,/피어라, 석유!/별의 여자들/포도밭으로 오는 저녁/수타(手打)/화전에서 소금을 캐다/오, 고양이! /봄에 죽은 노랑부리멧새를 위한 시비(詩碑)/귤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입설단비(立雪斷臂)

해설 / 김수이
시인의 말
저자 약력

저자 소개 1

Seon Woo Kim,金宣佑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댄스, 푸른푸른』,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댄스, 푸른푸른』,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사랑, 어쩌면 그게 전부』 등을 펴냈고, 그외 다수의 시해설서가 있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고정희상, 발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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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8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6422295

책 속으로

도화 아래 잠들다

동쪽 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색(色)을 탐했네
온 마음 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이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포화, 바람에 실려 송화처럼 진창을 떠다니고
나는 바다로 가는 길을 물으며 길을 잃고 싶었으나
절정을 향한 꽃들의 노동, 이토록 무욕한 꽃이 투쟁이
안으로 닫아건 내 상처를 짓무르게 하였네 전생애를 걸고 끝끝내
아름다움을 욕망한 늙은 복숭아나무 기어이 피워낸 몇 낱 도화 아래
묘혈을 파고 눕네 사모하던 이의 말씀을 단 한번 대면하기 위해
일생토록 나무 없는 사막에 물 뿌린 이도 있었으니
내 온몸의 구덩이로 떨어지는 꽃잎 받으리
그대여 내 상처는 아무래도 덧나야겠네 덧나서 물큰하게 흐르는 향기,
아직 그리워할 것이 남아 있음을 증거해야겠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를 무릅써야겠네 아주 오래도록 그대와, 살고 싶은 뜻밖의 봄날
흡혈하듯 그대의 색을 탐해야겠네

--- pp. 48∼49

관련 자료

그러면서 문득 길의 몸을 본 것 같다. 더듬거리며 그 몸을 찾아나설 때가 다시 오고 있음을 안다. 더 멀리 가야 한다. 더 큰 고통과 축복의 몸들에게로. 여전히 내 언어는 불화의 쪽에 있지만, 내 속에서 오래도록 나를 불러온 허방으로 두려움없이 가야겠다. 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다.

출판사 리뷰

3년간 강원도 문막에서 생활해온 김선우(金宣佑) 시인이 두번째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를 상재했다. 도시생활에서 지치고 남루해진 몸을 한동안 고적한 곳에 둠으로 해서 그는 다시 한번 색다른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간 강원도의 강을 보고 바다를 보며 지낸 일들을 두고 스스로 ‘자연에 대한 지복함을 누렸다’고 말하는 그는 강심에서 뜨고 지는 달을 통하여 색다른 여성-몸의 비의(秘意)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대지를 향해 엎드려 흙과 입맞춤하고 원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행위를 통해 가두어놓았던 스스로를 풀어냄으로써 충만해지는 자신의 몸을 노래하게 되었다. 그가 마주친 것은 자신만의 몸이 아니라 그의 내부에 와 있는 수많은 자아이며, 그 자아‘들’과의 대화에서 그는 감히 ‘길의 몸’을 보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지난 여정으로, 우리 자신이 여성성을 통해 생을 얻으며 또한 몸을 잃는 길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선우가 보여주는 ‘몸의 길’은 우리 시단에 새로운 영토가 확장되는 풍경이라 하겠다.

김선우는 시집 전체를 통해 여성의 몸에서 세상만물의 객관적인 인과를 보는데, 표제작 「도화 아래 잠들다」에서는 고달픈 생고(生苦)를 받는 낙화(落花) 이전의 여성의 내면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그것은 바다로 가는 “길을 물으며 길을 잃고 싶어하는” 화자의 과수원에 핀 도화에 대한 추억에서 고조된다. 하여 그는 “몇낱 도화 아래/묘혈을 파고” 눕는 자신을 보면서 죄를 무릅쓰고서라도 그대와 살고 싶은 색(色)을 탐하겠다고 노래한다. 이것이 사랑과 생멸이 존속하는 근원일 것이다. 그리하여, 그 허물과 당위로 ‘몸의 길’을 가는 환상(環狀)적인 기표의 춤이 김선우의 시라고 말한 김승희(金勝熙) 시인의 말은 타당하다. 구체적인 생산의 방이요 욕망의 방인 「69-삼신할미가 노는 방」은 가히 우주적 에로티시즘이라 할 파장을 일으키면서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이러한 시편들에서 우리는 김선우 시인의 내밀한 미소를 보게 된다.

이 시집에는 전체적으로 여타 여성주의 시들에서 보이는 억압적인 내면과 몸에 대한 피해의 기억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이며 쾌활한 시적 수사가 우주적 열락을 자극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 몸의 생동성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곳에 생멸의 기쁨 또한 있을 것이다. 아버지-근대-로고스 중심의 세계를 배제시킴으로써 그의 시에서는 ‘남성적인 것’에서 자유로워진 여성의 힘찬 활기를 만날 수 있다. 이것은 김선우 시인의 두번째의 시적 모험이기도 하다.

추천평

김선우의 두번째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는 여성적 글쓰기의 긍정적 차이와 해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전범이다. 그녀의 텍스트를 이루고 있는 맛있는 모국어와 무의식이 질주하는 치렁치렁한 환유의 시 문법은 남성 시인의 직선적 상상력과 발성과는 차이가 있으며, 여성적 글쓰기의 긍정적 차이와 흘러넘치는 환상(環狀)선의 욕망을 보여주는 기표들의 춤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육체와 대자연의 쾌락, 성욕 등이 무한한 욕망으로 겹쳐지면서, 이 대자연-상상계적 여성 육체는 그리하여 아버지-근대-로고스중심주의를 넘어서서 탈근대라는 새로운 담론의 공간으로 태어나게 된다. '민둥산'이나 '69-삼신할미가 노는 방'이 보여주는 우주적 에로티시즘, '완경(完經)'이나 '물로 빚어진 사람'이 보여주는 엄마-딸의 생리적 연대와 사랑, 여성의 '여성다운' 육체와 생리를 대자연의 성욕에 천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열락(jouissance)의 상상력. 이러한 특징은 김선우적 여성 텍스트가 모유와 음문(陰門), 유방과 아주 능동적인 클리토리스로서의 풍요로운 글쓰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 김승희 (시인, 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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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한줄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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