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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내는 말 ?
세계문학은 한국문학의 거울인가 _최원식 거울놀이, 김수영과 노신 _류중하 혁명기의 블레이크와 셸리 _오민석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 -『파우스트』_임홍배 김수영 시와 니체의 철학 _ 김응교 김사량 문학을 읽는 몇 가지 키워드 _곽형덕 망명, 혹은 밀항의 상상력 -김석범 『화산도』에 대하여 _권성우 러시아의 정신적 질병에 대한 고찰 -도스토예프스키 『악령』_이병훈 보르헤스, 문학의 매혹을 보여준 천재 _우석균 |
CHOI, WON-SHIK,崔元植, 호 : 송현(松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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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구지역의 근대문학의 탄생이란 정도의 차는 없지 않겠지만 서구문학의 충격과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냉철하게 접수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문학을 외국문학의 아류로 지레 상정한 기존 비교문학의 폐해를 똑똑히 기억하면서, 한국문학과 외국문학이 맺은 복잡한 절차에 대한 성숙한 주목이 요구된다 ---「세계문학은 한국문학의 거울인가」중에서
『화산도』를 읽으며 나는 한국 근현대문학의 상상력과 활달한 사유를 제한한 정치사회적 요인이 뚜렷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 분단과 반공이데올로기라는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수많은 탁월한 문제작들이 탄생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국문학에 대한 진정한 애정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어본다. 그 상상력의 결핍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 바로 이러한 시각이 한국문학의 새로운 갱신과 도약을 위해 긴요한 것이 아닐까. ---「‘망명, 혹은 밀항의 상상력 ?『화산도』에 대하여」중에서 보르헤스는 자신을 매혹시킨 책들을 그리워하며 기억에 의존해 서가를 더듬고 다녔다. 이 모습은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의 ‘명물’이 되었다. 보르헤스는 실명한 뒤 근 30년을 더 살았지만, 죽는 날까지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이 때문에 보르헤스는 서구 문학의 비조인 호메로스에 곧잘 비견된다. ---「문학의 매혹을 보여준 천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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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머리에 실린 「세계문학은 한국문학의 거울인가」에서 필자 최원식은 타고르 읽기를 통해 만해 한용운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음을 고백한다. 필자의 이런 고백 속에서 우리는 그동안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관련성에 대해 한국 평단이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알아챌 수 있다.
한국 평단에서는 그동안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에 대한 관련성을 대략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하나는, 서구를 원본으로 상정하여 그 닮음 정도에 따라 이본들을 위계적으로 배열하는 비교문학론으로, 전형적인 서구 중심주의이다. 다른 하나는 내재적 발전론으로, 한국이 일제의 식민지로 병탄되기 전에 이미 자주적 근대화가 이루어져 가고 있었다면서 한국문학의 창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비교문학론과 내재적 발전론을 동시에 넘어서는 제3의 선택으로서 동아시아적 문학을 조심스레 타진하며, 동아시아 문학이 괴테가 제기한 세계문학 또는 세계공화국으로 열린 입구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책의 첫부분에 놓인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 책은 세계문학의 한 구성으로서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창조적 변용에 기여하며 동시에 한국문학의 자양이 되는 것임을 괴테, 블레이크와 셸리,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김수영, 김사량, 김석범 등의 작가를 통해 이야기한다. 김수영과 루쉰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김수영과 노신은 자기 시대를 가장 치열하게 부딪쳐 살아낸 작가이다. 이 두 사람의 작품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들의 작품에 놀라운 유사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김수영의 시 ‘폭포’에서 설파한 ‘곧은 소리’를 한자로 변환시키면 ‘곧을 직直’이다. 김수영의 ‘곧은 소리’는 ‘直’이란 필명을 가진 루쉰이란 거울로 비추어보면 훨씬 더 명확히 이해가 된다. 루쉰은 〈추야〉에 ‘직자直刺’ 라는 어휘를 여러 번 쓰는 것을 통해 자신의 문학지침인 풍자를 제시하는데, 그것은 ‘누이야 장하고나’를 비롯한 김수영의 시편들에서 나타나는 풍자와 일맥상통한다. 김석범 재일조선인 문학가인 김석범이 일본어로 쓴 「화산도」는 “일본어문학을 대표하는 금자탑”으로 평가받는다. 망명가의 시각으로 제주 4.3을 다룬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한국 근현대문학의 상상력과 활달한 사유를 제한한 정치사회적 요인이 뚜렷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내부적 시점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근현대문학의 어떤 결여나 고유한 특징에 대해서도 인식할 수 있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우리 내부의 결여, 상상력의 결핍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 바로 이러한 시각이 한국문학의 새로운 갱신과 도약을 위해 긴요한 것임을 이 작품은 일깨워준다. 보르헤스 20세기 대표적인 중남미 작가로 움베르트 에코와 미셸 푸코가 경의를 표했으며 호메로스에 비견되는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서구에서도 열광적인 독자를 거느렸다. 대표 시집 『보르헤스의 열기』를 출간했던 1920년대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 특유의 색채를 강조한 작품을 써내며 비서구문학권의 열등감을 벗어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은 당시 서구 문학의 형식을 빌어 작품을 쓰던 자국의 문학 경향에 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30년대부터 보르헤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서구문학과 새로운 관계설정을 한다. 서구 작가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문학 전통에 함몰되어 독창성을 발휘하기 힘든 반면, 서구 밖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작가에게는 그것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문학이라는 범주를 서구문학으로 오인하여 사용하여 왔다. 비서구지역의 근현대 문학의 탄생 과정에 서구문학의 지대한 영향을 간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각 아래 한국문학을 외국문학의 아류로 지레 상정해버린 오류가 있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괴테가 말한 ‘세계문학’은 이러한 오류와 편향된 시각을 벗어나 각국의 문학과 만날 때 비로소 풍성하게 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