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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
이현복
시인동네 201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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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전당 시인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장미와 새 13
똥꽃 14
개미떼 같은 날들 16
꽃들의 시위 17
말과 나비의 미술관에서 18
고백 20
마르지 않는 시간 21
텃밭의 시간 22
말벌의 시간 23
우유가 은유에게 24
수술실 앞에서 26
도끼나무 27
풍장 28
오해 29
책 속의 행간들이 부풀어 오를 때 30
사랑 32

제2부
적막을 끌어당기다 35
짜글이가 끼어들다 36
나포리에 가면 37
물 딴 자리 1 38
물 딴 자리 2 40
물 딴 자리 3 41
백자리 42
끼어들다 43
나무를 의심하다 44
별방 46
달느미 가는 길 47
하늘이 속살을 올올히 풀어 내리고 48
무명지 49
능선 50
구월 52
안개 53
나무 54

제3부
오! 명랑 57
허공과 새 58
노랑 새의 겨울 59
칼새 60
광절열두조충 61
어둠을 잘라 별의 옷을 짓다 62
목련 64
마지막 여행 65
덕혜옹주 66
꽁지를 조심해 68
첫사랑 69
네 아빠도 그랬단다 70
첫눈 72
채송화 73
도솔암 74
적멸보궁은 만원이다 76
죽비 78

제4부
어머니의 뒤란 81
솜버선 82
개복숭아 그 아이 84
나무가 절룩거리다 85
예지레이 달 86
꽃과 어둠 88
달과 개막이 그물 89
비무장지대 90
봄의 경전 92
노송 93
무전여행 94
한 열흘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96
구름 한 잎 뜯어버리다 98
바닷가 소각장 99
물속의 집 100
겨울 낙엽 102

해설 | 긍정과 다함께의 세계 103
최준(시인)

저자 소개 1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충북대학교 대학원 산림치유학과를 수료했으며, 2019년 시집 『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회 윤동주신인상 수상. 현재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숲해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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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48*210*20mm
ISBN13
9791158964467

책 속으로

숲속 도서관 현관 틈새를 지나
유리문 밑에 서성이던 초록 뱀 한 마리
내 눈과 마주치자
재빠르게 책장 밑으로 들어갔다

도서관 문을 열 때마다
나를 보던 어린 뱀의 눈빛이 어른거린다
책갈피마다 젖은 눈빛이 끼어든다

자라지 않는 계집아이가
동생을 등에 업고
초록 뱀의 시간을 찾고 있다
--- 「마르지 않는 시간」 중에서

어둠과 고요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어둠과 고요 사이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지나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부르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죽이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살린다

검은 입술과
분홍 입술 사이

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
--- 「사랑」 중에서

약사전 뜨락이 함박눈을 가만히 끌어 덥고 대웅전 요사채에 발자국 하나 없었다 하늘이 올올히 풀어 내리는 속살에 절마당이 희게 빛났다 처음 보는 천지의 의식이었다 속눈썹에 내려앉은 눈이 눈을 씻어내는지 세상이 시리게 환했다

먼 곳에서 찻잎 데우는 소리로 눈이 내린다
--- 「하늘이 속살을 올올히 풀어 내리고」 부분

고흐는
그림 한 점을 얻기 위해
수만 장의 허공을 버렸다.

내 시도
그랬으면 좋겠다.

2019년 11월
이현복

--- 「시인의 말」 중에서

추천평

시집을 낼 깜냥이 안 된다고 하는 걸 내가 달래고 나무랐다. 이현복, 그대는 이미 시인이라고. 그것도 인공적인 시인이 아니라 진짜배기 천생(天生)의 시인이니까 이쯤에서 단박에 시집을 내어 이 세상 사람들에게 절실한 고백을 하는 게 당당한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집가기 싫다고 앙탈하는 처녀 달래 가마 태우듯 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이 세상엔 하고많은 ‘시인’이 넘치지만, 이미 ‘시인’보다 더 곡절한 시를 쓰는 줄을 저만 까맣게 모르는 그를 나는 10년도 더 전에 알아봤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는 옛 농촌의 눈물겨운 풍경들이 손끝에 잡힐 듯 다가오고 그 물결 너머 현대사회의 굴곡진 진실들이 알곡처럼 도렷도렷하다. 그의 시집에서는 지금 한창 어둠이 별이 되고 옷과 밥이 되는, 기막힌 한판 놀이가 신명나게 펼쳐지고 있다. - 오탁번 (시인·고려대 명예교수)
그녀의 직업은 숲해설가다. 그녀의 삶의 대부분이 숲에서 이루어지듯 숲은 그녀의 우주이며 삶의 현장이다. 말하자면 다른 시인들이 자신의 삶터인 도시를 쓰듯 그녀는 숲을 쓴다. 그 속에서 그녀는 나무의 정령이 되고 별과 바람과 하늘과 물레방아의 정령이 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쓰기 위해 그녀는 기꺼이 나무속으로 들어가 수액이 되어 뿌리로 가지로 잎으로 흐른다. 그것은 정령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숲의 정령이기 때문에 새벽녘 쏟아진 별밭을 눈썹으로 매기도 한다. 이런 거짓말 같은 그녀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다만 현상을 받아 적었을 뿐인 그녀의 시는 그러나 왜 이리 깊고 맑은가? - 이경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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